2013년 6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도시재생특별법)’이 제정된 후, 도시재생사업은 쇠퇴하는 대도시를 다시 살리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은 크게 근린재생형과 경제기반형 등 두 가지다. 주민이 주도해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쇠퇴 상권을 살리는 근린재생형은 유사사업의 경험도 있고 지자체 등의 이해도도 높다. 하지만 도시의 전반적인 경제기반을 회복하기 위한 경제기반형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행되는 방식이다.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은 노후 항만·역세권 개발, 공공청사·공장 이전부지 개발 등과 연계해 도시의 특화된 산업과 역사·문화자산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도시에 새로운 고용기반을 창출하고, 부족한 도시기능을 도입·확충하는 것이다.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은 도시의 경제발전전략과 성장잠재력에 따른 차별화된 산업 등 경제기반의 육성이 중요하며, 특히 지역의 역사·문화·자연환경 등 자산을 활용하면서 특화산업을 유치하는 전략이 필수다.

기존 산업의 쇠퇴로 인한 위기를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사업으로 극복해 낸 영국의 '카디프(Cardiff)' 사례를 통해 거제시가 나아가야할 점을 짚어본다.

친수공간을 중요시한 시드니형 항만재개발은 웨일스의 수도인 '카디프(Cardiff)'에서 이뤄졌다.

영국 정부는 1987년 석탄산업의 쇠퇴와 함께 몰락의 길을 걷게 된 카디프항을 미국의 '볼티모어'처럼 발전시킨다는 청사진을 갖고 '카디프항 개발회사(CBDC)'를 설립, 본격적인 재개발에 들어갔다.

물 환경을 이용해 쾌적한 친수공간을 창출하겠다는 것인데 상업시설과 주택, 업무시설을 조화롭게 배치하는 데 공을 들였다.

목재 데크와 수변공원을 조성해 시민들이 즐겨 찾는 친수공간으로 탈바꿈된 카디프항 전경.

CBDC는 특히 엄청난 조수간만의 차로 카디프항을 친수공간으로 조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전체 사업비 500만파운드 가운데 200만파운드를 방파제 건설에 투입, 카디프항에 24시간 바닷물이 찰랑거리도록 했다.

CBDC는 또 '카디프항을 세계 지도에 올린다'는 야심에 찬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오페라 하우스인 '웨일스 밀레니엄센터'와 웨일스 의회건물, 돌고래가 바닷물로 뛰어드는 모양을 한 특급호텔 등 랜드마크적인 건물을 세웠다. 또 카디프항 인근에 '밀레니엄 스타디움'을 건립했으며 대규모 콘서트와 국제 보트 경주대회를 유치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쳤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CBDC가 해체된 2000년까지 카디프항은 18억 파운드의 민간자본을 유치했고, 1만6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4500채의 주택을 공급하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카디프항은 또 목재 데크와 수변공원을 조성해 시민들이 즐겨 찾는 친수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아름다운 카페촌이 관광객을 그야말로 유혹한다.

카디프항 재개발 성공의 키워드는 민자개발이었다. 기존 공공정비가 아닌 민간 자본과 노하우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곳 거제 고현항은 현재 해양수산부의 실시설계승인 절차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으로 주변 지역 상점가의 활력 재생, 외국인의 거주·방문 증가 등 지역 전체에 활력이 생겨나 집객 능력을 지닌 관광코스로 경쟁력이 크게 향상된 카디프의 성공 사례가 투영되길 기대해본다.
 

경남도민신문 이상욱기자  lsw30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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