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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 주둥아리 닥치고 좀 가만 있어라!서영천 /본지 사장
새거제신문 | 승인 2014.07.07 11:20
   
 

인간의 말은 입을 통해 나온다. 입이 험하다는 건 그 모양새가 못생기거나 삐뚤어서가 아니다.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의 품위와 격조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때론 사람의 입을 '주둥이'나 '주둥아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전(辭典)에 '주둥이'는 '사람의 입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돼 있다. 본래 '주둥이'는 동물의 입, 즉 '새의 부리'를 뜻한다.

또 '아가리'라는 말도 있다. 사람의 입을 비속하게 부르는 말인데 '주둥이'나 '주둥아리' 보다 더 모욕적인 용어다. 이런 말을 사람들에게 사용하면 대부분 욕설로 받아 들인다. 결국 '주둥이'나 '아가리'는 인간의 말이 나오는 입을 가장 천박스럽게 표현한 것이다.

차마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벌써 40일이 넘었다. 아직도 16명의 실종자는 시신조차 수습되지 못한채 차디 찬 맹골수로 밑바닥을 떠돌고 있다. 비명에 숨져 간 어린 학생들이나 일반승객 할 것 없이 우리들 모두의 부모 자식이고 가족, 친구, 이웃들이었다. 그들을 황망히 보낸 유가족들의 슬픔을 그 어떤 말로 표현하고 또 위로하랴.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엄청난 '트라우마'를 안겼다. 우리는 지금까지 숱한 대형사고를 경험했지만 이번처럼 모두가 가슴을 치며 분노에 치를 떨고 입을 닫아 버린 사례는 별로 없다. 모르긴 해도 아직도 많은 국민들의 가슴 한구석은 너무도 시리고 아프고 애간장이 덩어리처럼 굳어 있을 것이다.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오는데도 환한 눈망울로 '가만 있어라'는 선내 방송을 믿었고, 어른들이 반드시 구해 줄거라 믿었던 그 순박했던 아이들! 그 와중에도 물 밖의 죄많은 어른들에게 보냈던 마지막 작별인사가 아직도 가슴을 후벼 판다.

"엄마 엄마 미안해. 아빠도 너무 미안하고. 엄마 정말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정말 !"

300명이 넘는 무고한 승객들을 내팽개치고 제 목숨만 부지한 채 구차한 변명으로 둘러대는 선장과 사법처리된 승무원들의 짐승같은 만행은 더 이상 언급할 가치가 없다.

더 기가 차는 건 평소 우리가 그토록 믿던 국가, 정부가 얼마나 무능한지 확실히 깨달았다는 점이다. 눈앞에 수백명의 고귀한 생명이 죽음의 경각에 처했는데도 손하나 까딱하지 못한 채, 아니 온갖 핑계와 변명만 늘어놓으며 마치 죽음을 방관한 것 같은 저 무능한 정부와 밥버러지 같은 지도자들을...

입만 열면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는 구조대의 그 용맹은 어디가고, 바다에 스스로 몸을 던진 수십명만 겨우 건져 올렸을 뿐이다. 인류가 겪은 해난사(海難史)에 단 한명도 살려내지 못한 전무후무한 기록은 이 정권을 넘어,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오욕의 역사로 길이 빛날 것이다.

뿐만 아니다. 폐부를 찌르고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을 당한 유족들의 심정은 눈물과 읍소로 백번을 위로하고 달래도 한이 풀릴까말까 하다. 그런데도 그놈의 '주둥아리'들은 나라 도처에서 시간이 가도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나불대고 있다.

그들이 내뱉은 말이 유가족들과 마음을 다친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 들여질지 단 한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는지 묻고싶다. 더구나 격조와 품위는 커녕, 안나오는 눈물이나 쥐어 짜며 함께 아파한다는 생각이 전혀 안드는 생쇼같은 (대통령의) 애드립에서 우리는 전율을 느낀다.

어느 놈의 '주둥이'가 무슨 악마같은 말을 했는지 이제 일일이 헤아리기도 어렵다. 다만, 인간의 입이 아닌 짐승 보다 못한 '주둥아리'를 통해 세치 혀끝에서 내뱉은 배설물들이 언젠가 제 입으로, 제 피붙이들의 불행으로 돌아가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런 '주둥아리'를 가진 저들은 누구인가. 개중에는 하잘것 없는 '사이코'도 몇 있지만, 대개 우리 사회에서 하나같이 먹고 살만하고 가질만큼 가진 인간들이다. 그들은 태어나면서 남들과 똑 같은 출발선에서 달려온게 아니다. 남들보다 이미 몇십미터 앞에서 출발했고 늘 그렇게 살아 온 인간들이다. 그러니 남의 아픔이나 진정한 고통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거다.

인과응보(因果應報) 라는 말이 있다. 사람의 말이 아닌 짐승소리 보다 못한 말을 내뱉는 그들에게 훗날 제 가족이 처절한 꼴을 당할때도 지금과 똑 같은 '주둥아리'를 나불댈지 꼭 지켜 볼 일이다.

세월호 참사는 '계층간 갈등'이니 '위화감' 같은 말이 왜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지 않는지 그 이유도 명확하게 증명됐다. 오죽하면 ‘세월호’에 서울 강남지역 부자들이 타고 있었다면 전원 구조됐을 것이라는 말도 있을까.

"저희(세월호 침몰사고 피해자 가족)와 아이들을 비하하는 발언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데,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그러기에는 가족들의 마음이 너무 아프고 사회적으로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성적이고 법적인 대응을 해나가겠습니다."(5월27일 세월호 가족 대책위 정례브리핑에서)

더 말하기조차 구차하다. 제발 그놈의 '아가리'들 닥치고, 좀 가만 있어라 !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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