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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립화장장 건립 논의, 수면위로손영민 / 칼럼니스트
거제저널 | 승인 2015.12.28 13:19

 거제시 내에 화장장 설치 논의가 수면위로 올라왔다. 거제시의회 김 경진 의원은 지난 22일 제108회 거제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거제시립 화장장건립’에 대해 시정 질문을 했다.

답변에 나선 옥 기종 주민생활국장은 “2014년의 경우 거제시 사망자 1.026명 중 화장인원은 874명, 매장인원은 150명으로 화장 인원 876명중 734명은 통영화장장을, 142명은 고성 등 인근지역의 화장시설을 이용하고 있다”며 “화장시설의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지만 화장장 건립은 입지 선정에 따른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단기간에 추진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필자가 여기서 문제 삼고 싶은 것은 성공사례에 답이 있는데도 잘 도와주기 는 커녕 팔짱끼고 구경만 하는 게 아닌지, 거제시 복지정책의 효율성을 위해 염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주민들에게 제공한 인센티브를 통해 화장장건립의 합의를 이룬 사례가 얼마든지 있다.

2001년으로 기억된다. 수원시화장장도 설립반대나 이전을 요구하는 주민들 반발에 부딪쳐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집단행동 같은 극단적인 행동은 아니더라도 화장장 신설을 추구하는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 동의를 얻지 못해 한때 화장장 설립 예정사업이 취소되거나 보류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업주체인 지방자치단체 등이 끈질기게 지역주민과 대화하고 타협하면서 화장장을 설립하고 운영해 가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수원시화장장은 화장건립수립부터 건물 준공까지 무려 6년이 걸렸다. 2년간 물색 끝에 선정된 부지가 주민들 반대로 취소되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지금의 화장장 위치를 최종부지로 결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수원시는 1995년 2월 화장장 후보지로 팔달구 하동으로 선정했지만 곧바로 하동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주민들은‘혐오시설은 절대 우리 마을에 들어올 수 없다며 연일 시청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고 경기도와 감사원 등에 10여 차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지역에서 농사만 짖던 주민들 사이에는 장의차가 내 집 앞을 지나간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는 피해의식이 팽배해 있었다. 그러자 시는 간담회와 주민설명회를 열었고 주민대표들을 일본, 독일, 프랑스 등에 보내 선진 화장장을 직접 눈으로 보도록 했다.

또 도로개설, 상·하수도 시설 설치 등 도시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장례식장과 화장장 운영권을 주민들에게 주겠다고 했다. 무조건 화장장을 반대했던 주민들은 선진 화장시설 견학과 시에서 제공한 인센티브에 의식이 바뀌었고 화장장 뿐 아니라 장례식장, 납골당도 들어서도록 허용했다.

시는 2년간 계속된 주민과의 대화 끝에 1997년 12월 연화장 공사에 들어가 2001년 1월 개장했으며 약속대로 주민 174세대가 주주로 참여한 주식회사가 장례식장을 운영토록 했다. 또 언뜻 보면 장례시설로 볼 수 없을 만큼 빼어난 건축미를 갖춘 건물로 주민들에게 보답했고 이 연화장은 개장 전 대한민국 환경문화상(조경부분)을 받았다.

지역주민과의 갈등을 극복한 성공적인 화장시설로 꼽히고 있는 연화장은 지금은 성공사례를 배우기 위해 1년 평균 전국에서 1천여 명이 넘는 공무원과 학자들이 찾아오고 있는 곳이지만 조성 전에는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주민과 심한 갈등을 빚었다.

강릉시와 남해군의 경우도 장례식장 운영권을 지역주민에게 제공해 신속한 합의를 이끌어낸 사례도 있다. 이같이 주민기피시설에 대한 님비(지역이기주의 현상)는 성공사례에 답이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문제는 선진국을 비롯한 각 나라에서는 장례간소화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는 요즘, 장례문화가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함께 바뀌어야한다는 것을 거제시 관계자는 모르고 있다는 점에 있다. 한마디로 집행부 공무원들이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

단언컨데 매장문화라는 낡은 장례관습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화장식 장례문화도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현재모습에서 화장장건립의 실현은 우리거제가 피할 수 없는 거창한 삶의 명운과 무관할 수 없다. 그런 관점에서 시정 질의를 통해 사자성어인 ‘석과불식()’에 빗대어 주민이 기피하는 시설이라고 몸을 사리고 있는1천1백여 명의 시공무원들에게 의미 있는 일침을 가하는 김 경진의원 에게 박수를 보낸다.

공직자는 주민을 위해 봉사한다고 했다. 한해 평균 1.000명 내외가 사망하는 거제의 경우 화장률이 75%에 달하지만 화장장이 없는 거제는 비싼 요금을 지불하고 통영화장장으로 원정을 다녀야하는 어려움을 격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주민이 기피하는 시설이라고 몸을 사릴 것이 아니라 수원시의 성공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거제시가 직접 화장장을 건립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거제의 미래는 보다 더 복지도시다운 모습을 갖춰나가는데 있기 때문이다.

손영민/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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