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사장 김경택)가 취임 한달이 채 안된 사장의 부적절한 행보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거제시로부터 엉성한 조직 운영 전반이 훤히 드러나는 감사결과가 공개돼 망신을 사고 있다.

거제시는 지난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이하 공사)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시는 감사담당 등 감사관 4명을 투입해 2013년 11월부터 지난 5월말까지 2년 7개월간 공사의 조직운영 및 예산집행 실태 등 업무전반에 대해 지난달 27일부터 이번달 1일까지 5일간 감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에서 시는 총 18건(시정 10, 주의 8)을 적발해 중징계 1명, 경징계 3명 등 신분상의 조치를 공사에 요구했다.

중징계를 요구받은 사안은 직원 A씨가 음주운전으로 2년내에 2차례나 적발 돼 형사처벌을 받고도 이를 직장인 공사에 알리지 않은 비위다.

A씨는 2013년 8월에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면허가 취소 됐음에도, 2015년 3월에 또 한차례 음주운전으로 적발,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공무원은 수사를 받는 경우 필수적으로 해당기관에 ‘공무원 범죄수사결과’가 통보 되나, 공사 직원은 예외인 점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공무원들도 종종 음주운전이나 기타 형사처분 받은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있었으나 요즘은 어림없다. 감사원에서 ‘사실확인조회’ 전산시스템으로 3∼6개월마다 공무원 형사사건 연루 여부를 확인해 그 결과를 각 기관 감사관실에 통보하기 때문이다.

인사위원회도 징계를 부당 감경하는 등 부적정하게 운영했다. 공사측은 2014년 12월 인사위원회를 열어 공사 직원들의 ‘도덕성’ 논란과 함께, 경찰수사까지 받았던 매표소 입장료 횡령 등 사건 관련 직원 6명을 징계 처분했다.

공사 인사규정 제56조에는 징계시효가 5년인 공금횡령, 금품수수 등 비위는 징계를 감경 할수 없도록 돼 있다. 그런데도 공사측은 중징계(정직,강등,해임,파면) 대상직원은 ‘감봉1월’의 경징계, 경징계(견책,감봉) 대상직원 5명 중 1명만 ‘견책’ 처분하고 나머지 4명은 불문(경고) 조치해 ‘인사내규’를 스스로 팽개쳤다.

또 징계부가금 대상자 5명 중 2명에게만 부과하고 나머지 3명에게는 아예 부과하지 않는가하면, 당시 징계처분 받은 직원 2명에게 승급기간을 잘못 적용해 부당하게 호봉을 승급시키고, 3명의 직원에게는 가족수당을 부적정하게 지급해 적발되기도 했다.

시는 이 밖에 몇가지 위반사례까지 합쳐 담당자와 차상급자 등 2명에게 '경징계' 처분을 요구하고, 과다 지급된 1백여만원을 회수토록 했다.

예산 편성과 운영도 엉망이었다. 규정을 위반해가면서 부서운영비 120만원을 부당하게 편성하고, 아바타 시설물품을 구입하면서 ‘통합발주’ 규정을 어기고 3건으로 분리 해 528만원을 부당 집행한 사례 등도 함께 적발됐다.

이용객 부상사고로 한동안 몸살을 앓았던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아바타포 추락방지망 설치공사(공사비 4,440만원)를 하면서 공사종별 및 단위당 가격을 알수 없게 물량내역서를 작성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 재활용 선별장 보수공사(공사비 3,448만원)를 하면서 규정을 어기고 2건의 공사로 분할해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 다른기업의 공정한 입찰 참여기회를 박탈한 사례도 있었다.

얄팍한 ‘꼼수’도 적발됐다. ‘거제시 주차장 조례’에 따라 공사직원 차량은 고현시장 공영주차장 정기주차료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데도, 올해 1월부터 공사직원 차량 등 32대를 주차료 면제 차량으로 등록, 운영해오다 적발돼 '경징계 및 훈계' 처분을 요구받았다.

이와 함께 (주)거제관광개발이 추진하는 학동케이블카 조성사업에 6억5000만원의 지분 출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투자심사 절차를 건너 뛴 채 이사회 의결과 시의회 동의를 받은 사실이 감사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번 감사결과에 대해 한 시의원은 “그동안 공사가 어떻게 운영 돼 왔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12년 굳이 시설공단을 확대 개편해 마치 거제의 큰 사업은 모조리 도맡아 할 것처럼 권 시장이 의회에서 큰 소리쳤다. 그런데 지금 몇년째 헛발질이다. 이럴려고 공사를 만들었는지 묻고 싶다. 이번엔 의회에서도 그냥 안 넘어갈 것”이라고 벼뤘다.

한 시민단체 대표는 “최근 공사와 관련된 언론보도를 보면서 어쩌면 위아래가 똑 같은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한심하다. 첫 번째 사장은 다른회사에서 저지른 비리로 구속되더니 두 번째 사장은 시장에게 밉보였는지 어느날 그냥 사표내고 가버리고, 새로 왔다는 사장은 눈치가 없는 건지....저런 공기업이 퇴출 안되고 제대로 굴러간다는 게 오히려 신기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한편, 거제시는 지난 2012년 1월 기존 거제시시설관리공단을 확대 개편해 권민호 시장의 주요 공약사업인 고부가 신성장 동력산업의 투자 및 유치, 도시 관광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전문 집행기관의 필요성에 따라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를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초기 2본부 6팀 123명으로 출범한 공사는 포로수용소유적공원 현물출자 220억 원, 포로수용소테마파크 300억 원, 현물출자 100억 원으로 총 자본금은 620억 원이었다.

출범 초기에는 자체 전략사업으로 차세대 국가산단 조성사업, 남해안 에코리조트 조성사업, 고현항 워터프론트 시티 조성사업 참여 등 거제시의 핵심 시책 추진과 거제스포츠파크 등 16개 분야의 대행사업을 맡게 된다고 당시 시는 설명했다.

그러나 제1대 설평국 사장은 현대건설 재직시 비리로 2012년 9월 검찰에 구속 돼 불명예 퇴진하고, 2대 고재석 사장은 상임이사로 들어와 사장까지 승진 했으나 2015년 8월 석연치 않은 이유로 돌연 사표를 제출, 숱한 억측과 함께 조직 위상이 흔들렸다.

그후 상임이사 대행체제로 10개월간 '파행' 운영되다가, 지난달 24일 김경택 사장이 취임했다. 김 사장 역시 임면권자인 권 시장의 사전 간택설에 이어, 취임 초기부터 관사를 바꾸고 부속실을 고치는 등 시덥지 못한 행보로 비난을 사고 있다.

물론, 180여명 남짓 근무하는 공사 규모에 비해, 직원들의 크고 작은 비위나 일탈도 적지 않았다.

이처럼 공사는 당초 구상한대로 전략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를 맡아 제 역할을 하기는 커녕, 과거 시설관리공단에서 크게 탈피하지 못한 채 끊임없는 논란과 함께 적자에 허덕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민들은 왜 공사를 설립했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수정>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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