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이건 나라가 아니다”

그동안 ‘최순실’이라는 강남 아줌마에게 국정을 통째로 맡긴거나 다름없다. 국민들은 지금껏 대통령이 아닌 그 통통한 ‘60세 여인’으로부터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나 청와대 뜻을 들어 왔다.

엊그제 청와대 비서실장의 국회 답변처럼 “봉건시대에나 있을 법한 일”이 우리가 훤히 눈뜨고 사는 현실에서 일어났다. 그걸 또 현직 대통령 입으로 실토했다. 국민으로서 참 비참하다.

그래도 대통령과 청와대가 저토록 아니라는데 “설마 그럴리야 있겠나”던 국민들은 망치로 뒤통수를 강하게 한방 맞은 기분일게다. ‘설마’가 사람 잡는 다는데 바로 이거 아닌가. 대통령 사과 방송을 지켜보다 쓰러진 사람까지 있다니 국민들이 받은 충격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간다.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제기된 의혹만 봐도 웬만한 책 한권쯤은 만들겠다. 대통령 연설은 물론이고, 인사, 경호, 경제, 외교, 안보 심지어 민감한 대북문제까지 그 교활한 여자의 손아귀에서 놀아났다는 생각만해도 너무 화가 치민다. '左순실 右병우'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 최순실, 2위 정윤회, 3위 박대통령'이라니 부끄럽지도 않나. 우리가 과연 누구를 대통령으로 뽑았는지...

박 대통령의 25일 대국민 사과는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 국민을 전혀 납득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울화통이 터질 정도로 감정을 폭발시켰다. 박 대통령은 불과 하루 이틀새 사과하고 들통날 일을 '개헌' 제안으로 세상의 관심을 비틀고, 국민과 정치권을 상대로 발뺌하며 거짓말 하는 괴이한 모습을 보였다. 무지한 건지 무모한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그 모습은 우리가 자주 봐 왔던 일반 범죄자들의 행태와 하나도 다를 게 없다. 온 국민의 지도자인 대통령의 진심없는 대국민 사과를 보면서, 조사받으면 금방 들통 날 일을 카메라 앞에서 뻔뻔스럽게 부인하는 부패 정치인들의 모습이 투영(投影) 돼 소름이 끼쳤다.

대통령을 비롯한 그들은 툭하면 국정농단(國政壟斷)이니 국기문란(國基紊亂)이라 했다. 그럼 이건 뭔가? 말이 필요없다. 모든 책임의 중심은 박근혜 대통령이다. 보좌하는 비서진과 내각의 총 사퇴는 물론,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까지 져야 한다.

현재 진행중인 검찰수사는 특별수사팀을 대폭 보강해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가장 고강도의 수사를 해야 한다. 어찌보면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수 있는 역사적 기회일 수도 있다. 또한 특검을 통해 국정을 농단하고 국기를 문란케 한 진상을 밝혀 정치적 책임을 따져야 한다.

당연히 대통령도 예외 일수 없다. 형사상 소추를 할수 없을 뿐이지 조사조차 하지말라는 법은 없다. 나라를 절딴 내고 망신시킨 그놈의 '동생'도 대통령이 즉시 귀국시켜 함께 조사받도록 해야 한다.

너무 어이가 없고 하도 기가 막히니 더 이상 길게 말할 가치를 못 느낀다. 이제 박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그들을 그토록 감싸고 돌던 새누리당이 하루빨리 답을 내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자유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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