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청 정문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노조>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위원장 홍성태)은 권민호 거제시장이 언론과 인터뷰에서 노조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9일 오후 1시30분 부터 1시간 동안 거제시청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노동조합과 노조전임자를 명예훼손하고 비하한 권민호 시장을 규탄한다"고 주장 했다.

노조가 문제를 삼고 나선 부분은 권 시장이 지난 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노조 전임자들도 현장 일터에서 용접봉을 들어야 한다"고 말한 내용이다.

또 지난해 6월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임금을 받으면서 생산현장에 가지 않는 노조 전임자들도 회사가 정상궤도에 오를 때까지 노조활동은 최소인력을 유지하고 나머지는 모두 생산현장으로 가겠다는 각오와 절박한 위기상황에서 노조가 파업해서는 안된다"고 말한 부분이다.

이에 노조는 "문제의 발언이 된 회사의 위기는 경영진의 분식회계와 부실경영, 산업은행의 관리감독 소홀 등이 원인임에도 이를 간과하고 회사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노동조합과 노조전임자를 바라보는 권민호 거제시장의 소아병적 사고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대우조선노조와 노조전임자를 명예훼손을 하였다고 판단하고 권민호 시장의 공식적인 해명과 정정 보도 및 법적소송을 포함한 항의서한까지 전달한 바 있다"고 했다.

또 "거제시가 보낸 답변을 보면 훼손된 노동조합 및 노조전임자의 명예회복을 위한 진정성 있는 사과도 없이 미꾸라지처럼 넘어가려는 권민호 시장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주장 했다.

대우조선노조는 "오늘 집회에도 불구하고 권민호 시장의 진정성 있는 재발방지 약속과 정정보도가 없다면 법정소송도 불사하겠다"고 경고 했다.

이에 대해 권민호 시장은 "내가 말한 취지는 그게 아니다"면서 "노동조합도 힘들지만 조선업 살리기에 함께 하자는 것이다. 대승적으로 이해를 해주었으며 한다. 노조나 전임자를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다. 위원장을 따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밝혔다.

앞서 거제시는 지난 1월말 대우조선해양노조에 권 시장의 당시 인터뷰 내용을 해명하는 서한을 등기우편과 팩스로 보냈으나 노조측은 이를 받아 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시민들은 양쪽 모두 자제하고 이 정도 선에서 끝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조측이 '너무 민감하게 대응한다'는 쪽은 "조선경기 불황으로 지역경제가 어려운데다 노조 역시 회사 정상화와 구조조정 저지 등 할일이 태산 같은데 권 시장 발언의 전체 맥락을 보지 않고 지엽적인 부분만 문제 삼아 과잉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고 지적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권 시장의 발언이 안그래도 여러 측면에서 민감한 노조의 감정을 일부 자극한 면도 있다"며 "지난 해 한번의 인터뷰에서 끝내고, 말썽이 났을때 노조측에 직접 진정성 있는 유감 표명으로 조용히 마무리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점이 좀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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