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성완종 리스트'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준표 경남지사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이상주 부장판사)는 16일 오전 10시30분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제1심에서 징역 1년6월과 추징금 1억원을 받고 항소한 홍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홍 지사가 유죄로 인정되려면 성완종 전 회장에게서 돈을 받아 홍 지사에게 전달했다고 하는 윤승모씨 진술의 신빙성이 입증되어야 하는데 윤씨 진술의 신빙성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선고 직후 홍 지사는 재판장에게 깊은 목례를 한 뒤 법정 밖으로 나와 "맑은 눈으로 판단해준 재판부에 감사하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재판부는 홍 지사에게 불법 자금을 전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윤씨에게도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검찰 특별수사팀은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고 반발했다. 검찰은 이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육성녹음 외에도 일관된 공여자의 진술이 있다"며 법원의 무죄 판결을 반박하는 입장문을 냈다.

검찰은 또 "측근들이 금품수수를 기정사실화하면서 '홍준표 지사는 모르는 것으로 하면 안 되는지' 제안한 통화녹음 테이프까지 있다"며 "무죄라고 하면 누가 납득하겠는가 의심스럽다"고 재판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같은 검찰의 반발 기류로 보아 상고가 확실시 되므로 홍 지사에 대한 유무죄는 최종적으로 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됐다.

앞서 검찰은 홍 지사에 대해 "1억원을 수수한 증거관계가 명확하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홍 지사는 2011년 6월 당시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성 전 회장의 측근 윤씨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성완종 리스트'는 자원개발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2015년 4월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메모로 남긴 유력 정치인 8명의 명단이다.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려 홍준표 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대해 혐의가 인정된다며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같은 재판부는 이 전 총리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앞서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한편, 홍 지사는 이날 오후 3시 경상남도 서울본부에서 '입장을 이야기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자유한국당 잠재적 대선주자로 꼽히는 그가 대선 출마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밝힐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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