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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희롱에 팽개쳐진 '참정권'[칼럼] 서영천 /본사 대표기자
거제저널 | 승인 2017.04.10 00:32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의 '훼방'으로 경남지사 보궐선거가 결국 무산 됐다.

홍 지사는 9일 밤 11시57분께 사퇴를 했다. 사퇴서는 전자문서로 제출됐고 10일 경남도선관위에 통보 됐다.

이번 보궐선거는 공직선거법 제35조에 따라 '지난 3월 13일부터 공직 사퇴시한인 4월 9일 사이에 실시사유가 생겨야 한다'는 특례규정이 적용 돼 대선과 동시선거로 치르게 돼 있었다. 법대로라면 홍 지사의 '훼방'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평소 홍 지사는 입담이 좋기로 소문 났다. 주변에서는 그의 입담이 성격과 쏙 빼닮았다고 평하는 모양이다. 그런 그가 지난달 31일 한국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는데도 열흘이 넘게 입을 다물었다. 도지사를 사퇴 안해 선거 발언을 하면 공직선거법에 저촉되기 때문이다.

홍 지사는 진작부터 도지사 보궐선거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선거 비용이 200억원 드는데다, 일찌감치 지사직 도전의사를 밝힌 거제시장을 비롯한 선출직들의 줄사퇴가 이어지면 300억 가량의 혈세가 낭비 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선관위의 계산은 다르다. 도지사를 포함해 기초단체장과 도·시의원 보궐선거 비용을 다 합쳐도 150억 정도면 족하다는 걸 보면, 그냥 홍 지사가 내세운 명분일 뿐 속셈은 다른데 있어 보인다.

이번 '5월 대선'의 시발점은 구 새누리당 몸통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었다. 따라서 집권여당으로 당명만 바꾼 자유한국당 역시 국정 패착의 공동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홍 지사는 한때 여당 대표를 지낸 전형적인 정치인이다. '시대의 흐름을 기가 차게 잘 읽는다'는 말도 듣는다. 홍 지사를 비롯한 그들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강력한 대선 바람을 타고 도지사를 야당에 빼앗길까 봐 걱정하는 것 같다. 이런 속셈을 공유하는 그의 당원 동지들은 '묘수'라고 탄복하며 입을 다물고 있다.

어차피 대통령 선거 이후를 노린다는 말도 돌고 있다. 자유한국당 대표직을 노리거나, 아니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다시 도지사로 복귀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미리 '셋팅' 해둔 도정과 민심이 바뀐 정권에서도 변함 없을지 두고 볼 일이다.

이 같은 '꼼수'를 손 놓고 지켜보는 선관위의 무능도 딱하다. 2015년 8월 13일 공직선거법에 신설된 보궐선거와 대통령선거 동시선거 특례조항은 올해 처음 적용된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고민 끝에 법학자들이 만들어 국회에서 통과시킨 법률을, 소위 법조 밥을 먹었다는 일개 현직 도지사가 고의로 입법 취지를 훼손하고 우롱해도 선관위는 속수무책이다.

겨우 하는 말이 “보궐선거를 하는게 공직선거법의 정신”이라는 따위다. 이런 걸 예상도 못하고 여태 껏 방치했다니 선거 역사에 두고두고 남을 우스갯거리가 됐다.

어쨌든 홍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로 1심에서 유죄선고를 받았으나 2심에서는 무죄로 기사회생, 이번에 대선 후보까지 올랐다. 그러나 대법원 선고가 아직 남아 있다. 그의 희망섞인 확신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최종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홍 지사는 2012년 총선에서 패배하고 야인 생활 중 김두관씨의 사퇴로 빈 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당선됐다. 2014년 6월에는 재선에도 성공했다. 이를테면 경남도지사 보궐선거는 그에게 재기의 발판이었다.

그는 중앙정치에서 밀려나 변방에 있었다. 그런데도 순간적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번 보궐선거 논란은 애초 그가 대선에 나가지 않았으면 거론조차 안 됐을 사안이다. 잘나가던 검사 출신 특유의 비범함(?)으로 대통령 후보에 나서면서 “도지사 자리는 내 허락없이 아무도 넘보지 말라”고 선언했다. 모두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었다. 이런 어쩌구니없는 일이 지난 선거 역사에 있었는지 별 기억이 없다.

이를 보고 야당이나 시민단체는 "법 좀 안다고 법의 맹점을 파고들어 도민의 공무담임권과 참정권을 무참히 깔아뭉갰다"거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아무리 내질러도 말짱 허사다.

처음부터 계산된 홍 지사의 ‘노이즈 마케팅’은 성공한 셈이다. 그는 요즘 대선 주요 후보 5명 가운데 비호감도가 가장 높다. 쏟아지는 여론조사에서도 하나같이 홍 지사의 비호감도가 1등으로 나오는 이유가 뭘까? 저리도 똑똑한데...

그 이유를 가장 잘 아는 홍 지사와 측근들은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 않을게다. 왜냐하면 그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국민을 아주 우습게 보니까.

이제 그는 보수를 대표하는 대통령, 그것도 서민 대통령이 되겠단다.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어젯밤부터 봉인이 풀린 그의 입에서 어떤 품위와 격조를 갖춘 말이 쏟아질지 한번 지켜보자.

우리는 결국 이런 꼴 보려고 그를 도지사로 뽑았으니까 말이다.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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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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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삿갓 2017-06-20 19:14:39

    위장전입, 탈세, 자식들 병역면탈에 이중국적자들이 국가 요직에 등장하는 판에 뭔 케케묵은 도덕론?? 구역질 나는 위선은 집어치우고...   삭제

    • 김뚜껑 2017-06-17 06:22:21

      이게 합법적인 개인의 권리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돼지발정제 넘의? 김삿갓 당신은 도대체 어느나라 사람이고? 혹시 외계인 아닌가! 제발 정신 좀 챙기고 살아라.   삭제

      • 김삿갓 2017-06-07 00:01:40

        참정권도 중요하겠지만..., 개인의 법적 권리 역시 존중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국회나 정부가 법을 바꾸지 않는 한 합법적 행사에 대해 지나친 비난은 공정성에서 문제가 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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