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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만사(人生萬事) 새옹지마(塞翁之馬)"서영천 대표기자
거제저널 | 승인 2017.07.11 12:38

"인생만사(人生萬事) 새옹지마(塞翁之馬)"

이 고사성어는 우리가 한치 앞을 모르는 세상사를 말할 때 가장 흔히 사용하는 말이다.

짧게 정리하자면, "변방에 사는 한 노인의 기르던 말이 도망가는 바람에 여러 날 낙심을 거듭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도망갔던 말이 준마(駿馬)를 데리고 돌아왔다. 너무나 기뻐 애지중지 키우던 준마를 노인의 아들이 타다가 그만 말에서 떨어져 절름발이가 되었다. 마침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그의 젊은 아들은 절름발이로 인해 징병(徵兵)을 면했다. 하지만 같은 동네 젊은이들은 전장에 나가 대부분 전사(戰死)하고 말았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복이 화가 되고 화가 복이 되는 등 인생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사를 미리 알수 있다면 기성 종교든 무속 신앙이든 그다지 관심이 없을게다. 성직자도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보는게 조간신문 ‘오늘의 운세’라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니까.

최근 우리는 이런 고사성어 같은 현실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경험했다. 불과 몇달전까지 대통령이던 사람이 양손에 수갑을 차고 초췌한 몰골로 매일같이 법정을 들락거리는 모습을 보며 ‘새옹지마’를 떠 올린다. 그가 한때 구차한 자기변명을 위해 내뱉었던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이 됐나”라는 말이 기막히게 들어맞는 현실을 보고 있다.

간단하다. 그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 단 한번만이라도 오늘 같은 비참한 미래를 미리 알았다면 그 자리에 오르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대통령이 된 후 좀 늦게라도 그걸 깨우쳤다면 어땠을까. 정상적이라면 아마 중도에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왔을게다. 그가 당초 뜻을 품었던 대통령의 철학이 뭔지는 우리는 알 수 없다. 다만, 준엄한 현실 앞에서 이제까지 꿈도 꾸지 못했던 인생사가 곧 결론 날 것이고 역사에 그대로 기록될 일만 남았다.

어디 그뿐인가! 거제 출신으로 한때 '권력의 화신'처럼 여러 시대를 주물렀던 노회한 늙은이는 어떤가. 그에 대한 다양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단지 삶을 정리할 희수(喜壽·77세) 나이에 마지막 욕심만 부리지 않았어도 지금의 고초는 없었을게다. 개인적으론 안타까운 일이지만, 누구를 원망할 필요가 없는 자업자득(自業自得)일 뿐이다.

대통령 주변에서 활개치던 그 많은 권력자들은 지금 모두 어디에 있는가. 그들이 오늘의 현실을 미리 알았다면 누가 권력에 나가려고 했을까. 이제 그들은 자신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비난을 온갖 말로 변명하지만 그저 비루해 보일 뿐이다. 무식한 권력의 피해자인 선량한 국민들이 겪은 아픔과 고통에 비하면 그들의 지금 고초는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의 권력도 마찬가지다. 새로 권력 잡았다고 일부에서 까불고 나대는 건 참 꼴사나워 보인다. 불과 얼마전에 ‘새옹지마’를 소름 끼치도록 생생하게 겪었는데도 말이다. 어리석은 일이다. 쥐꼬리만하고 손톱 밑에 낀 때만도 못한 권력 잡았다고 점령군처럼 건들거리면 그들 역시 미래는 없다.

요즘 우리 가까이에서도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당이 뭐고 정파가 뭐며 적폐는 또 뭔가. 입당을 하고 안하고는 자기네들끼리 해결할 문제다. 적폐가 진정 뭔데 어디에다 갖다 부치는가. 그 따위를 삶에 지치고 피곤한 시민들 앞에 대놓고 떠드는 건 매우 황당하고 무례한 처사다. 그런 건 자기네 도당이나 중앙당 앞에 가서 하는게 옳다. 정권은 5년이지만 민심은 급변한다.

그걸 모르면 국민을 배신한 죄로 영어(囹圄)의 신세가 됐는데도 뭘 잘못했는지 아직 깨우치지 못하는 저들과 뭐가 다른가. 오죽 짜증났으면 반기지도 않는데 들어가려는 쪽이나 악을 써며 막는 쪽이 다 똑같다고 싸잡아 비난 할까.

공직 역시 다를바가 없다. 교언영색(巧言令色)으로 승진하고, 남이 부러워하는 자리를 꿰찼다고 으시대서는 안된다. 그런 공직자가 있다면 말로(末路)가 좋을리 없다. 세상사는 올라가면 반드시 내려올 때가 있는 법. 그 자리는 자신의 출세를 위한 자리가 아니다. 시민에게 본분을 다해 충실히 봉사하라고 잠시 주어진 자리일 뿐이다.

승진해 과장이 되고 국장이 되면 그만큼 퇴직할 날이 가까워지고 늙었다는 뜻이다. 엊그제 국장, 과장으로 승진했다고 의기양양하던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어느 새 퇴직하고 온데 간데 없다. 퇴직 후에도 새 삶을 찾아 제2의 인생을 잘 이어가는 사람도 있지만, 아마도 상당수는 지나간 젊음을 그리워하며 허허롭게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승진에서 탈락했다고 낙담 할 이유도 없다. 묵묵히 주어진 직무를 다해 청렴한 자세로 공직자의 의무를 다하면 언젠가 승진의 기회는 오는 게 세상의 이치다.

젊었다고 너무 나대지 말았으면 한다. 영원할 것 같은 젊음도 지나고 보면 다 한때 뿐이다. 아름다운 꽃도 지고 나면 땅바닥에 뒹구는 낙엽처럼 쓰레기에 불과한 게 자연의 섭리다.

비록 힘없고 볼품없어 보이는 늙은이도 젊은 날의 빛나는 청춘은 있었다. 젊은이들은 늙은이들의 지금을 경험하지 못했음을 늘 조바심하고 이를 거울삼아 살아간다면 큰 우환은 없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잠시 머물다 가는 세상은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다. 인생만사(人生萬事)는 새옹(塞翁)의 말(馬)처럼...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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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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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암산 2 2017-10-17 13:18:21

    읽을수록 가슴에 와   삭제

    • 고성강폴 2017-08-30 14:39:56

      구구절절 옳은 말씀!! 가슴에 팍팍 와 닫네요.   삭제

      • 시민 2017-07-21 10:00:48

        승진자는 다른 사람의 눈물을 밝고 올라간 기회주의 사람이 많다
        밝은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삭제

        • 백암산 2017-07-15 08:00:54

          잘 읽고 갑니다. 내 주변을 다시한번 돌아보게 되는 글이군요. 건필하십시요!   삭제

          • 애독자2 2017-07-12 08:27:58

            구구절절 옳은 말씀! 나도 문대통령에게 표 찍었지만 진짜.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해줘 감사드립니다. 잘 읽고 갑니다.   삭제

            • 애독자 2017-07-11 21:40:56

              세상보기가 언제 열리나 싶었는데 후덥지근하고 답답한 현실에 시원한 한방을 날렸군요. 문대통령은 그래도 열심히 하는것 같은데 꼭 일부가 문제예요. 정말 수구꼴통이나 진보꼴통은 똑같아요.   삭제

              • 공무원 2017-07-11 17:30:11

                정말 요즈음 시대상을 정확하게 정리한 명쾌, 통쾌한 칼럼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속이 다 후련합니다.   삭제

                • 윤석봉 2017-07-11 15:15:25

                  왜 욕심을 내는지? 잠시 맡았다 다음 사람에게 넘겨주어야 할것들을.....뿌린것이 많아 거두어들여야 할것이 많은가보다.
                  이제 생각 없이 욕심만 가득찬 사람들은 나서지 말아야하는데ㅠㅠㅠ
                  그것을 알지 못하니 참으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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