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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영글어 가는 풍경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17.08.03 13:43

장마가 지난달 29일 끝났다는데 거제지역에 비가 언제 왔는지조차 까마득하다.

올해 장마는 참 특이하다. 남쪽에는 욕서(溽暑·장마때 습한 폭염)가 기승을 부리는가하면, 윗쪽에는 며칠 건너 국지성 폭우가 쏟아져 곳곳에서 물난리를 겪고 있다.

한반도의 기후가 아열대로 변한지는 꽤 됐다. 요즘 거제 인근 바닷속에는 열대어종까지 종종 눈에 띄고, 제주도 은빛갈치가 거제 연안에서 흔하게 잡힐 정도다.

옛부터 농부들이 한해 농사를 가늠하는 24절기(節期)도 제대로 안맞는 모양이다. 파종이나 모내기는 한 보름에서 20일 정도 앞당겨졌고 수확도 제때 못하면 그냥 썩어버리기 일쑤다.

오는 7일은 여름을 지나 가을의 문턱에 접어든다는 입추(立秋)다. 이때쯤이면 어쩌다 늦더위도 있다지만 칠월칠석을 전후해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분다는데, 요새는 턱도 없다.

또 23일은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는다는 처서(處暑)다.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 산소의 풀을 깎아 벌초를 했다는데 요즘은 꿈도 꾸기 어렵다. 게다가 올해는 윤달까지 끼어 있어 9월 중순이 지나야 엄두가 날 것 같다. 

어제부터는 '노루'라는 이름의 강한 태풍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하필 거제 쪽을 지나갈 확률이 높다는 반갑잖은 소식이다.

그래도 계절은 간다. 세상사야 어찌되든 계절은 저 홀로 잘도 간다. 오로지 제 할일만 묵묵히 하면서...  

오늘 아침 '뜀박질' 나갔다가 늙으신 아부지가 지극 정성으로 가꾸는 텃밭에서 계절이 영글어 가는 풍경을 마주 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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