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와 거가대교 전경>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저도'의 환원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거제시가 소유권 이전에 앞서 관리권 일부를 가져오는 방안을 놓고 이미 중앙정부와 접촉해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린다.

거제시는 대통령 휴양지인 저도 개방을 조기 실현하기 위해 이미 대통령 휴양시설을 관리하는 청와대 및 국방부, 해군 등과 활발히 접촉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이 같은 접촉을 통해 시는 저도의 대통령 휴양시설과 경호실 건물 등은 청와대가 당분간 관리하고, 접안시설과 전망대, 간이 골프장 등 관광에 필요한 시설만 거제시가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저도 소유권을 한꺼번에 가져 올게 아니라, 당분간 국방부가 소유하고 대통령 휴양시설도 해군이 당분간 관리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시는 판단하고 있다.

이같은 방안은 대통령 휴양시설이었던 청남대를 충북도가 전체 소유권을 받는 바람에 해마다 40억~50억원의 유지비용을 지출하는 등 적자를 면치 못하는 선례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만약 관할 지자체인 청주시가 청남대를 가져갔다면 재정에 큰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저도를 한꺼번에 시로 이전할 경우 전체 소유권 비용은 물론, 관리 비용에 대한 부담이 문제가 될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청남대의 경우 개방 이후 국민적 관심이 예전만 못하고 시간이 갈수록 수익 역시 줄어들고 있다"면서 "저도의 경우 대통령 휴양시설로 사용할 때만 개방을 잠시 중단하는 방안이 시 입장에서 가장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거제시는 대통령 휴양시설을 그대로 두면 관리 비용절감과 함께 국민적 관심은 물론, 관광개발 측면에서도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제안에 대해 국방부 등 관계기관에서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고 있으며, 조만간 합리적인 방안이 나오면 시는 관련 절차를 진행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역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소유권 이전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애초부터 저도 반환 문제를 적극 제기한 김해연 경남미래발전연구소장은 "관리권의 부분 이관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이어 "저도 반환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기에 논의 가능한 사안이며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며 "부분 이관해서는 제대로 된 관광자원화도 어렵다. 완전 이관을 전제로 위원회를 구성해 시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 추진 방향을 찾는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7일 오후 3시 거제시 공공청사 대회의실에서 경남미래발전연구소 등 거제지역 시민단체 주최로 '저도의 거제시로 환원이 갖는 의미와 바람직한 개발방향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저도에 대한 개발방향의 개념부터 설정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한편, 저도는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 앞바다에 있는 면적 2.2㎢ 규모의 섬으로 1954년 이승만 대통령이 하계휴양지로 사용하다 1972년 대통령 별장으로 공식 지정돼 '청해대'로 명명한 후 1993년 11월 대통령 별장에서 해제됐다. 현재 국방부 소유로 해군이 관리하며 대통령과 해군의 하계휴양시설로 사용하고 있다.

저도에는 섬 전체가 동백과 해송으로 뒤덮인 가운데, 300m² 규모의 대통령 휴양시설에 콘도(객실 42개), 골프장(6홀), 길이 200m 백사장(인공해수욕장), 접안시설, 전망대, 팔각정, 산책로 등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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