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TV 뉴스 화면 캡처>

북한이 지난 3일 낮 12시 29분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이로 인해 위기를 거듭해 오던 한반도 정세가 이제는 한치 앞을 내다볼수 없는 '격랑'속으로 급격히 빠져들고 있다.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핵실험 직후 성명을 통해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핵무력 건설 구상에 따라 우리의 핵 과학자들은 9월 3일 12시 우리나라 북부 핵시험장에서 대륙간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날 역대 최대인 5.7 규모(미·일 6.3 규모 주장)의 인공지진이 발생했다며 북한 핵실험 사실을 알렸다. 이번 핵실험은 전국 150여개소 지진관측소에서 인공 지진파가 감지됐을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다.

핵전문가들은 이번 북한 핵실험의 폭발 강도는 2차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5배를 상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이낙연 국무총리는 4일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모든 공무원은 비상대비 태세를 확고히 해 유사시 비상근무체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등 근무기강을 엄정히 유지하라”고 특별지시를 내렸다.

이 총리는 이어 “각 부처는 국민에게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리고, 필요에 따라 유사시 행동요령을 안내하는 등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강조했다.

이철성 경찰청장도 전국 경찰관서에 비상대비 태세를 강화할 것을 지시하고, 북한과 인접한 경찰서 13곳에 ‘병호’ 비상령을 내렸다. 아울러 대테러 상황에 대비해 경찰특공대 등 작전부대는 즉시 출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우리 군도 4일 새벽 일출과 더불어 공군 및 육군 미사일 합동 실사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육군의 지대지 탄도미사일인 현무와 공군의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을 동해상 목표 지점에 사격을 실시해 명중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번 핵실험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대단히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 국내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에 따라 외국자본의 연쇄적인 유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주재로 휴일인 3일에 이어, 4일 아침에도 긴급경제점검회의를 소집하고 시장 점검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까지 연쇄 도발해 임계치(레드라인)를 넘어서고 있으나 규탄성명이나 한·미·일 공조 외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점이 우리 정부로서는 매우 곤혹스런 입장이다.

예비역장성 모임 등 보수계 일각에서는 주한미군의 ‘전술핵 재배치’와 함께 핵잠수함 건조 등 독자적인 ‘핵무장론’을 주장하고 나서고, 자유한국당 등 정치권에서도 이에 적극 동조하면서 상당한 힘을 얻고 있다.

이같은 비상시국에도 국회는 난장판이다. 자유한국당 의원 90여명은 4일 오전 국회 로비에서 MBC 김장겸 사장에 대한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에 항의하는 피켙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등원하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의원들이 "이게 안보정당이 하는 짓이냐"고 고성을 지르자 서로 삿대질을 주고 받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미사일 도발에 이어 6차 핵실험까지 감행함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파키스탄식 모델 직전까지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핵무기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기본 조약인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현재 공식적인 핵보유국은 미국·영국·러시아·프랑스·중국 등 5국이다.

하지만 파키스탄과 인도는 공식적인 핵보유국은 아니지만 1998년 5월 경쟁관계인 두 나라가 이틀이란 짧은 시간 동안 각각 5차례(인도)와 6차례(파키스탄) 핵실험을 강행해 국제사회가 핵 보유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 버렸다.

북한 핵실험 소식을 접한 거제의 한 대형조선소 미국인 선급감독관 A(58)씨는 "계약기간이 한달 넘게 남았는데 고국에 있는 가족들이 몹시 불안해 하고 있다. 오늘 오후에도 가족들과 안부전화를 했다"면서 "놀라운 건 미국을 비롯한 외국에서는 최근 북한의 움직임을 매우 심각하게 보는 데, 의외로 한국인들은 태연하다는 것”이라고 통역을 통해 밝혔다.

한편, 동아일보는 서울시청 상공 100m에서 북한의 100kt급 핵폭탄이 폭발할 경우 즉사자 36만 명을 포함해 200만 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보도를 내놨다.

동아일보가 3일 미국 민간연구기관 ‘스티븐스 인스티튜트 테크놀로지’의 핵폭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인 ‘누크맵(NUKEMAP)’을 통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는 것.

북한은 6차 핵실험을 단행한 직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핵탄 위력을 수십 kt급부터 수백 kt급까지 임의로 조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평균값에 가까운 100kt급 핵폭탄이 서울시청 상공에서 터지는 것을 가정해 실험한 결과, 사망자 36만2750명을 비롯해 199만238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해 관심을 끌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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