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저널]=임종(臨終)을 앞둔 환자가 생명 연장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일명 '연명의료결정법' 시범사업이 15일 종료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해 10월23일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래 3개월간 60여명의 임종기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 치료에 매달리기보다는 인간답게 죽을 권리 즉, '존엄사'를 선택하거나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의사로부터 질병 상태, 치료 방법, 연명 의료 시행·중단 방법, ‘연명의료계획서’ 변경·철회 절차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했다.

시범사업에 참가한 의료기관에서는 이 계획서를 바탕으로 연명 의료 유보·중단에 들어갔다.

계획서를 쓰지 못한 채 임종기에 들어선 환자에 대해서는 환자가족 2인 이상의 진술 또는 환자 가족 전원의 합의를 바탕으로 연명의료를 중단했다.

법적으로 연명 의료는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시도하는 4가지 의료 행위로, 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혈액 투석·항암제 투여다.

또 미래에 질병으로 임종기에 접어들었을 때를 대비, 연명 의료 중단·유보 뜻을 미리 밝혀 놓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19세 이상 성인은 지난 12일 기준 8523명이었다.

이 같은 추세는 효(孝)를 중요시하는 우리 사회의 전통적인 관습을 벗어나, 최근들어 합법적 존엄사인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증하는 결과로 보인다.

'연명의료결정법(호스피스·완화 의료·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 의료 중단 등 결정에 관한 법률)'은 오는 2월 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정부는 해당 법령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 지역 보건소, 의료기관, 공공기관, 비영리 법인 등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추가 지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는 말기·임종기 환자뿐 아니라 수개월 이내에 임종 과정에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환자도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이 가능토록 허용했다.

또 말기환자 진단 후 호스피스 전문기관에서 지내는 환자에 대해서는 의사 2인이 아닌 1인이 임종기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개정을 권고한 바 있다.

한편, 의료계 및 종교계 등 일각에서는 여전히 '임종 기준' 등 세부사항이 미비해 상당한 혼란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으나, 정부는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입법을 통해 미비점을 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저작권자 © 정의로운 신문 거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