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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곳곳서 터지는 파열음…적폐청산 '시험대' 오르다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18.05.04 16:07

지난해 촛불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의 첫 지방선거를 한달여 앞두고 곳곳에서 터진 공천 파열음이 시간이 가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공천 잡음'은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어느 정당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걸고 거제서는 단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 지방권력 교체를 부르짖는 민주당의 그것과는 결이 사뭇 다르다.

최근 거제시의원 나 선거구 예비후보 모임인 ‘원팀(One Team)’은 눈에 띄는 성명문을 보도자료 형식으로 지역언론에 배포했다. ‘원팀’은 박형국, 김현조, 박봉휘, 옥홍일 예비후보 등 4명이다.

앞서 지난 21일 도당 공관위가 발표한 공천심사에서 옥홍일·박봉휘 예비후보는 탈락하고, 김현조·박형국 예비후보는 나머지 2명의 예비후보와 오는 7∼8일 경선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민주주의는 죽었다. 경남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각성하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성명을 통해 공천심사 과정의 ‘공정성 결여’를 강하게 지적했다. ‘원팀’은 그런 사례로 거제시의원 나 선거구에서 함께 경선을 앞두고 있는 현역 도의원인 모 예비후보의 전력을 문제 삼았다.

해당 후보는 자유한국당에서 탈당해 지난 3월 26일 민주당에 입당했다. 당시 ‘원팀’을 비롯한 도의원 예비후보 3명은 “해당 후보가 과거 야당을 거쳤고 평소 약자 편에 서서 소신있는 의정활동을 해 온걸 익히 알고 있기에 입당 반대는 않기로 했다”며 우호적인 취지의 논평을 내기도 했다.

이들은 해당 후보가 경남도당에서 2월22일부터 26일까지 신청을 받아 진행된 ‘예비후보자 자격심사’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즉 ‘예비후보자 자격심사’ 이후인 3월 26일 입당한 해당 후보는 5년 전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 거부)으로 벌금 500만원을 처분받은 범죄기록이 있는데도 탈락은 커녕, 경선 대상자로 의결된 과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이들 ‘원팀’은 “지난 달 21일 도당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두 예비후보(박봉휘, 옥홍일)는 도당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범죄기록에서 감점이 많았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깊은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이 부분만은 도저히 도당의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억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지역 일각에서는 해당 후보가 자신의 정치 터전이었던 기존 지역구를 버리고 나 선거구를 택한 건 최근 당을 거의 장악하다시피 한 특정세력의 지원을 바탕으로 표를 얻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또 이들은 지역위원장 추천서 의혹도 꺼냈다. “공천심사에서 추천서를 받은 후보는 공천을 확정지었거나 경선을 통과했지만 추천서가 없는 후보자는 탈락시켰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해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거제지역위원장은 시장 후보로 출마해 공석이고, 운영위원장 임시대행 체제로 있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구태정치의 표본이자, 줄세우기정치, 패거리정치의 표본이 아니고 무엇이냐”며 분노를 서슴없이 드러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거제시의원 가 선거구 민주당 공천을 신청했던 손진일(55) 예비후보가 공천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손 예비후보는 과거 운전면허 적성검사 기간을 넘겨 이로 인해 벌금처분을 받은 경력이 있지만, 경선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탈락시켜버린 도당의 처사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만큼 학력과 스펙을 겸비했고, 오랜기간 지역에서 깔끔한 처신과 중량감 있는 활동으로 인지도가 꽤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별다른 이유 없이 공천심사 과정에서 1차 탈락자로 분류된 데 대해 크게 반발했다.

이 밖에 시의원으로 나섰던 한 여성 예비후보도 그동안 당에 기여한 공적을 무시한 채 공천심사에서 1차 탈락시켜 버린데 대해 분노하며 무소속 출마까지 적극 고려해왔으나 주변의 간곡한 만류로 최근에야 뜻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민주당 거제지역위 관계자는 탈락한 일부 후보는 당 기여도 등 공천심사 기준을 제대로 충족하지 못했거나, 또 다른 이유로 감점이 됐을 수도 있다는 상반된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내용은 좀 다르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논란’은 민주당 거제시장 경선 과정이었다. 당초 민주당 거제시장 후보는 지난해 5·9대선 표심(票心)과 지방권력 교체 열망을 쫓아 무려 7명이 나섰으나 막판 변광용, 문상모 두 예비후보의 양자 대결로 좁혀졌다.

변 후보는 경선 초반부터 터져 나온 일명 ‘조폭스캔들’로 상당한 곤욕을 치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공천심사를 무난히 거쳐 경선대상자로 확정됐다. 그는 수차례 선거 경험으로 인한 비교적 높은 인지도와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수성(守城)에 성공, 민주당 후보로 최종 낙점됐다.

반면, ‘전략공천설’ 등 갖은 소문을 몰고 등장했던 문상모 예비후보는 서울시 재선의원과 20여년의 중앙당료 경력을 바탕으로 김해연 전 도의원과 3인 경선대상자로 나섰던 장 운 후보, 보수계로 분류되는 윤 영 전 의원의 지지까지 등에 업고 거센 추격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는 6개월이라는 짧은 선거준비 기간은 물론,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형성된 거제지역의 새로운 정치 질서와 함께 특정세력의 새판짜기(?) 의도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해 경선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문 후보측이 가장 염려한 건 대중의 인지도 극복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딴 판이었다. 일반 유권자 투표에서 118표(20%) 차이로 져 선전했으나, 각 후보 진영의 잇단 동참과 지지선언으로 근소하게 이길 수 있다고 본 권리당원 투표에서 무려 450표(30%)로 참패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결과를 놓고 문 후보 진영은 물론, 그와 뜻을 함께 했던 다른 후보와 지지자들도 크게 당황했다. 문 후보의 인지도가 낮을 거로 봤던 일반시민들의 평가 결과는 예상과 엇비슷 했다.

그러나 권리당원 쪽은 문 후보측이 자체 집계한 경선 참여 수(數)나 평소 당성(黨性)을 아무리 분석 해봐도 특정세력의 조직적 움직임 없이 이런 일방적 결과가 나올 리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경선이 과열되면서 한때 특정후보를 민다는 소문이 난무하자 권민호 전 시장은 ‘경선 중립을 지키겠다’는 ‘입장문’까지 내며 측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하지만 권 전 시장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이를 전혀 다르게 해석하는 시각도 있었다. 오히려 일부 측근들은 더욱 똘똘 뭉쳐 은밀하게 특정후보 몰아주기를 노골화 했다는 후문이 지금도 지역정가에 자자하다.

그나마, 경선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감정의 골이 깊어져 우려를 자아냈던 경쟁 후보들이 최근 다시 만나 선거승리를 위해 서로 힘을 합치기로 했다는 소식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일부 당원들은 지방선거 이후를 더 걱정하고 있다. 민주당 후보가 시장에 당선 돼 거제권력 교체가 실현되면 일각의 우려는 자연스럽게 잦아들면서 봉합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실패했을 경우 당내 역학 구도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질 우려가 커 보인다.

이와함께, 경선 과정에서 보여준 일부 정치적 '농간'이 자유한국당 후보와의 본 선거를 통해 재현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믿고 싶지도 않지만, 이른 바 'ㅇㅇㅇ 구상'이 현실화 되면 거제의 적폐청산은 완전히 물건너 가게 된다.

당사자들은 한사코 부인하겠지만, 선거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일종의 '역선택' 모순이 벌써부터 지역 정가에 마치 음모처럼 떠돌고 있는 건 올바른 거제정치 미래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한 50대 여성 민주당원은 “사실 그 부분을 당원들이 가장 우려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나 선거 이후에도 우리가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숫적 열세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굴러온 바깥돌이 잘 자리 잡은 집돌을 밀어내는, 반드시 청산돼야 할 적폐가 오히려 지원세력과 야합해 새로운 권력자가 되는 모양새가 가장 걱정스럽다”고 말해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아무튼 더불어민주당의 적폐청산 의지는 다가올 6·13지방선거를 통해 거제지역 뿐 만 아니라, 나라 전체 밑바닥 민심의 시험대에 올랐다.

우리는 지난날 선거라는 국민 심판을 통해 고무줄 공천 등 정치적 자만(自慢)이 불러온 여러 정파의 지리멸렬(支離滅裂)을 수없이, 똑똑히 보아왔다. 

혹 민주당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대통령과 당 지지율만 믿고 섣부른 결정과 안이한 판단으로 지방선거에 임한다면 결과는 자명(自明)하다.

‘기회는 균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라는 문 대통령의 취임사가 앞으로 거제정치에서 어떤 형태로 뿌리를 내려갈지, 아니면 초장부터 실패를 자초할지 깊은 관심으로 지켜 볼 일이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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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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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 2018-05-05 08:14:21

    정확하게 거제 민주당의 현실을 짚어낸 기사입니다. 잘 일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적폐청산 대상이 적폐 주도 대열에 비겁하게 새치기한 꼴...참 한심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가증스럽군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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