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 엄정수사 지시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국군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에 대해 엄정수사 지시를 10일 내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촛불집회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구 국군보안사령부)가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한 것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독립수사단을 구성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송영무 국방부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을 '촛불혁명으로 태어난 대통령'이라고 표현한 뒤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국민의 뜻을 실현한 것"이라고 촛불집회를 평가했다.

이러한 평화적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을 기무사가 잠재적 제압의 대상으로 보고 계엄령을 검토했다는 점은 헌정파괴에 버금가는 국기문란으로 문 대통령이 인식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함께, 문 대통령은 독립수사단이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도록 지시했다.

독립수사단은 군내 비육군, 비기무사 출신의 군검사들로 구성될 예정이며, 국방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고 독립적이고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게 된다.

김 대변인은 "이번 특별지시는 현안점검회의 등을 통해 모아진 청와대 비서진의 의견을 대통령이 인도 현지에서 보고받고 서울 시각으로 어제 저녁에 내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여·야 정치권도 이 논란을 두고 전혀 다른 관점에서 날선 공방을 주고 받고 있다.

당시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은 쿠데타 흔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기무사) 문건 어딜 봐도 계엄령 발동해 정권을 탈취하겠다는 쿠데타 흔적은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근혜 탄핵 우려먹기를 하고 있는 문재인정권이 기무사 문건을 들먹이며 적폐몰이를 계속하고 있다"며 "기무사의 은밀한 문건이 지난 한주 난데없이 한꺼번에 쏟아진 배경에 대해서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일부 인사들도 논란에 가세했다. 김진태(53·춘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올린 '계엄 검토 선동으로 기무사 흔들지 마라'는 글에서 "국민을 선동해 국가기관을 무력화하는 데 정권이 앞장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좌측부터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강연재 변호사. 출처:Daum 인물>

그는 "대비책은 결국 대비책으로 끝났고 탄핵이 인용됐는데도 계엄을 선포하지 않았다"며 "소요사태에 편승한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계엄의 요건과 절차를 검토하는 건 군 당국의 당연한 의무"라고 옹호했다.

또 지난 6월13일 서울 노원 병 보궐선거에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한 강연재(43·여) 변호사도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소설을 씁니다. 왜곡, 억지 오바가 도를 넘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불리할 때 한 번씩 이런거 던져주면 진짜 앞뒤 정황, 사실 체크. 각자 판단도 없이 덥썩 물고 미친 듯이 흥분하는 개돼지의 수준으로 우리 국민을 보고 있는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 체계상 위수령과 계엄선포 업무는 합참 소관이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군 명령체계를 벗어나 정당한 권한도 없는 기무사가 왜 이를 검토한 문서를 만들었는지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아직 당의 공식적인 반응을 내지 않고 있어 곤혹스런 입장을 짐작케 한다.

반면, 민주당은 국정 조사와 함께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며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에서 "기무사의 문건 작성 지시자, 실행준비 등에 대해 당국이 진상조사를 철저히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역시 문건 책임자 처벌과 기무사에 대한 강도 높은 전면개혁을 촉구했다. '댓글공작' 의혹으로 이미 한 차례 논란을 겪은 기무사가 또 다시 의혹을 받아 여론이 나빠지자 기무사 개혁에 한목소리로 가세한 형국이다.

아뭏든 이번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지시한만큼 결과에 따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