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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농단 의혹'과 양심없는 판사들
거제저널 | 승인 2018.09.12 18:07

‘법조3륜(法曺三輪)’이란 말이 있다. 간단히 말하면 법으로 심판하는 판사, 법을 집행하는 검사, 억울한 사람을 변호하는 변호사를 말한다. 좀 격조있게 표현하자면 대한민국 법 체계를 떠받치는 3개의 기둥(축)이라고 할까.

요즘은 ‘법조3륜’이란 말을 잘 안써지만 과거 서슬이 퍼렇던 군사독재 시절에는 선민의식(選民意識)으로 자기네들 '끼리 끼리' 똘똘 뭉친 법조공동체(?)를 뽐내며 상용하던 말이다.

이 법조3륜의 한 축인 법원이 요즘 크게 고장 나 있다. 이른바 ‘상고법원’ 설치 문제로 촉발된 ‘사법 농단 의혹’ 파동은 날이 갈수록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치닫고 있다. 

상고법원은 대법원이 맡고 있는 상고심(3심) 사건 중 단순한 사건만을 별도로 맡는 법원을 말한다. 상고법원이 설치되면 민·형사 등 일반사건은 상고법원이, 사회적 파장이 크거나 판례를 변경해야 하는 사건은 대법원에서 맡아 심리해 판결하게 된다.

대법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4년 대법관의 과중한 업무량을 이유로 상고법원 도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최고법원인 대법원에서 재판받을 권리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으며 무산됐다.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대법원 행정처 소속이었던 법관들은 정권과의 ‘재판거래 의혹’에 이어, 마치 비리 기업인 수사에서 나올 법한 ‘비자금 조성’까지 다양한 수법의 범죄를 자행한 게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한 재판연구관은 재직시절 작성된 공문서를 퇴직하면서 갖고 나간게 들통나자, 법원이 이례적으로 나흘간이나 영장을 검토하며 시간을 벌어 주는 사이 모조리 문서를 파쇄해버리는 모리배 수준의 비겁한 행태를 보여줬다.

이런데도 법원은 매일 과거 자기 식구들에게 발부된 압수수색영장을 무더기로 속속 기각하며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뭔지 몸소 보여주고 있다.

90%에 달하는 압수수색영장 기각율을 보다 못한 사법부 일각에서 '너무 심한것 아니냐'는 지적도 했지만 물불을 가리지 않는 그들의 기세에 맥을 못추는 듯 하다. 이쯤되면 국민의 눈에는 영장전담 판사가 아니라 피의자인 전직 고위법관들과 공범에 가깝다고 볼 수밖에 없다.

급기야 재판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영장전담판사가 벌써부터 죄가 되고 안되고까지 판단하는, 기막힌 현상이 오늘도 법원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더구나 그 판사는 피의자로 지목 돼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전 고위법관과 과거 한 부서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는 보도를 보면 그들이 늘 말하는 양심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이런 가운데 평판을 생명같이 여기는 전국의 판사들은 ‘법관회의’ 몇번 소집해 자기네들끼리 쑥덕거릴 뿐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과거 같으면 정의를 외치며 '직역(職域) 수호'를 위해 벌떼같이 들고 일어날 ‘법란(法亂)’이 벌써 몇 번은 날 법도 한데...

검찰의 칼끝이 점점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법원행정처 전 고위법관들로 향하고 있지만, 까면 깔수록 끝을 알수없는 그들의 농단에 놀란 국민들은 도저히 법관들이 한 행동으로 믿고싶지 않은 참담함을 느낀다.  

OECD가입국의 사법부 신뢰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중 ‘사법부를 신뢰한다’고 답한 이는 27% 뿐이다. 이는 OECD 42개국 중 39번째로 최하위권이다. 또 2016년 형사사건 항소율이 약 43%를 보일 정도로 국민들이 재판 결과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데이터는 이번 ‘사법 농단 의혹’과 함께 사법부 스스로가 국민적 불신을 자초해 왔음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하기야 법조계의 썩은 구석이 어디 법원의 '재판거래 의혹' 뿐이던가. 잡으라는 진짜 죄인은 놓치면서 힘없고 죄없는 사람을 툭하면 잡아가서 서로 짝짜꿍해 그들이 내키는대로 죄를 덮어 씌우고 감옥에 가두는 일 또한 허다했다.

그래놓고 정권이 바뀌니까 자기네들 살 궁리나 하면서 과거사위원회니 뭐니 만들어 호들갑을 떠는 꼴은 참으로 가관이다. 

극심한 생존경쟁에 내몰린 일부 악덕 변호사는 또 어떤가. 그들은 법에 무지한 억울한 이들에게 그냥 ‘허가 낸 도둑’일 뿐이다. 법 지식을 팔아 약자의 피를 빨아먹는 일이 얼마나 비일비재 한가.

법조3륜에 한번이라도 당해 본 사람들은 모두 치를 떨 정도다. 이게 바로 올해로 70주년을 맞는 대한민국 사법부(법조계)의 민낯이다.

아뭏든 검찰이 모처럼 사법연수원 시절부터 우월 의식에서 젖어 양심을 내팽개친 몰지각한 일부 전·현직 판사들을 향해 제대로 된 칼날을 겨눈 것 같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지휘하는 한동훈(3차장) 수사팀은 이번 ‘사법 농단 의혹’을 단 한점도 남김없이 파헤쳐 사법 불신을 완전히 털어내고, 참담한 국민의 심정까지 깨끗이 씻어주기를 기대한다.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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