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칭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과 공모해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52) 경남지사에게 허익범 특검팀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28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허익범(59) 특별검사는 2개 공소사실을 구분해 김 지사에게 업무방해 혐의는 징역 3년,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허 특검은 이날 "관련자 진술과 텔레그램 및 통화, 포털 사이트 접속 내역, 압수된 수많은 모바일 폰 등 객관적 물증으로 충분히 인정된다"며 "민의를 파악하고 국정에 반영해야 할 임무를 가진 의원이 합법을 가장한 사조직을 활용해 민의 왜곡에 관여하고 지원받으면서 은밀한 요구에 휘둘리는 행위를 한 점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허 특검은 그러면서 "피고인은 선거를 위해서라면 불법 행위를 하는 사조직을 동원할 수 있고, 공직을 거래 대상으로 취급할 수 있다는 일탈된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김 지사는 최후 진술에서 " '드루킹' 김동원씨가 선의를 악용하고 사조직인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조직 장악을 위해 활용했다"면서 " '댓글 조작' 사건의 본질은 인사 추천이 무산된 데 불만을 품은 일부 온라인 지지자들의 일탈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저는 이전 대선에서 권력기관을 동원한 댓글 사건이 국가적 문제가 됐던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며 "그런 제가 두세 번 만난 사람과 불법을 공모하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온라인에서 선거운동을 공모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항변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재판 직후 논평을 내고 "그야말로 초지일관 자세로 정치 특검을 자인한 셈"이라며 "실체적 진실은 무시하고, 특정인의 진술에만 의존한 정치 특검의 '오기 구형' "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측은 "특검의 징역 5년 구형은 정당했다. 김 지사가 증인들이 말하는 부분에 대해 부인했는데 특검에서 봤을 때는 범죄사실이 충분하다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경남도청 공무원들은 "당초 예상 보다 구형량이 센것 아니냐"며 앞으로 최종 선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 무렵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을 위해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한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대선 후 드루킹과 2018년 6·13 지방선거까지 댓글 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놓고 인사청탁을 하는 드루킹에게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함께 받고 있다.

지난 8월 24일 허 특검팀에 의해 재판에 넘겨진 김 지사의 1심 선고공판은 내년 1월 25일 열린다. 이날 앞서 특검으로부터 징역 7년을 구형받은 드루킹 일당의 선고도 함께 있을 전망이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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