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경찰서(서장 강기중)는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 둔 승용차 트렁크에서 230만원 상당의 골프채를 훔친 A(60)씨를 절도 혐의로 4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B씨는 지난해 12월 24일 오후 1시 30분께 자신의 아파트에 승용차를 주차시키면서 골프백이 실려 있는 트렁크(짐칸)가 약간 열린 줄 모른채 귀가했다.

잠시 후 인근 아파트에 사는 A씨가 주차된 승용차 옆으로 지나가다 약간 열린 트렁크 속의 골프백을 보자 ‘견물생심’이 발동했다.

골프를 칠 줄 모르는 A씨는 일정한 직업이 없어 생활이 어렵던 차에 골프채가 값비싸 팔면 돈이 될 줄 알았던 것. 그는 몰래 골프백을 훔쳐 자신의 차에 싣고 고향인 전남 신안으로 줄행랑을 쳤다.

B씨는 이런 줄도 모르고 이틀 후 지인들과 미리 약속한대로 스크린골프장에 가서 승용차 트렁크를 열어보니 그때서야 골프백이 없어진 줄 알았다. 

난감한 B씨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아파트에 설치된 CCTV를 통해 A씨의 범행 장면을 포착한 후 신원을 확인해 자진 출석을 권유했다.

결국 모든 게 들통난 B씨는 체념한 채 스스로 경찰서에 출석해 범행을 시인하고 골프백을 되돌려주었지만 절도죄로 입건되는 처지가 됐다.

경찰 수사관계자는 "좀 황당한 사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순간을 못참은 B씨가 안타깝기도 했다"며 "도난예방을 위해 승용차를 주차시킬 때는 차문이나 트렁크가 제대로 닫혔는지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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