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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의회만 그런가 !
거제저널 | 승인 2019.01.12 05:47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의 외국 연수과정 가이드 폭행과 노래방 도우미 요청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문제 의원은 현지 경찰이 출동할 정도로 폭행이 심각했는데도 가이드가 선처 해주자 오히려 "나도 돈 좀 벌자. 한대 쳐 봐라"며 겁박까지 했다고 한다. 귀국 후에도 반성과 부끄러움은 커녕 "그냥 살짝 스칠 정도였다"고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둘러대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더구나 이들 일행인 한 의원은 '여성 도우미'가 있는 술집을 가이드에게 찾아달라고 요구하는가하면, 일부는 호텔에서 술을 마시고 고성을 질러 일본인 투숙객들의 항의를 받고,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음주가무까지 이어졌다니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주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아니라 나라 망신 시킨 대표 꼴불견들이다. 웬만한 시정잡배들도 소문이 무서워 연수 프로그램을 이런 식으로 진행하지 않을거다. 그래놓고도 이들이 소속된 정당은 사건이 보도된지 열흘만에 겨우 몇줄 짜리 사과문을 발표했다. 꼭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예천군민들은 군청과 군의회 홈페이지에 "정말 쪽 팔려 이사를 가고 싶다"는 글이 줄을 잇고, 시민사회단체가 나서서 '군의원 9명 전원 사퇴'를 주장하며 의회 농성과 군민 궐기대회까지 열면서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1995년 지방의회가 '풀뿌리 민주주의 상징'으로 출발한 이후 최악의 '윤리 참사'다. 그동안 수없이 지적돼 왔던 '기초의회 무용론' 과 '의원 자질론'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형국이다. 무엇보다도 여론을 주도하고 결집시키는 언론보도의 집중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파장은 쉽게 속단키 어려워 보인다.

그런데 이번 사건이 인구 4만5천여명 주민 대표인 군의원들의 국외연수 중에 일어난 일부의 일탈로만 볼 수 있을까. 과연 예천군의회만 이런 수준일까? 결코 아니라고 본다.

지난 8년간 지역언론에 몸담아 오면서 공무 국외연수 관련 취재와 그들로부터 직접  전해들은 거제시의회의 그것 역시 별반 차이가 없다.

한때 거제시의회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당시 거제시의회는 그동안 대부분의 국외연수가 '외유성 관광'이라는 숱한 지적과 비판 끝에 5인 이상을 무조건 사전심사 대상으로 바꾼 시점이었다.

지금은 모든 국외연수를 심사하는 모양이지만, 5∼6명의 위원들이 서류만 보고 '사전심사' 한다는 자체가 겉치레에 불과했다. 몇차례 진행된 심사에 참여한 결론은, 사실상 시민의 세금으로 떠나는 '해외관광'을 용인(容認) 해주는 형식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자괴감만 들었다.

물론, 몇몇 의원은 사전에 제대로 된 계획과 연수 일정을 알차게 진행한 후 내실있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상당수가 '국외 연수'라는 이름이 민망할 정도의 일정을 때우고, 돌아와서는 그 뒷얘기를 그네들 입으로 자랑하듯 들을때마다 내심 당혹스러웠다.

구체적으로 과거 누가 어떻게 지탄받을 행동을 했는지는 알만한 거제시민은 다 안다. 구설수에 올랐던 그들 스스로가 더 잘알테니 굳이 여기서 자세한 언급은 필요 없을듯 싶다.    

'국외 연수'라는 일탈의 유형이나 지역만 다를 뿐 기초의회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아무리 문제를 제기하고 또 비판하고 시정을 촉구해도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면 이는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기초의원들의 개별적 능력이나 도덕성, 청렴성을 강조하는 것도 좋지만, 핵심은 기초의회를 둘러싸고 있는 정치환경 자체가 너무 낙후돼 있다는 점이다.

좁은 지역에서 고만고만한 자리 몇개를 거치며 제법 이름이 지상(紙上)에 오르내리면 그 다음은 시의원 자리를 기웃거린다. 그러다 공천권을 거머 쥔 당협위원장이나 국회의원 줄을 잡으면 감투를 꿰차는 지름길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에게 높은 도덕성이나 자질 같은 건 그다지 중요한 잣대일 수 없다.

돈 있고 지역에서 행세 좀 하는 그들을 의회에 심어놓고 선거때가 되면 표몰이용 조직책으로 이용하는 현행 방식의 정치시스템이 존재하는 한 기초의원들의 수준은 죽어도 높아질 수 없다. 

그런 수준의, 그렇게 선출된 이들이 과연 시민을 두려워하겠는가. 겉으로는 적당히 숙이면서 다음 공천을 위해 당이나 권력자에게 잘 보이는 게 계산상으로 훨씬 낫다고 생각할 뿐이다.

분노한 국민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예 기초의회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기초의회를 없애자는 건 다소 감정이 앞서 보인다.

다만, '견제없는 권력은 언젠가 괴물이 된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자. 그들이 진정한 시민의 대표로 청렴하고 올바르게 의정활동을 할수 있도록 끊임없는 견제와 감시의 책무를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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