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거제시 사등면의 한 펜션에서 발생한 20대 남성 3명 변사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이들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만나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최종 확인, 일반변사 사건으로 종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비보를 듣고 지난 23일 새벽께 황망히 거제경찰서에 도착한 유족들은 숨진 3명 모두 전날 “친구를 만나러 간다”며 집을 나갔다고 경찰에 진술한 걸로 알려졌다.

숨진 3명은 모두 별다른 직업이 없으며, 이들 중 부산에 거주하는 B(28)씨의 경우 지난해 10월 충남 안면도에서 한차례 극단적 선택을 했으나 구조 당국의 즉각적인 대처로 목숨을 건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장소가 '거제 바닷가 펜션'이라는 사실 외에 특별한 이유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거제백병원에 안치된 3명의 시신은 지난 23일 낮 12시께 통영지청 담당검사의 검시를 거쳐 오후 3시께 발부된 ‘일반변사사건처리 검사지휘’에 의해 유족들이 인수해 각자 연고지로 운구됐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한해 거제시 자살자는 90명에 달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자살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통계는 최초 변사(死因 불명)사건으로 신고됐다가 자살로 최종 마무리된 경찰 집계 129명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당시 거제시민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에는 극심한 조선불황으로 인한 생활고를 비관한 이유도 상당수 있었으나, 가장 큰 문제는 이번 사건처럼 전혀 연고가 없는 이들이 마지막 순간을 단지 ‘풍광좋은 바닷가’ 거제에서 보내기 위해 찾는다는 것이다.

경찰의 한 수사관계자는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얘기지만, 그것은 수사관들 사이에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2∼3일에 한번씩 발생하는 변사사건을 처리할 때 마다 늘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솔직히 ‘왜 꼭 거제에서?’라는 생각이 왕왕 들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펜션 업주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사건발생 이후 경찰에 상호를 절대 알리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이미 일부 입소문을 타는 바람에 경찰에 수차례 항의전화를 한 걸로 알려졌다. 흉흉한 소문 때문에 아무런 잘못도 없는 펜션 업주가 엉뚱한 피해를 당하는 셈이다.

다행히 2017년과 2018년에는 거제시의 자살율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지만, 아직도 자살율 전국 최상위권의 오명(汚名)을 벗지 못하는데는 이런 고민까지 도사리고 있는만큼, 경찰과 행정 등 관계당국 간의 적절한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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