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3일 치러지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후보 등록이 27일 마감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모두 13명의 농·수·축·산림조합장을 뽑는 거제지역 일부 조합장 후보들 간 '법적 공방'이 이어지면서 가열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거제수협장 후보에 출마한 성충구(65) 전 수협장은 지난 21일께 이번 선거에 함께 출마한 엄준(52) 후보를 상대로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거제경찰서에 고발했다.

성 전 조합장은 지난해 11월21일 지역 모 인터넷신문이 거제수협장 출마예상자 3명을 소개, 보도하면서 엄 후보의 당시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당시 엄 준 후보는 "근래 10년 동안 두 사람의 수협장 때문에 부실수협으로 전락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성 전 조합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요지의 반박 자료를 냈으며, 이후 해당 매체는 양측의 주장과 논란을 함께 보도 했다.

성 조합장은 자료를 통해 "제 임기 6년동안 흑자경영을 했으며, 엄준 출마예정자가 3년간 비상임감사로 직무를 성실히 수행했다면 이를 잘 알것"이라며 "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이 2014년말 4.69%(전국수협 평균 2.78%)로 전국 92개 조합 중 상위권으로 성장했으나, 2016년말 2.74%(전국 평균 3.34%)로 추락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엄 후보는 "그 부분은 이미 거제선관위에 출석 진술해 무혐의로 종결 됐으며, 같은 내용의 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지난 25일에는 거제수협(조합장 김선기)이 성충구 전 조합장을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고발했다. 

거제수협측은 성 전 조합장이 최근 지역 한 인터넷매체 인터뷰를 통해 '생선을 냉동보관해 판매하는 매취사업에서 20억 손실이 났고 법원은 전 조합장 책임이 아니라 현 조합장 측에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는 내용과 ‘본인 임기(2009년~2014년) 동안 매년 흑자경영을 했다'는 내용을 문제 삼았다.

성 전 조합장은 또 다른 지역매체와 인터뷰에서 '6년간 흑자경영으로 안전하게 운항하다 하선한 선장만 탓하고 사실을 왜곡하고 음해성 유언비어까지 나돌고 있다는 성 전 조합장의 표현 등도 위법하다'고 고발장에 적시했다.

거제수협측은 "매취사업 관련으로 현 조합장이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2015년 중앙회 감사에서 2014년 결산은 '분식 결산'으로 손실이 발생한 걸로 지적된 사실이 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성 전 조합장은 이에 대해 "2015년 5월 법원 판결문을 내가 입수해 갖고 있고 그걸 근거로 말한 것일 뿐"이라며 "나는 당시 3월20일에 그만뒀기 때문에 내가 재임할 때 문제는 아니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검찰이나 경찰이 부르면 출석해서 성실히 소명하겠지만 법 문제를 떠나, 오히려 이번 선거에서 엄정중립을 지켜야 할 거제수협이 특정후보를 고발하는 게 과연 올바른 처사인지 조합원들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 에둘러 지적했다.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제61조(허위사실 공표죄)는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선거공보나 그 밖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이와함께, 상품권을 조합원에게 돌리다 적발돼 거제시 선관위가 지난달 30일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고발했던 이 모(57) 거제시산림조합장 사건은 거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서 수사중이다.

당시 중앙선관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월 지인을 통해 2500만원 상당의 농협 상품권을 구입한 후 조합원 8명에게 각각 10만원씩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현직 조합장을 지난 30일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고발했다"고 공개했다.

중앙선관위는 이어 "해당 조합장은 선관위 조사가 시작되자, 조합원에게 제공한 상품권을 회수하면서 그에 상당한 현금을 제공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조합장 이씨는 지난주 거제경찰서에 소환돼 1차 조사를 받은 걸로 전해졌다. 경찰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 어렵지만, 고발장에 기재된 내용 외에 추가 혐의 여부도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이번 조합장동시선거와 관련 일부지역에서 '5당4락(5억 쓰면 당선, 4억 쓰면 탈락)' 이라는 말이 떠도는 등 아직도 금품선거가 근절되지 않고 있어 개탄스럽다"고 27일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지난주까지 전국에서 금품 등을 돌리다 적발된 부정선거사범 5명을 구속하고 80여명을 수사기관에 고발조치 했다. 또 이번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현재까지 8명의 신고자에게 모두 1억 3천여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신고포상금 최고액은 3억원 이다.

선거일이 점점 다가오면서 불법행위 역시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선관위와 경찰도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부정선거 단속에 일제히 돌입했다. 

거제경찰서는 지난 26일부터 선거전담팀인 수사과 지능범죄수사팀을 중심으로 24시간 선거상황실을 가동하고 즉응태세에 들어갔다.

거제시선관위도 28일부터 공정선거지원단 16명이 공휴일 없이 24시간 선거부정 감시활동에 들어가는 등 선거 단속체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번 동시조합장 선거에서는 전국 1344개 조합(농협 1114개, 수협 90개, 산림조합 140개)의 조합장을 뽑는다. 선거운동 기간은 28일부터 14일간이다.

한편, 이번 보도에 대해 28일에 이어, 3월1일 성충구 전 거제수협장측에서 반박보도 협조요청을 해왔으므로 원문 그대로 싣는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저작권자 © 정의로운 신문 거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