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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살인범, 범행 전 두차례 사전 답사"…계획 범죄경찰 브리핑 "범인 박씨, 투신 직전까지 피해자 사망 몰랐다"…위기협상요원 "대화 도중 감정 기복 심해"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19.07.09 14:03
<사건 개요를 브리핑하는 한종혁 거제경찰서 형사과장>

거제시 옥포1동 주상복합 M아파트에서 건설사 대표를 흉기로 살해하고 20층 옥상으로 도주 후 경찰과 밤샘 대치 끝에 투신해 숨진 박모(45)씨 사건에 대한 브리핑이 9일 오전 10시30분 거제경찰서 3층 강당에서 열렸다.

한종혁 형사과장은 “8일 오후 2시17분께 사건 현장에서 미리 준비해 간 흉기로 피해자 A(58) 씨를 살해하고 도망한 범인 박씨는 오후 3시 20분부터 아파트 20층 옥상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9일 오전 6시께 옥상에서 투신했고, 추락 과정에서 5층 창문틀과 1층 통로 지붕 등지에 2회 충격 후 에어매트 위로 떨어져 숨졌다”며 사건 개요를 밝혔다.

한 과장은 이어 "지난 8일 범인 박씨의 전처(45)를 불러 조사한 결과, 숨진 건설사 사장과 전처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계속 의심해 왔으나, 전처는 남편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혀, 전 남편 박씨의 일방적인 의심 끝에 범행을 저질렀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박씨와 전처 간의 이혼 사유도 이번 사건과 관계가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한 과장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처가 정확히 진술하지 않아 관련성을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한 과장은 범인 박씨가 아파트 20층 옥상으로 도피 직후 미리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를 자신의 휴대폰 케이스에 끼워 지상으로 던졌는데 “전처와의 문제로 인해 먼저 간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범인 박씨는 앞서, 지난해 1월 낮에 전처와 다투다 112신고가 돼 조사를 받았으나 협의이혼 과정에서 단순폭행 사건으로 전처의 처벌 불원 의사에 따라 불기소(공소권없음) 처분한 사실이 있다고 한우식 여성청소년과장이 부연 설명했다.

이와함께, 지난 4월 재결합을 요구하며 박씨가 전처의 집과 사무실을 자주 방문하자, 경찰은 불안감을 호소하는 전처에게 신변보호를 등록하고 지난 5월7일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씨가 20층 옥상에 있다는 아파트 주민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박씨는 운동화를 벗어 땅바닥으로 던진 맨발 상태였으며, 술은 전혀 마시지 않았다고 밝혔다.

범인 박씨가 옥상으로 도피 후부터 투신 직전까지 설득과 대화를 나눈 경남경찰청 위기협상요원은 “범인은 주로 개인 신상과 관련된 하소연과 자신이 살아온 인생사를 얘기했다”며 “설득 과정에서 감정적 혼란과 안정이 자주 반복되는 등 상당히 설득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위기협상요원은 “마지막에는 어느 정도 안정감을 보이며 투항하겠다는 의사까지 엿보였으나 갑자기 투신했다”고 말하자, 기자가 ‘협상 과정이 실패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협상요원은 “16시간 동안 후회와 불안감이 교차되는 내용의 많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전처와 가족에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며 “그러다 갑자기 ‘나를 설득하지 마라’고 불안증세를 보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차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이런 과정은 사실상 투항해 장기적으로 징역을 살면서 고통을 당하느냐, 아니면 짧은 극단적 선택을 하느냐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는 선택적 기로에서 극도의 불안감과 함께 날이 점차 밝아지면서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결국 순간적으로 투신을 선택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범인 박씨가 투신 직전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는데 무슨 뜻이냐’고 질문하자, 위기협상요원은 “지금 껏 대화를 많이 나눴는데 투항하지 않고 투신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 미안하다는 뜻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범인이 갑자기 뛰어내릴 때 즉시 제지할 수 없을 정도로 거리를 둔 이유가 뭐냐’고 질문하자, 위기협상요원은 “범인이 난간위에 앉아 흉기를 양손에 들고 있었고, 우리가 다가서면 뒷걸음질 치기를 반복하는 위험한 상황이 계속됐기 때문에 당연히 일정한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기자들은 ‘오전 4시께 추가 투입된 위기협상요원이 오히려 신뢰관계 측면에서 상황을 악화시킨 게 아니냐’는 취지로 따졌다.

한종혁 형사과장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협상요원 추가 투입시 범인 박씨가 다른 사람과 얘기해 보고 싶다는 동의를 받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뤄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박씨가 에어매트를 많이 설치했지만, 추락 과정에서 1∼2회 아파트 구조물과 충돌 후 떨어졌기 때문에 즉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기자들이 소방관계자를 상대로 애어메트의 성능 등에 대한 질문이 집중적으로 이어졌다. 에어매트 설치 위치가 잘못됐거나 제 기능을 했느냐는 취지였다.

배석한 조백수 거제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은 “처음에 5층 짜리 3개, 10층용 1개를 설치했다가 고성소방서에서 가져온 15층용 에어매트를 추가 설치했지만 투신자가 다른 구조물에 부딪친 후 추락했기 때문에 생존하지 못한 걸로 본다”고 말했다.

거제저널 기자가 “범인은 현장을 미리 둘러보는 등 사전답사를 한 후 열려진 옥상문으로 들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장소까지 파악하고 범행에 이르렀다고 보이는데?‘라고 질문하자, 경찰은 ”그렇다. 범인도 스스로 2회 정도 사전답사 했다고 말했고 실제 그런 장면이 아파트 CCTV 등에 포착됐다“고 확인해 주었다.

또 ‘범인이 투신하기 전까지 앞서 흉기로 찌른 피해자가 사망한 사실을 알았느냐’고 질문하자, 경찰은 “휴대폰도 던져 버렸고, 협상 기법상 그런 내용은 절대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숨진 사실은 몰랐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경찰은 범인 박씨가 가정폭력등으로 3회 정도 범죄경력이 있으며, 정신 병력 등 여부는 앞으로 조사를 더 해봐야 알수 있다고 밝혔다.

범인 박씨는 전처와 1999년 결혼했으나 지난해 5월 협의 이혼했으며, 전처는 살해사건 당시 외근을 나가고 현장에는 없었던 걸로 알려졌다.

브리핑에서는 범인 박씨가 주상복합 아파트 1층 복도에서 이날 오후 2시17분께 피해자를 흉기로 찌른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치 장소인 19층에 내려 열려있는 20층 옥상으로 올라가 “죽겠다”고 고함을 지르는 걸 목격한 주민이 신고한 오후 3시20분까지 1시간 동안 방치돼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는 '사람이 칼에 찔렸다'는 112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한동안 아파트 20층 옥상으로 도주한 범인의 동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경찰은 도주하는 범인을 목격한 사람이 있었으면 즉시 알수 있었지만 그런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20층 옥상에 올라가 있는 범인이 늦게 발견됐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범인 박씨가 수개월 전까지 조선협력사에 다니다 최근에는 별다른 일 없이 지내고 있으며, 전처는 건설사에 근무한지 4∼5년 됐다고 설명했다.

한 형사과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이번 사건은 피의자가 사망해 공소권없음으로 종결할 예정이지만, 앞으로 구체적인 범행경위와 범인의 행적 등을 밝히기 위해 기본적인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거제저널 취재에 의하면, 앞서 범인 박씨는 점심 식사를 마치고 화장실에 들렀다 사무실로 돌아오던 무방비 상태의 피해자 A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던 걸로 확인됐다.

아파트 1층 상가에 있는 건설사 사무실은 ‘ㄱ’ 형태로 꺾인 복도를 따라 상가 공용화장실과 연결돼 있는데, 박씨는 시야에 가린 모서리 부분에 숨어 A씨가 들어오기를 계속 기다리다 순간적으로 기습한 걸로 보여 사전에 현장답사 등 치밀한 계획 범죄를 추정케 했다. 

당시 범인 박씨는 A씨의 가슴과 목 등 치명적 부위를 마구 찔렀고 갑자기 당한 A씨는 제대로 저항조차 못한 채 쓰러졌다. 그 직후 A씨 비명소리에 놀란 사무실 여직원인 A씨 딸이 뛰어나와 현장을 확인하고 곧 바로 119에 신고했다.

피로 흥건한 참혹한 현장을 목격한 A씨 딸은 현재 엄청난 충격으로 몸을 제대로 가눌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 하고 있어 가족들과 주위에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와함께 피해자 A씨는 범인 박씨가 평소에도 사무실로 전처를 찾아와 괴롭히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불안해 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앞서 경찰의 설명처럼, 범인 박씨는 이혼한 전처와 재결합을 요구하며 집요한 접근이 있었던 걸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사무실로 찾아온 범인 박씨를 피해자 A씨가 몇번이나 타일러 돌려 보내는 장면이 아파트 일부 주민들에게도 목격되기도 했다.

특히, A씨의 친구와 지인들도 범인 박씨와 직원인 전처 간의 갈등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A씨가 주변에 "5년 가까이 일해 온 직원을 당장 자를수도 없고 머리가 아파 죽겠다"는 말을 몇번이나 했다는 사실도 취재결과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이날 경찰의 사건브리핑에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및 MBN, JTBC 등 종편 전 방송사와 연합뉴스TV, YTN 등 뉴스전문채널, 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 등 통신사 및 한겨레, 중앙, 동아, 한국일보,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등 중앙일간지 및 도내 대부분의 일간지 기자 50여명이 참석했다.

거제지역 언론은 거제저널과 거제인터넷방송·모닝뉴스, 중앙신문, 거제뉴스 등 4개사 기자들만 모습을 보였다.<수정 재배열 : 10일 15:30>

<방송사 및 언론사 기자들의 취재 모습>

<위기협상팀 요원이 당시 범인과 대화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조백수 거제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이 현장에 설치한 에어매트 기능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Knn 뉴스아이 화면>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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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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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 2019-07-11 06:30:33

    잘 봤습니다. 그 어떤 중앙이나 지방일간지 신문보다 돋보입니다. 서 대표께서 현직 재직시 많이 다뤘던 사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군요^^ 다만, 고인을 아는 사람으로 이번 황망하게 가족을 잃은 분들께 심심한 위로를 보냅니다.   삭제

    • 에이스 최 2019-07-10 08:43:11

      엊그제 해외에 머물고 있는데 거제에 큰 살인사건과 인질사건이 있다해서 궁급했는데 이걸보고 얘기하는군요. 아뭏든 사건 내용 자세히 보도해서 잘 읽었습니다.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은 같은 업계에서 잘 알고 지내는 지인입니다. 그분의 명복을 빕니다. 가족들이 힘을 내 잘 살아 갔으면 좋겠습니다.   삭제

      • ㅎㅎ 2019-07-10 08:29:45

        사건 기사는 거제저널 말고 다른 신문은 볼 필요가 없다. 대개 그냥 쓰 주는거 그대로 올리거나 소설쓰기 한다. 거제저널은 현장을 뛰고 시민들에게 우엇을 전달 하려는지 메세지가 있다. 그래서 난 지역신문은 거제저널을 최고라고 생각한다. 거제저널! ㅇ성원합니다. 지금처럼 쭈~욱 화이팅 사시길~   삭제

        • 독자 2019-07-09 18:26:49

          정말 어느 신문 보다 사건 내용을 정확하게 자세히 보도해주어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거제저널. 홧팅!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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