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저널
상단여백
HOME 뉴스 사회 HOT 뉴스
日, 대우조선 기업결합심사 '보이콧' 방침 굳힌 듯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19.08.02 15:15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매각 추진 과정에서 뜻밖의 '변수'를 만났다. 2일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일본이 기업결합심사를 반대할 것이라는 유력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카자흐스탄 등 5개국을 심사 대상국을 확정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려면 국내 공정위는 물론이고 해외 주요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이들 국가 중 단 한곳이라도 반대하면 합병은 무산된다.

현대중공업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이어, 지난 22일 두 번째로 중국 심사당국에 기업결합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일본과 카자흐스탄, EU 순으로 심사를 신청할 계획이었다.

이는 중국과 일본이 EU에 비해 상대적으로 승인을 받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EU는 지난 4월 부터 대행기관을 통해 협의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 신고서는 제출하지 않았다. EU는 글로벌 상선 운영 상위 25개국 중 10개국이 포진돼 있어 이번 기업결합 심사의 최대 난관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우리와 경쟁국이지만 주력 선종이 다르다. 국내 조선사들은 액화천연가스(LNG)선에서 강점을 지녔고 중국은 벌크선, 일본은 크루즈선 건조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은 기업결합을 통해 조선업 구조조정에 나선 전력이 있거나, 현재 구조조정을 진행중이기 때문에 합병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명분이 사실상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1~2위 조선소인 중국선박공업(CSSC)과 중국선박중공업(CSIC)이 통합하며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중이다. 일본 2위 조선사인 일본해양연합(JMU)도 과거 유니버설조선과 IHI마린유나이티드가 합쳐서 출범했기 때문에 한국과 서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

다만, 지난 6월 19일 일본조선공업회장은 도쿄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각국의 공정당국이 (기업결합을) 그냥 지켜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에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또 지난해 11월 일본은 한국 산업은행 등이 공적자금을 대우조선해양·성동조선·STX조선을 지원한 것은 ‘불법 보조금’에 해당한다며 WTO에 제소했다.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일본이 무조건적으로 기업결합 심사를 반대 할 수 있는 명분이 마땅치 않아 심사를 지연하거나 조건부 승인을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 조선업계 한 관계자로부터 일본 조선업계가 기업결합심사를 반대하는 쪽으로 결심을 굳힌 것 같다는 발언이 나와 주목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거제·울산지역의 조선협력업체를 친지와 함께 경영하고, 20여년 전 부터 재일교포가 사주(社主)로 있는 일본의 중소조선소 경영진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한달에 절반 가량을 일본에 머물면서 일본 조선업계 유력자들과 오랜 친분을 쌓아 그쪽의 사정에 정통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2일 오전 거제저널과 통화에서 "최근까지 일본 정부의 기조와 일정 거리를 두고 있던 일본 조선업계가 이번 화이트리스트 사태를 계기로 완전히 '일치된 관계'를 갖게 됐다"면서 "현대중공업의 기업결합심사가 신청되면 반대하는 방향으로 최근 거의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일본 아베정부의 강한 의지가 조선업계에 전달됐기 때문"이라며 "내가 아는 한 과거 합병사례와 상관없이 일본은 현대중공업의 기업결합 뿐만 아니라, 앞서 산업은행의 공적자금 등 WTO 제소 문제까지 한국 조선업계의 부당성을 이번에 강하게 브레이크 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건과 기업결합심사는 별개의 문제라며 애써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으나, 당분간 일본 공정거래 당국에 제출하려던 기업결합 승인 신청을 다소 늦추면서 양국 갈등 사태를 관망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우조선 동종사 매각반대 지역경제살리기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지금껏 대우조선 매각저지 투쟁을 벌여 온 입장에서 일본의 기업결합심사 반대 전망은 한편으로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론 곤혹스럽다"면서 "다만, 대우조선 매각반대라는 틀에서는 일본의 기업결합심사 반대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 노조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일본의 경제보복과 기업결합심사 반대를 함께 연결지어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앞으로 전개되는 상황을 봐가면서 별도의 입장을 내겠다"고 말을 아꼈다.

최근 대우조선 지회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등을 통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부당성을 알리는 영문 서한문을 세계무역기구(WTO), 유럽연합(EU), 글로벌 선주사에 발송하는 등 국내외 기업결합심사에 반대 움직임을 본격화 한 걸로 알려졌다.

한편, EU의 기업결합 통계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접수된 7311건(자진 철회 196건 포함) 가운데 6785건(조건부 313건 포함)의 기업결합이 일반심사에서 승인됐다. 심층 심사에서는 191건(조건부 129건 포함)이 승인됐고 33건만 불승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저작권자 © 정의로운 신문 거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영천 대표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HOT 뉴스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