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저널
상단여백
HOME 뉴스 정치/경제 HOT 뉴스
[논평]경찰, 잇단 '구설수'…상식(常識)부터 다시 배워야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19.08.22 10:05

최근 경찰이 잇단 구설수에 휘말려 망신을 사고 있다. 서울 한강 토막살인사건의 검거된 피의자가 유력한 용의자인데도 초기 수사 소홀로 조기 검거에 실패하는가하면, 자수하겠다고 찾아온 범인을 지방청 당직자가 관할 경찰서로 되돌려 보내는 어이없는 조치를 했다.

창원에서도 뺑소니 교통사고 범인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한 피해여성의 신고를 관할이 아니라는 이유로 6차례나 떠넘겼다. 지난달 26일에는 경남청 소속 경사가 진주서에서 야간 당직근무 중에 무단 이탈해 모텔에서 성매매 여성과 함께 있다가 적발됐다. 그래놓고 반성은 커녕, 출석요구에 불응한 채 2주간 병가를 내고 버텼다는 소식에 기가 막힐 지경이다. 

뿐만 아니라, 신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코 앞에서 폭력이 벌어지는데도 아무런 조치도 없이 멀뚱히 쳐다만 보는 장면이 심심찮게 방송 돼 국민들의 격한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상식(常識)이란 '일반적인 사람이 다 가지고 있거나 가지고 있어야 할 지식이나 판단력'을 말한다. 상식은 특별히 공부를 해서 익히기 보다 누구나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통해 자연적으로 습득된다.

잇단 논란과 국민들을 실망케 한 일련의 사건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경찰관이기 이전에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상식이 결여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과거 어느 경찰청장은 '기본이 바로 선 경찰'이라는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를 지휘지침으로 내세운 적이 있다. 어쩌면 당연한 말인데도, 이를 달리 보면 경찰이 얼마나 기본이 안돼 있으면 청장이 지휘지침으로 삼았겠느냐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이같은 경찰의 모습을 보고 국민들은 크게 실망하면서 한편으로는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된다. "역시 경찰은 아직 멀었다"거나, "시대가 바뀌었다고 아주 건방이 넘치는구나"라고.

급기야 국무총리가 경찰청장을 불러 공개적으로 주의를 주었다는 뉴스를 보면서 국민들이 과연 경찰을 어떻게 볼런지 안물어봐도 대답은 뻔하다.

한편으론 경찰이 스스로 '구설'을 만드는 건 아닌지 곰곰이 되짚어봐야 한다. 지난번 제주 동부서 관내에서 발생한 전 남편 살해사건 수사가 수준 이하라는 지탄을 받자, 경찰청에서 '서면 수사지휘 활성화 방안'을 내놔 검찰을 비롯한 외부의 격한 반발을 불러왔다. 이유야 어떻든 수사권 조정이라는 민감한 국면에서 자칫 외부에 잘못 알려질 경우 상당한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지방청의 사사건건 간섭도 일선 경찰의 불만을 사고 있다. 업무 지원을 핑계로 온갖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개입하는가하면, 일선서의 사건 관련 내용도 피의사실공표죄 운운하며 입도 벙긋 못하게 하고, 언론 취재조차 봉쇄하다시피 하며 '이래라 저래라' 한다는 불만에도 요지부동이다. 이런 태도는 자치경찰을 지향하는 시대적 추세에도 맞지 않으며, 언론과 국민들에게는 매우 수준 낮고 비상식적인 처사로 비칠 뿐이다.

경찰은 '희생과 봉사' '사명감'이라는 명분 아래 답답하리만치 폐쇄적인 조직의 틀속에 배타적인 문화를 답습해 왔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요즘 젊은 경찰관들은 자기 색깔과 목소리를 분명히 내고 과거와 차별화된 직업관을 가진 건 일면(一面) 역동적일 수도 있다.

다만, 경찰이 주어진 일만 하고 그에 따른 보수만 챙기며 평범한 직장인 처럼 살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면, 나이 더 먹기전에 일찌감치 다른 직업을 택하는 게 훨씬 낫다. 

요즘은 경찰이 법대로만 처리했다고 가만히 있다가는 낭패 당하기 십상이다. 작고 하잘것 없는 사건도 끝까지 세밀하게 챙기고 피드백을 통해 과연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거의 완벽에 가깝게 처리해야 만족하는 시대가 됐다.

법도 국민 감정과 시대적 정서에 따라 개정되거나 변화되는 것 처럼 경찰조직도 그렇게 바뀌어야만 인정을 받을수 있다. 일명 '제주 칼치기 사건'을 보더라도, 당연히 법대로 처리했지만 미디어를 통해 사건을 접한 국민들이 얼마나 분노하고, 경찰에게 뭘 원하는 지를 분명히 알수 있다. 

최근 법무부장관 후보자 청문회 앞두고 매일 불거지는 뉴스를 보라. 물론, 정치공세가 다분하지만, '진보귀족'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고, "보수는 대놓고 구리고, 진보는 뒤로 구리다"는 말은 우리 사회의 중심인 국민의 상식 수준이 어디쯤 와 있는지 새삼 놀랄 따름이다.

몇차례 시대적 난리를 겪고 세상이 하루아침에 변하는 걸 경험한 국민들은 이제 "보수나 진보 모두 썩었다"고 인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태어나면서 남보다 50m 앞에서 먼저 출발해 온갖 편법과 술수, 특권으로 지금의 부와 지위를 누린 기득권 세력을 향한 국민적 분노는 때론 정권까지 뒤엎는다는 무서운 사실을 경찰은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

국민들은 일상에서 가장 자주 부딪치는 경찰을 통해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도 불공정하며, 결과는 늘 비정상적"이라는 현실을 계속 느끼게 되면, 결국 국민이 나서서 경찰을 바꾸게 될 것이다.<거제저널>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저작권자 © 정의로운 신문 거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영천 대표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HOT 뉴스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