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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넌 뭐니?"…아기멧돼지와 까치의 신경전거제뷰 골프장서 대낮에 포착한 아기멧돼지와 까치의 재밌는 일상…도둑 까마귀와 각종 야생동물도 '지천'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19.09.09 10:05
<아기멧돼지가 주둥이로 풀섶을 뒤지고 있는 사이 까치가 옆에서 시비를 걸듯 졸졸 따라다니고 있다>

"넌 뭐니?" "나 먹거리 찾아 왔다 왜!" 

아기멧돼지가 대낮 골프장에 갑자기 나타나자, 한가롭게 뛰놀던 까치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했다며 시비하듯 졸졸 따라 다닌다. 까치는 때론 폴짝폴짝 뛰며 부리로 쪼을 듯 위협해도 아기멧돼지는 끄덕도 않는다.

까치의 집요한 방해에도 아기멧돼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풀속에 주둥이를 처박고 이리저리 뒤지다 힐끗 까치를 쳐다보고 마치 "까불지말고 좀 가만있어. 금방 갈거야!"라는 듯 태연하다. 

실상은 아기멧돼지가 주둥이로 풀섶을 헤치자 놀라서 튀어나오는 풀벌레를 까치가 따라다니며 낼름 쪼아 먹는 공존공생(共存共生)의 모습이다.

8일 오전 10시께 거제뷰 골프장 '해돋이 8번홀'에서 일어난 흔치 않은 일상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았다.

이 광경을 목격한 골퍼들도 재밌다는 듯 한참을 구경하다 아기멧돼지가 떠날 생각을 안하니 할수없이 그대로 플레이를 하는 수 밖에...

지난 봄에 태어난 걸로 보이는 천방지축 아기멧돼지는 약 10분간을 그렇게 골프장을 휘젓다가 볼 일(?)을 마치고는 촐랑거리며 숲으로 사라졌다.

골퍼들이 신기한 듯 가까이 다가가자, 캐디는 인근 풀숲 어딘가에 어미 멧돼지가 보고 있을 수 있다며 소리도 지르지 말고 모른 체하라고 신신당부했다. 거제뷰 골프장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골프장에는 더 유명한 게 '도둑 까마귀 '이다. '해돋이 2번홀'에는 소지품 단속을 제대로 안하면 여지없이 까마귀 도둑이 달려든다. 이곳을 지키는 도둑 까마귀는 성조(成鳥) 3∼4마리다.

이들 까마귀들은 2번 그린(green) 인근 소나무 위에서 골퍼들이 카트를 타고 오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며 손님을 구별해서 맞이한다. 그러다가 골퍼들이 카트를 세워놓고 무심코 그린으로 이동하는 순간 여지없이 날아와 카트를 뒤지기 시작한다.

도둑 까마귀들이 훔쳐가는 물건은 다양하다. 과거에는 골프공을 잘 물고 갔는데 영 시원찮다고 생각했는지 요즘은 음식, 과일, 옷 부터 심지어 돈까지 물고갈만큼 품격이 업그레이드 됐다.

까마귀들이 가장 좋아하는 타킷은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여성 골퍼들이다. 여성 골퍼들이 간혹 요깃거리로 가져오는 과일이나 과자는 까마귀들이 제일 좋아하고, 가끔 화려한 색상의 옷가지도 공략 대상이다.

더 웃기는 건 까마귀들이 돈을 아는 것 같다는데 있다. 단속을 제대로 안해놓으면 이들 까마귀들은 골퍼들이 '뽑기'를 한다며 집게로 물려놓은 돈까지 '홀라당' 물고 가버린다.

지난 5월에는 한 남성 골퍼가 아무 생각없이 지갑을 카트에 놓았두었다가 까마귀가 물고 가버리는 낭패를 당했다. 뒤늦게 이를 발견한 골퍼와 캐디가 까마귀를 따라가며 아무리 고함을 질러봤지만 맹탕 허사였다.

경북에서 왔다는 무지하게 재수없는 그 60대 남성 골퍼는 "20년이 넘게 전국 곳곳을 다니며 골프를 쳤지만 이런 일은 난생 처음"이라며 황당해했다고. 다행히 그는 지갑에 돈은 얼마 안들어 있었지만, 운전면허증과 주민등록증 분실신고를 할수 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거제 뷰 골프장을 자주 찾는 골퍼들과 캐디들은 '도둑 까마귀'들의 둥지를 찾기만 하면 꽤 많은 돈과 진귀한 물건들이 쏟아질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거제뷰 골프장이 현재 자리 잡은 위치는 과거 10여년간 '동물농장'이 있던 곳이다. 당시 동물농장에는 염소, 양, 꽃사슴 및 몸집이 큰 '엘크' 등 다양한 동물들을 키웠다.

그런데 종종 태풍이나 장마철에 울타리가 훼손 되면서 일부 동물들이 우리를 뛰쳐 나가곤 했다. 이들은 곧 포획됐으나 '엘크' 서너마리를 비롯한 몇몇 동물들은 끝내 돌아오지 않아 야생화(野生化) 됐고, 그들 중 일부가 지금도 골프장 부근을 떠돌고 있다는 것이다.

불과 몇년전에는 인근 마을주민들이 야생화 된 '엘크'를 몰래 포획해 처분(?)했다는 소문도 한때 떠돌았으나 사실 여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요즘도 당시 '동물농장'에서 탈출한 일부 양과 염소들이 인근 마을에서 가축으로 키우다 놓쳐버려 야생화 된 염소들과 어울려 새끼를 낳아 골프장 주변을 떼거리로 몰려 다니는 모습이 종종 골퍼들에게 목격된다.

특히, 경사가 급하고 꽤 넓다란 '덜겅'(산에 바위나 돌들을 위에서 길게 부어놓은 듯이 널려있는 곳을 말함. 표준어는 '너덜', 지질용어로 '암괴류', 거제사투리로 '덜거렁'이라 함)을 끼고 있는 '해넘이 7번홀' 주변에서는 덩치가 큰 숫염소가 암염소 7∼8마리와 새끼들이 데리고 한가하게 노니는 장면이 심심찮게 골퍼들의 눈에 띈다.     

경력 4년차의 한 캐디는 "이곳은 비교적 높은 산 중이라 그런지 야생노루나 고라니, 염소, 멧돼지가 대낮에도 골프장 주변을 어슬렁거린다"면서 "비가 오거나 어둑할때는 상당히 덩치가 큰 야생동물과 맞닥뜨려 골퍼들과 함께 크게 놀란 적도 몇번 있었다"고 말했다.<9.9 수정>

<아기멧돼지는 골퍼들이 가까이 가도 관심도 없다는 듯 한참을 제 할일을 하고 있었다. 할수 없이 골퍼들은 플레이를 계속 할수 밖에...>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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