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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직(選出職)의 조건[사설]
거제저널 | 승인 2019.10.31 23:44

상강(霜降)을 지난 늦가을의 들판은 허허롭다. 싹둑 잘려나간 나락 밑둥이 메마른 논바닥에 널브러진 쭉정이와 함께 '채우고 비우는' 세상 이치를 일깨워 준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거제지역에도 여러 인물이 출마를 저울질 하는 모양이다. 민심이야 어떻든 거론되는 인물 제각각은 다 잘나고 똑똑해 보인다.

그런데 스스로 바른 몸가짐과 청탁(請託)을 물리칠 각오가 없다면 다시한번 자신을 되돌아 보았으면 한다.

세상의 어떤 자리나 직위에 나아감에 있어 분수를 제대로 알고 진퇴(進退)를 분명히 한다면 나중에 부질없는 근심의 노예가 되지 않을 것이다.

모름지기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허물이 있다. 허물은 각자 정도의 차이일 뿐, 어떻게 보면 모두가 거기서 거기다. 잘 났건 못 났건 뒤에서 보면 그저 비슷한 사람 모습 아닌가.

다만, 평소 자신의 허물을 제대로 인식하고 진정한 뉘우침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그 인간됨의 면모는 크게 달라 보일수 있다.

누구든 기회가 주어진다면 출세를 하고 싶고, 될수 있으면 남 보다 높은 자리에 오르려고 한다. 물론, 그럴만한 능력이나 덕망을 갖췄다면 큰 뜻을 펼쳐 볼만도 하다.

하지만 남이 보는 인품과 그릇은 전혀 아닌데도 온통 제 멋에 나댄다면 보통 큰 일이 아니다.

대개 이런 사람들은 자각하고 반성하기 보다 늘 남탓만 한다.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자신에게 있는데도 그걸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니 자신이 서야 할 자리를 제대로 찾지 못한채 끝없이 헤매다 결국 추락하기 십상이다.

끝내 민심을 헤아리지 못하고 세상의 이치(理致)를 거스르면, "권세 휘두르다가 감옥 가고(權多身圄), 이름 날리다가 몸마저 더럽힌다(名多身汚)"는 옛말이 딱 들어맞을 수 밖에.

또 있다. 완장에 눈이 멀어 주변과 조화도 이루지 못한채 아직도 선거판을 기웃거리는 정치 낭인(浪人)은 더 애처롭다. 마치 겨울이 왔는데도 질 줄 모르고 간신히 매달린 이파리처럼 민망하기 짝이 없다.

세상에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다. 권력이나 금력(金力), 젊음과 명예도 모두 한때 뿐이다. 그 푸르렀던 이파리도 철이 지나면 낙엽이다. 떨어진 낙엽은 그저 바닥에 뒹구는 쓰레기에 불과할 뿐이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수십번의 투표 끝에 얻은 결론은 얄팍한 술수나 잔대가리를 가진 정치 모사꾼은 절대 뽑지 말아야 했다.

더구나 어두운 패거리적 욕망을 뒤로 숨긴채 간판만 내걸고 표를 구걸하는 껍데기만 사람인 괴물은 더더욱 그렇다.

지금 눈 앞에서 벌어지는 저질 개판정치의 더러운 꼴을 더는 보지 않으려면, 모두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진짜 선량(選良)을 뽑아야 한다.

과연 누가 적임자겠는가!

이 글은 서영천 대표기자가 과거 뉴스앤거제와 새거제신문 대표로 재직할 때 '세상보기' 칼럼으로 게재된 적이 있습니다.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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