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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잡기②] 알아야 면장 한다고?…몰라도 면장 한다!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19.11.08 14:00

거제저널은「시정잡기(市政雜記)」라는 제목의 기획보도를 연재합니다. 이번 보도는 거제시 공직사회 저변(低邊)에 도사리고 있는 퇴행적, 적폐적 문화를 다양한 소재와 관점에서 짚어보고, 이를 통해 거제시가 시민들에게 더욱 신뢰받고 사랑받는 행정기관으로 거듭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우리가 흔히 하는 말 중에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 '면장'을 사무관급 공무원으로 행정 단위기관장인 면장(面長)으로 대개 잘못 알고 있다.

‘면장’은 직위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담장을 마주하고 있는 것 같은 답답함에서 벗어나다’는 의미를 지녔다. 한자어로는 면면장(免面牆), 면할 免, 낯 面, 담 牆이다. 이를 줄여 면장(面牆)이라 한다. 즉, 어떤 일을 제대로 하려면 그 분야에 관련된 학식이나 실력을 골고루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공자가 자기 아들에게 「시경」의 수신(修身)과 제가(齊家)에 대해 공부하고 익혀야 ’담장을 마주하고 있는 듯한 답답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가르친 데서 유래됐다. 본래 '알아야 면면장을 하지'가 맞는 말인데, 줄여서 그냥 ‘알아야 면장을 하지’로 사용된다.

그런데 이 말은 그 본래적 뜻 보다 '알아야 면장(面長)을 하지'의 잘못 사용되는 말이 오히려 보편화 돼 있다. 면장이 5급 사무관급이니까 당연히 잘 알아야 그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아무라도 면장을 해서는 안된다는 의미가 더 어울려 보인다.

면장은 행정의 공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최일선 부서의 리더다. 그런 면장이 소속 직원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거나, 관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주민들이 무얼 원하는지 제대로 모른다면 보통 큰일이 아니다.

일선 면장은 관내에서 상전 중의 상전이다. 단위기관 간의 소통과 협력 명목으로 만들어진 기관장협의체의 우두머리다. 면 단위기관장이라면, 파출소, 우체국, 예비군중대, 지역농협, 초등학교나 중학교의 장(長)이 포함된다. 때론 지역구 시의원도 참여한다.

요즘이야 없어졌겠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간혹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면장이 회의를 핑계로 점심때부터 낮술은 물론, 단골식당에 퍼질러 앉아 단위기관장들을 불러 모아 고스톱까지 치며 하루를 줄탕으로 때우는 사례도 심심찮게 있었다. 게다가 그걸 자랑이라고 지네들끼리 술 먹고 돌아다니며 떠벌리니 모르는 주민이 없을 수밖에.

면장은 각종 면 단위 행사를 주관하고 배정된 예산범위 안에서 2천만 원 이하 소규모 공사를 수의계약까지 행사하는 권한도 있다. 권한이 있다 보니 면장 주변에는 희한한 무리들이 늘 따라다닌다. 소위 협력단체에 소속된 일부 낯두꺼운 얼굴들이다.

물론 대부분은 봉사자로서 제 역할을 다하겠지만,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은 지켜야 될 선을 넘어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들은 면사무소 공무원들의 회식 자리나 모임 장소에 여차하면 끼어들어 한방에 ‘형, 동생, 누나, 친구’가 돼 버린다. 여기서부터 유착이 시작되고 부정이 싹 트는 데도 그 어느 누구도 마다않는다.

그러니 공직 위계질서는 커녕, 오합지졸(烏合之卒)일 수 밖에 없다. 다 그렇진 않지만 심성이 바르지 못한 몇몇 직원은 면장이나 계장 등 상사의 말 보다 거시기한 토착 권력에 더 기댄다. 그게 면에 근무하는 동안 훨씬 편하고 일하기도 좋으니까. 

거제시의 경우 면장을 본청 과장으로 순환 배치해야 하는데도 이는 고사하고, 정년을 얼마 안 남은 일부 면장을 또다시 면장 자리로 옮겨주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들 면장은 상대적으로 시장이나 국장 등 상사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는 과장직 보다 활동이 자유로운 면·동장직은 거의 천국이나 다름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런 인사 뒤에는 으레 고참이고, 본인이 원한다거나 신병, 가정사정 등 그럴사한 이유가 굳이 따른다.

물론, 대부분의 면동장은 열심히 근무해 주민으로부터 칭송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의 면동장들이 다른 데로 가고 나면 꼭 뒷말이 남는다. 누구와 친하게 지내고, 누구에게 공사를 주고, 누구와 술을 마시고 어떤 추태를 부렸다는 등 속칭 사이드 스토리(Side Story)는 관심을 안가져도 자연스럽게 주민들 사이에 입소문으로 퍼져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지금이라도 거제시장은 인사 원칙을 바로 세우고, 아부만 잘할 뿐 실력도 없고 일할 의지도 없는데다, 적당히 시간이나 때우고 공로연수나 가겠다는 무책임한 면장들을 절대 일선으로 내보내서는 안 된다. 주민들로부터 게으르고 무능하다는 소리도 이제 그만 들어야 한다.

안그러면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시장에게 표 떨어지는 소리만 들릴 뿐, 떨어지고 나서 뒤늦게 후회해 봐야 아무 짝에 소용없을 것이다.

시민 입장에서는 이런 공무원들에게 피와 땀이 묻어있는 세금으로 봉급주는 것도 참 억울하다. 시대가 많이 변했다지만 ‘잘 몰라도, 아무라도 면장을 한다’면 결코 안 될 일이다. <수정 11/9>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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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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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돌이 2019-11-10 07:30:13

    말이야 맞는 말이네! 어느 면장은 공사를 아는 업자들에게 몰아주고... 다 알려진 사실 아닌가.   삭제

    • 턱걸이 주사 2 2019-11-09 17:59:16

      왜 갑자기 이 기사를 올렸는지는 잘 모르지만 내용은 거의 맞는 말이다. 이 기사 보고 정말 제대로 된 면장 빼고는 모두 각성해야 한다. 쪽 그만 팔리고 빨리 집으로 가든지.   삭제

      • 턱걸이 주사 2019-11-09 17:56:56

        솔직히 엊그제 승진했는데 나이 많고 몇달 안남은 시무관을 왜 면장으로 내보냅니까. 본청에서 죽어라 일만하고 면장 좀 나가 있는 사람은 몇달 안돼 홱 불러들이더니 능력 안되고 일이라고는 죽어도 못하고 늘 어영부영 뒷전인 면장 몇몇은 솔직히 아니올시다. 그들은 자기들 스스로 빨리 ㅣㅂ으로 가세요. 아니면 본청에서 집체교육 단단하게 시켜야 함.   삭제

        • 서기보시보 2019-11-08 17:58:55

          어제 아래 신규발령받은 공무원이 기자님의 아들 딸 같을 테인데
          1주일도 안되는 시점에 시청을 알밤까듯이 까고 아주 그냥 신나셨습니다.
          한때는 언론의 사회적 역활에 대해 열변을 토하시던 모습도
          있으시더니.... 이번 신변잡기의 연속보도는 아무리 봐도 아니올시다로 보입니다.
          자중하시지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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