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 사고가 난 거제시 고현동 국도대체우회도로 계룡산 등산로 부근. A씨가 운전하던 코나승용차는 장승포 방향으로 가려면 계룡산 교차로 교각 밑을 빠져나가 좌회전 해야됨에도 곧 바로 좌회전을 해 약 1km 거리를 역주행한 뒤 등산로 다리 부근 지점에서 마주오던 영업용택시 등 차량 3대와 잇따라 충돌했다>

거제에서 21일 새벽과 아침에 걸쳐 역주행 등 3건의 큰 교통사고가 발생해 모두 2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과 승객, 주민 등에 따르면, 이날 밤 12시45분께 거제시 고현동 계룡산 등산로 다리 부근에서 A(26‧여)씨가 운전하던 코나승용차가 장승포 방향으로 역주행하다 마주오던 영업용 OK택시(소나타)와 정면충돌 했다.

이어 OK택시를 뒤따르던 포터트럭과 영업용택시가 사고로 서 있는 OK택시를 잇따라 추돌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으나, A씨의 코나승용차가 OK택시와 충돌 후 튕기면서 후속차량 2대와 연쇄 충돌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A씨는 장승포 방향으로 정상 진입하려면 거제공고 쪽에서 계룡산 교차로에 올라가 교각 밑을 지나 좌회전해야 되는데도 무슨 이유에선지 곧 바로 좌회전, 1km가 넘게 역주행하다 사고를 일으켰다. 

이 사고로 OK택시를 운전하던 B(51)씨가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끝내 숨져 백병원 영안실에 안치됐다. 영업용택시 운전자 및 승객, 포터트럭 운전자 등 3명도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역주행한 코나승용차 운전자 A씨는 그다지 크지 않은 부상을 입고 대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사고 당시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사고 경위는 한마디로 어쩌구니 없다. A씨가 초행길이거나 운전 미숙으로 네비게이션 '좌회전 지시'를 잘못 이해해 역진입했더라도 재빨리 되돌아 나왔어야 했다.

또, 음주운전이 아니라면 아무리 한밤중이라해도 계룡산 교차로에 역진입을 금지하는 노면표지는 물론, 진입금지 표지판이 있는데도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게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이와함께 A씨는 터널형 교차로에서 곧 바로 좌회전 할수 없다는 기초적인 운전상식을 모르거나, 아니면 지극히 안이한 판단으로 그대로 역주행하는 바람에 한 가정의 무고한 50대 가장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경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혐의로 입건 후 운전미숙 여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한 후 구속영장 신청을 포함한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또 이날 오전 6시 30분께 거제시 사등면 지석리 성포양조장 앞 14번 국도상에서 C(35)씨가 운전하던 소울승용차가 중앙분리대 부근 1차로에 서 있던 D(89‧여)씨를 충격해 그 자리에서 숨졌다.

<거제시 사등면 성포양조장 앞 교통사고 현장. 소울승용차가 80대 후반 노파를 친 후 그 자리에 정지해 있다, 승용차 앞 부분이 충격 탓으로 크게 찌그러져 있다>

휴일 특근차 회사로 출근하던 운전자 C씨는 통영서 고현 방면 1차로를 주행 중 갑자기 중앙분리대 부근에서 검은 물체로 보이는 D씨를 발견해 급브레이크를 밞았으나 그대로 충격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숨진 D씨의 시신을 백병원에 안치하고, 자녀들과 떨어져 둔덕면 학산리에 사는  연로한 D씨가 어떻게 이른 아침에 수km나 떨어진 사고현장까지 왔는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어, 이날 오전 6시35분께 거제시 연초면 옥포고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장승포 방향의 회사 쪽으로 진행하던 대우조선 통근용 전세관광버스가 14번 국도 옆 철제 방벽을 충격했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대우조선해양 및 협력업체 노동자 9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버스 차체 우측 앞과 출입문 부분도 크게 부서졌다.

부상자들은 연초면 맑은샘병원 3명, 거붕백병원 4명, 대우병원 2명 등으로 각각 분산 후송돼 치료중이다.

병원으로 후송된 노동자 2명은 다리골절상을 입었으나 다른 이들은 모두 생명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부상으로 알려졌다.

경찰관계자는 "버스 차체 파손 정도에 비해 더 큰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아 천만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경찰은 버스운전자 E(66)씨의 전방주시 태만이나 졸음운전 여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기사일부 수정>

<14번 국도 철제 방벽을 충격후 멈춰 있는 대우조선 통근용 관광전세버스. 사진=독자 제공>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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