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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 조정안 국회 통과...66년만에 수직구조→수평관계 '재정립'
거제저널 | 승인 2020.01.14 10:18

수사권 조정 법안이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66년만에 비로소 검찰과 경찰의 관계가 수직 구조에서 수평관계로 재정립 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검찰과 경찰을 협력 관계로 규정하고, 경찰에 1차적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취지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재석 167석, 찬성 165석, 반대 1석, 기권 1석으로 통과시켰다.

또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축소하는 등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수정안을 재석 166석, 찬성 164석, 반대 1석, 기권 1석으로 가결시켰다.

두개의 법안 통과로 2011년 개정안의 토대가 마련된지 9년 만에, 실제로는 66년 만에 검찰과 경찰이 상명하복의 수직 구조에서 대등한 권한을 갖는 협력 관계로 바뀐 셈이다.

개정 이전 형사소송법은 검사를 수사권 주체로, 사법경찰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는 보조자로 규정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이같은 검경 관계가 '지휘'가 아닌 '협력' 관계로 명문화 됐다.

경찰을 별도의 수사주체로 인정하면서 경찰에 1차적 수사종결권을 부여한 점도 이번 법안의 핵심이다. 경찰은 혐의가 인정된 사건만 검사에게 송치하고,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건은 자체 종결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경찰이 불기소(혐의없음·죄안됨·공소권없음) 처분을 판단할 경우 법률전문가인 검사가 경찰이 법리적 오판이나 위법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검토할 수 없다는 이유로 국민 권익 보호가 어려워진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법안에서는 이같은 검찰의 주장을 일부 수용해 경찰의 불송치 결정과 관련한 기록이나 관련 증거를 90일간 들여다보고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보완 했다.

그동안 사실상 제한 없이 이뤄졌던 검찰의 직접수사(직수) 범위도 대폭 제한된다. 개정안은 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사건을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와 경찰공무원이 범한 범죄'로 한정했다.

무엇보다도 검찰 조서의 증거 능력 제한도 중요한 변화다. 그동안은 경찰에서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보다 검사 작성 피의자 신문조서가 증거 능력을 법정에서 높게 인정받았지만 이제는 똑같은 입장이 됐다.

경찰은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겉으로는 담담하면서도 내심 '당연하다'는 반응과 함께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수사·형사 분야 경찰관들은 "독립적인 영장 청구권이 빠져 반쪽 밖에 가져 오지 못했다"고 아쉬워 하면서도 "이제 첫 단추를 끼웠다. 첫걸음 부터 신중하게 내디디면서 국민에 대한 경찰의 책무를 더욱 가다듬어야 할때"라고 다짐했다.

경찰청도 수사권 조정에 대해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는 민주적 수사구조에서 경찰이 본래적 수사 주체로서 역할과 사명을 다하라는 국민의 뜻임을 알기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이어 "국민과 가장 먼저 만나는 형사 사법 기관으로서, 고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중립적인 수사 시스템을 갖춰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감시를 확대하고 사건 접수부터 종결까지 전 과정에 걸쳐 내·외부 통제 장치를 촘촘하게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과도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긴밀히 협력하면서 실체적 진실 발견과 국민 인권 보호라는 형사사법 공통의 목적을 함께 추구해 나가겠다"며 "끊임없는 경찰 개혁으로 더욱 신뢰받는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30여년간 수사 경찰로 근무하다 정년 퇴직한 A(66·거제시)씨는 "비록 몸은 경찰을 떠나있지만 눈물이 날 정도로 감격스럽고 후배들이 자랑스럽다"면서 "현직에 있을때 경험을 생각하면 지금도 전율을 느낄만큼 치욕스럽던 기억이 한두가지가 아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영장청구권을 가져오지 못한게 아쉽긴 하지만 첫술에 배 부를 수는 없다"며 "주어진 권한만큼 앞으로 인권을 우선으로 하는 국민의 경찰이 되도록 더 많은 노력과 실력을 키우고 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앞으로 고소 사건을 현재처럼 무조건 입건하지 않고 내사 후 범죄 혐의가 있을때 입건하거나, 사건 배당을 무작위로 하는 등 현행 수사 제도를 대폭 개선하는 후속조치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변호인 참여 실질화, 영장 심사관·수사 심사관제, 사건관리 별도 부서 신설 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걸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번에 통과된 법안이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사이 시행에 들어가기 위해 세부 절차를 담은 대통령령 제정을 위해 수사구조개혁단이 검찰 등과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기존 대통령령인 '검사의 사법경찰관에 대한 수사 지휘에 관한 규정'은 자동 폐기된다.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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