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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착취' 전 시 공무원, 재판서 "위법증거 수집" 주장거듭된 입장 번복에 재판부 "소송 맘대로 하느냐" 질책...내달 중 특별기일 지정해 증인신문 속개
거제저널 | 승인 2020.05.26 19:39

조주빈(25)과 공모해 텔레그램 '박사방'에 성착취 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 전 거제시 공무원이 재판 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던 기존 입장을 완전히 번복했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이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 거제시 공무원 천 모(29)씨의 세 번째 공판에서 천씨측 변호인은 "도저히 변호사로서 간과할 수 없는 증거의 결점들이 눈에 보여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항변했다.

변호인은 "디지털 증거의 '해시값(파일의 특성을 암호화한 것)'을 검토해보니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증거의 수집 절차가 대부분 위법하게 진행됐다"며 "이를 재판의 증거로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변론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재판부는 "이미 재판 준비절차를 종결한 상태에서 이렇게 증거의견을 마구 바꾸면 준비절차를 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전임 변호인만이 아니라 본인의 주장까지 계속 뒤집는데, 소송을 왜 이렇게 마음대로 하느냐"고 질책했다.

또 "위법수집 증거라고 주장하니, 증거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포렌식 절차 등을 물으려 경찰관을 불러야 한다"며 "그런데 이것 때문에 피해자들도 다 불러야 한다고 하고, 피해자들이 낸 탄원서조차 증거 채택에 부동의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천씨는 앞서 첫 공판에서는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와의 합의를 시도하겠다"며 범행을 뉘우치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두 번째 공판에서는 "일부 동영상은 서로 동의하고 찍은 것이고, 몰래 찍은 영상의 일부는 아동·청소년 음란물이라 할 수 없다. 혐의를 다투겠다"며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

이같은 천씨측의 태도는 일단 재판에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한 일종의 전략으로 풀이되나, 반면 법조계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확보된 증거와 죄질에 비해 다소 무리한 주장이라는 시각도 있다.

결국 재판부에서 천씨의 거듭된 입장 번복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1심 양형 판단의 중요한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피해자 증인신문이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천씨측이 갑작스레 증거 위법성을 다툰다는 주장으로 인해 향후 심리 일정만 새로 잡은 채 재판이 끝났다. 

올해 2월 기소된 천씨의 구속기간은 8월 초에 끝난다. 재판부는 내달 중 특별 기일까지 지정해 증인신문을 속개하기로 했다

거제시 8급 공무원이었던 천씨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미성년자가 포함된 여성 피해자 10여명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촬영해 유포하거나, 성매매를 시키려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한편 검찰은 앞서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천씨의 '박사방' 관련 혐의는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해 일단 이번 기소대상에서 제외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천씨의 박사방 관련 혐의는 불기소 처분한게 아니라, 계속 수사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검찰의 최종 수사결과에 따라 천씨의 양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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