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거제는 섬입니다. 그런 탓에 큰 강(江)은 없지만 산지가 많고 여러 크고 작은 하천들이 많습니다.

연초천(延草川) 산양천(山陽川), 구천천(九川川) 둔덕천(屯德川) 고현천(古縣川) 수월천(水月川) 등 18곳의 지방관리 하천과 상동천, 용산천, 삼거천, 장자골천 등 130여개의 소하천들이 산재해 있어 가뭄에도 물을 걱정하지 않는 드문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많은 하천들은 ‘하천법(河川法)’에 의해 현재 거제시가 관리하고 있습니다. 하천법에는 하천관리의 목적을 ‘하천의 지정·관리·사용 및 보전을 통한 하천의 적정 관리와 공공복리의 증진’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능별로 구분해 첫 번째, 하천을 이용해 농사를 짓거나 작물 등을 재배하는 이수(利水) 기능, 두 번째, 하천의 자연친화적 정비·보전을 통한 환경 기능 세 번째, 하천 유수로 인한 피해예방이라는 치수(治水)기능 등으로 분류 합니다.

이러한 기능 중에서 우리 거제는 특히 몇차례의 고현만의 범람에 의한 재해 발생 경험(?) 탓에 치수에 가장 역점을 두고 하천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필자는 지난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 당시 ‘고현천 개발’을 공약으로 발표한 바 있습니다.

고현천 상류는 서울의 양재천처럼 접근성을 개선한 친환경 자연하천으로 바꾸고, 바닷물과 섞이는 하류지역은 청계천처럼 주변상권과의 연계성을 강화시켜 도심친화 공간으로 개발을 하자고 했습니다. 기본적인 치수, 이수, 환경 기능을 넘어서 주변 지역과의 연계와 지역경제 활성화 기능을 더하는 것이 도시하천정책과 관련된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거제의 도시하천은 우리 거제의 부끄러운 부분입니다. 거제시 환경문제의 단골 소재이기도 합니다. 수월천 등 우리 거제시 도시하천의 생활 쓰레기 문제는 심심찮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으며 거제 도시하천으로 유입되는 약 3만세대의 생활하수 상당부분이 하천 오염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하수관거와 하수처리장의 시급한 증설을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행정청이 하천을 관리 한다는 것은 크게 직접 업무와 간접 업무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직접 업무는 하천관리의 중장기 정책방향과 기본방향을 수립하는 하천관리계획 수립업무, 하천시설 관리업무, 이수·치수·하천환경·하천문화 등 하천 기능을 관리하는 업무 등이고, 간접 업무는 하천 기능 및 시설관리를 위해 각종 허가·금지행위를 단속하는 행위제한업무와 지원업무 등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선진적인 하천행정은 기존의 치수, 이수, 환경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하천과 주변지역과의 생태적 상관관계를 유지·보전함고 동시에 하천문화 활성화를 통한 지역의 경제적 활력까지 제고시키는 공간으로의 변화 등 시민과 행정이 함께 하는 새로운 협치행정의 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른 지자체를 굳이 비교하지 않더라도, 거제시의 경우 하천관리 업무가 지나치게 여러 부서와 단체에 혼재되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하천 관련 사업이 발주되고 진행되면서 사업의 중복, 예산낭비, 사업의 우선순위 무시, 생태계 교란, 수질 악화 등 고질적인 하천의 문제점 개선이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거제시의 하천과 관련된 업무를 살펴보면,

1. 환경과 : 폐수배출시설 관리 및 기타수질오염원 관리, 개인하수처리시설 관리 및 정화조 내부청소, 가축분뇨배출시설 관리 및 토양오염원 관리

2. 도시계획과 : 도시시설(하천, 공원, 시설물, 광고물 등)의 디자인 협의·조정

3. 안전총괄과 : (홍수 등) 자연재난 대책 수립 및 시행, 풍수해 예방대책

4. 도시재생과 : ▲소하천정비 종합계획 수립 ▲소하천하천 개수 및 유지관리 ▲소하천 점용허가 ▲소하천 하천관리청이 아닌 자의 하천공사허가 ▲지방하천의 유지·보수 지방하천 점사용허가 ▲지방하천 하천관리청이 아닌 자의 하천공사허가 경상남도 위탁 사업(지방하천 보상 및 하천재해예방사업)▲ 하천수 사용료 부과 및 징수 관리 ▲국유재산(지목“천″) 관리 공유재산(도유재산 및 시유재산, 지목 “천″) 관리 ▲하천 미불용지 보상 ▲폐천부지 관리, 하천구역 불법행위 단속 ▲생태하천 조성사업

5. 환경사업소 상하수도과 : 하수운영과 상수원 관리, 하천유지용수 공급

6. 면사무소 : 환경정화, 수변식물 식재

7. 수자원공사 : 상수원 관리, 환경정화 및 감시활동 등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하천과의 연관성을 쉽게 떠올리기 힘든 도시재생과에서 거제시 하천업무의 대부분을 맡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지점에서 개인적인 의견을 하나 내어 볼까 합니다.

하천과 관련된 전문가인 엔지니어링 업체의 용역과 담당 공무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하천정책의 수립을 위해서는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는 하천 관련 부서와 단체, 지역민들이 함께 모여 선진국의 사례처럼 협치(協治)의 바탕이 되는 ‘고현천 하천협의체’ ‘수월천 하천협의회’ 등을 구성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물론 거제시 의회가 조례로 도시하천 협의체가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도시하천협의체가 해야 하는 일은 하천에 관련된 사업의 장기적 로드맵을 구상하고 하천에 관련된 사업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사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하며, 협의에 의해 기획된 사업의 유지, 관리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입니다.

사람과 모든 생명의 본질은 물입니다. 그 물이 흐르는 곳이 하천입니다. 행정이 관리를 해야하는 다른 많은 부분들이 많습니다만, 도시하천과 관련된 행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하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더욱 커져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저작권자 © 정의로운 신문 거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