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광용 시장이 5일 거제시 브리핑룸에서 코로나 확진자 추가 발생 사실을 비대면 브리핑하고 있다>

지난 이틀새 대형조선소 '셧다운' 사태까지 몰고 온 코로나19 연쇄 확진자 발생은 감염병 초기 확산 차단의 중요성과 함께 개인적 일탈이 지역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거제시는 5일 오후 3시께 안전 안내문자를 통해 "지난 4일 검사자 중 3명 확진자 외 추가 확진자는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오후1시 거제 49번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것으로 확인된 같은 회사 동료 36명이 먼저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를 했다.

이날 저녁에는 야드 근무 동선이 겹치는 402명의 직원들이 삼성중공업 휴센터에 긴급 설치된 현장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같은 반원인 40대 1명(51번)과 30대 1명(52번) 및 현장 선별진료소에서 지난 4일 오후 9시30분께 검사받은 다른 협력사 40대 여직원(50번) 등 3명이 추가 확진됐다.

통영에 거주하는 40대 여직원은 지난 1일 오후 6시40분 통근버스에 49번 확진자와 동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 다음날 오열과 인후통 등 코로나증상이 나타나 통영시 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받기도 했다. 현재 통영시 방역당국은 남편과 초·중학생 자녀 2명에 대해 검사를 진행중이다

또 개인 용무 등으로 지난 4일 검사를 받지 못한 직원 등 70명 가량은 5일 오전에 검사를 마쳤다. 이들에 대한 검사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 나올 예정이라 아직 안심할 수 없다. 이와 함께 현재 음성이 나온 직원들도 코로나 특성상 일정한 시일이 경과할 때까지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형편이라 대부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가장 큰 문제는 5일 추가 확진자 3명의 밀접접촉자 및 동선노출자에 대한 검사 결과에 달려 있다. 현재 방역당국과 조선소 간에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진 검사 대상자는 대략 350∼400명 안팎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대상자 명단이 확정되는대로 5일이나 6일 중 현장 선별진료소를 통해 검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이 검사 결과가 집단감염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 일단 지역확산의 급한 연결 고리는 차단한 셈이 된다.

하지만, 추가 확진자가 나온다면 조용한 전파를 통한 지역감염 확산이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방역당국도 이후 상황을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49번 확진자는 지난달 30일부터 확진 당일인 지난 4일까지 줄곧 통근버스를 이용해 왔고, 구내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조용한 전파를 통한 집단감염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특히, 통근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노출된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초 전파자인 49번 확진자와 50번 여성 확진자가 탔던 출퇴근버스도 당시 만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크를 착용했더라도 밀폐된 공간에서 감염된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점도 불안하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는 49번 확진자의 이해할수 없는 행보는 앞서 동선을 통해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일 확진된 거제 48번 확진자는 진주시 한 중학교 2년생으로 49번 확진자의 딸이다. 딸은 평소 주중에는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다 주말이면 거제로 와 집에 머물다 월요일 아침 진주행 시외버스를 타고 학교로 돌아간다.

딸은 지난달 27일(금) 집으로 와서 49번 확진자와 지내다, 지난달 29일(일)에는 친척이 사는 전남 고흥과 부산 동구를 함께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곳의 지자체도 덩달아 비상이 걸렸다.

이어 지난 달 30일 오전 7시20분 고현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 9시께 도착해 시내버스를 이용해 학교로 갔다. 이 과정에서 마스크는 계속 착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일 딸이 수업 중 발열, 인후통 등 코로나 유사 증상이 발현되자 학교측이 보호자인  49번 확진자에게 연락했다. 하지만 그는 딸을 가까운 진주지역 선별진료소에 데려가지 않고 굳이 차량으로 거제로 데려왔다.

진주시는 현재 '이·통장 제주 연수'와 관련해 지금까지 65명이 확진되는 등 모두 94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 중이다.

이후 딸은 3일 시 보건소 선별진료소 검사를 거쳐 4일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자가격리는 커녕, 통근버스로 정상 출근해 근무하다 이날 오전 딸의 확진을 통보받고 검사를 거쳐 확진 판정을 받았다.

딸과 거의 접촉이 없었던 49번 확진자의 배우자는 이날 검사를 받았으나 음성이 나왔다.

40대 후반인 그의 이처럼 안이한 행동으로 인해 10명의 무고한 확진자와 함께 441명이 검사를 받고 200여 명이 자가격리되는가 하면, 지역사회에도 감염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더구나 가뜩이나 어려운 조선업황 속에서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말 막바지 일감 확보에 안간힘을 쏟아오던 대형 조선소가 사흘간 '셧다운' 되는 바람에 수만명이 일손을 놓고 1천억이 넘는 크나 큰 피해까지 불러왔다.

물론 개인에 대한 비난은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도움이 되지 않고 지역사회 위화감을 키울 뿐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취재과정에서 만난 방역 및 조선소 관계자와 일반 시민들까지 "안전 안내문자 수없이 보내면 뭐하나" "무모하거나 무지하거나 둘 중 하나"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했다.<12.6 수정→머릿기사 등 일부 보강>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저작권자 © 정의로운 신문 거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