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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염치(廉恥)서영천 / 거제저널 대표기자
거제저널 | 승인 2021.03.03 15:49

염치(廉恥)는 사전(辭典)적으로 '체면을 생각하거나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뜻한다.

흔히 염치가 없는 사람을 '얌체'라 부르기도 한다. 얌체는 '염치'의 작은 말 '얌치'에서 온 말이다. 얌치는 '마음이 결백하여 부끄러움을 아는 태도'를 의미한다. 

얌체는 이런 본래 속뜻보다 대개 '거리낌 없이 자기 이익만 따져서 행동하거나, 그런 일을 하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을 일컫는다.

엊그제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일부 세력들이 아직도 민심을 뒤흔들고 있지만,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정치적 이해관계와 대구·경북과 지역갈등은 물론, 수도권 일극주의(一極主義) 등 삼중고를 끝내 극복해냈다.

부산과 거제를 잇는 가덕도에 신공항이 들어서면 직선거리로 30km 떨어진 부산보다 오히려 거가대교와 맞닿아 있는 거제가 더 가깝다. 이는 일각에서 가덕신공항의 최고 수혜지역으로 거제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만큼 거제와 가덕신공항은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그런 거제에서 2018년 11월 일부 뜻있는 시민들이 모여 ‘가덕신공항 건설 촉구 거제시민 모임’을 출범시켰다.

당시 시·도의원 등 전·현직 지역정치인들도 대거 모임에 참여했으나 이권단체나 정치세력화 폐단을 없애기 위해 3무 원칙(무회칙·무회비·무단체)을 결의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이 모임은 이후 투쟁성을 높이고 타 지역단체와 위상을 맞추기 위해 2019년 9월 '가덕신공항 유치 거제시민운동본부'로 격상해 총무, 재무, 조직, 홍보, 기획 등 분과별 조직을 더욱 탄탄히 정비하고 비영리단체 등록까지 마쳤다.

그러나 난관도 적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잦은 투쟁 분위기에 맞춰 개인적으로 바쁜 시간을 쪼개고 빠듯한 호주머니를 털어가며 참석하는 수 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더욱 힘빠지는 건 지역 정치권과 시민들의 관심 부족이었다.

필자는 지난해 11월 '세상보기' 칼럼에서 이같은 현상을 빗대 "가장 앞장서야 할 지역 정치권은 쥐죽은 듯 조용하다. 시장이 찬성 기자회견을 하고 한 시의원의 5분 발언 정도만 있었을 뿐, 아직 그 흔한 보도자료나 결의문 쪼가리 한장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런데 지난달 26일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자마자 지역정치권에서는 너도나도 공치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누구의 입에서도 그동안 말없이 고생해 온 '거제시민운동본부'를 언급하지 않았다. 차라리 입을 다물든지...참 뻔뻔하고 염치가 없다. 

물론, 정치인들이 가만히 있었다는 게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가덕신공항 유치를 위한 정치인들의 노력과 시민단체의 그것은 차원이 다르다. 정치인들은 그런 일 하라고 거제시민이 뽑아 피땀어린 세금으로 봉급을 주고 있다. 돈 받고 일하는 것과 자발적 봉사는 결코 같을 수 없다.

경험적으로 보면, 정치를 하면 할수록 염치가 없어지는 모양이다. 처음엔 한 줌 남아있던 염치가 선거 한 두번 치르면 그마저 없어져 대부분 얌체가 된다.

그러다 결국에는 아예 철면피(鐵面皮·무쇠같이 단단하고 두꺼운 낯가죽)로 변해 민심과는 전혀 상관없이 매번 선거판을 기웃거리는 게 정해진 순서로 보인다.

1년이 넘게 남은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저울질하는 몇몇 지역인사들이 언론에 오르내린다. 또 얼마나 많은 얌체와 철면피들이  득실거릴지...생각만해도 벌써부터 피곤하고 끔찍스럽다.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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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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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성애비 2021-04-05 18:08:04

    저도 시민운동본부 모임에 초기에 참여했던 사람인데요. 지금은 개인사업 때문에 참여를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고생한 분들께 미안하고 고맙기도 합니다. 칼럼에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지적했네요. 잘 읽었습니다.   삭제

    • ㅂㅇㅅ 2021-03-04 12:32:51

      아래 댓글, 거제 저질정치인과 저질 언론! 대충 맞는 말인 듯   삭제

      • 독자발언대4 2021-03-04 10:55:26

        지금은 몇군데 언론을 보다가 안보고 거제저널만 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장 나은것 같습니다. 정치적으로 균형감도 있고요. 이번 칼럼처럼 꼭 필요한 지적도 가끔하는게 보기 좋습니다. 일부 인터넷신문은 아주 태극기부태 보다 더한 곳도 있더라고요. 그런 저질 언론 수준이 저질 정치와 손을 잡으면 거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무턱대고 글을 올려 폐를 끼쳤다면 양해바랍니다. 수고하세요.   삭제

        • 동가발언대3 2021-03-04 10:50:20

          되는데도 게을러보이기도 합니다. 기분 나쁘게 들릴지 모르지만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디다. 지역언론도 비슷해요. 교직에 있을때 신문 편집일도 봤기 때문에 좀 압니다. 지인이 소개해주는 몇몇 지역인터넷언론을 둘러봤는데 기가 찰 정도로 수준이 낫았습니다. 그러니까 거제 정치인 수준하고 언론 수준이 비슷해요. 무식한데도 되게 잘난체 해요. 제 댓글이 시민들에게 건방지게 보일수도 있지만, 이런 공간이 익명으로 의견을 밝히기엔 가장 적당한 곳이라서요.   삭제

          • 독자발언대2 2021-03-04 10:46:19

            찍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찍은 분들이 요즘 정치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실망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거제 정치인들은 실력도 별로 없으면서 잘난체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대도시는 실력이 있거나(똑똑하거나) 아부성이 뛰어난 정치인들이 많은데 거제는 참 이상한게 무식한건지, 어떤지를 잘 모르겠지만 잘난체하는 모습이 크게 거슬렸습니다. 그러니까 같은당 소속이라해도 각자 플레이를 많이 하는 모양입니다. 또 나이가 젊어보이는 일부는 간사해보이기도 했습니다. 정치수준이 많이 떨어진다고 봅니다. 공부를 더 많이 해야   삭제

            • 독자발언대 2021-03-04 10:41:28

              칼럼 잘 읽었습니다.

              저는 오늘 생각난 게 있어 인터넷신문인 거제저널에 댓글을 처음 달아봅니다. 저는 오랫동안 교단과 교육전문직으로 대도시에서 재직하고 정년퇴임한 60대 입니다. 지금은 자녀 직장 때문에 2016년 거제 아무런 연고가 없는 거제에 와서 살고 있습니다. 정말 거제는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갖춘 아름다운 곳입니다. 인심도 좋고, 정도 많고요. 그런데 거제에서 2016년 총선과 2018년 지방선거를 치러봤는데요. 출마한 사람들도 모르고 이곳 사정도 잘 몰라 이사와서 사귄 이웃분들에게 물어서 그래도 좀 낫다 싶은 사람을   삭제

              • 나도 2021-03-04 09:18:09

                공감 100%. 시원하네요.   삭제

                • 시민 2021-03-03 16:09:43

                  기똥찬 지적입니다. 최고!-시민운동본부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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