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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감사원장칼럼 / 서영천 / 대표기자
거제저널 | 승인 2021.06.30 16:04

엊그제부터 잇달아 판사 출신 감사원장이 임기 6개월을 남겨두고 사직하고, 지난 3월 옷 벗은 검찰총장은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흔히 감사원과 검찰을 헌법기관, 준사법기관으로 부른다. 이는 두 조직이 가진 막강한 권한은 물론, 정치에 예속되지 않고 독립된 조직체로서 존중받는 권위의 표현이다.

두 사람은 사법고시 합격 후 판사와 검사의 엘리트 코스를 거쳐 현 정권에 의해 함께 발탁됐고, 권력 최고 정점에 가까운 자리까지 올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 감사원장은 여전히 구구한 억측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권 도전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전직 검찰총장은 이 나라 최고 권력을 향한 야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그들은 감사원과 검찰 수장 재임 당시 하나같이 정치적 중립을 기반으로 오로지 국민을 위한 조직 임을 내세웠고, 실제 내부로부터 지지와 사회 일각의 공감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대쪽 판사와 강골 검사 면모를 지닌 두 인사는 어쩌다 현 정권에 저항하고 탄압받는 이미지로 크게 부각됐고, 그것을 이유로 끝내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둘은 처음부터 정권과 마찰을 빚을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모양이다. 정권이 하도 맹목적으로 공격하니 변하지 않을 수 없었을 뿐...여기에다 몸이 달아오른 야당의 끊임없는 추임새까지 더해지니 한편으론 그럴듯한 항변으로 들린다.

하지만 검찰총장이었던 그의 선택은 결국 자신이 그토록 정치적 중립을 부르짖으며 지키려고 애썼던 검찰조직과 후배들을 변명의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이는 군색한 입장으로 내몰았다.

왜???

여태컷 정권과 맞섰던 이유가 정치적 중립을 명분으로 한 검찰조직 보호나 소신이라기보다, 마치 자신이 품고 있던 욕망을 채울 목적으로 위장해 온 듯, 막판엔 가장 정치적인 선택으로 귀결된 탓이다.

이로 인해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를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 될 것'이라던 그의 핏대 세운 항변은 말짱 도루묵이 됐다. 그렇게 치자면, 앞서 검찰조직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뛰쳐 나갔던 수많은 전임 총장들은 모두가 아둔하거나 바보들인 셈이다.

어제 출마선언문을 통해 그는 "정의가 무엇인지 고민하기 전에 누구나 정의로움을 일상에서 느낄 수 있게 하겠다", "(이 정권은) 국민을 내 편, 네 편으로 갈라 상식과 공정, 법치를 내팽개쳐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국민을 좌절과 분노에 빠지게 하였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 "이 정권이 저지른 무도한 행태는 이해관계로 얽힌 소수의 이권 카르텔은 권력을 사유화하고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이 마비된 먹이사슬을 구축하고 있다", "이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하여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 한다", "국민들이 뻔히 보고 있는 앞에서 오만하게 법과 상식을 짓밟는 정권에게 공정과 자유민주주의를 바라고 혁신을 기대한다는 것은 망상"이라고 맹공했다.

정치적 수사(修辭)가 다분해 보이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그의 말이 옳을 수도 있고 듣기 싫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반하장(賊反荷杖)이랄까? 아무리 읽어봐도 그가 쉽게 입에 올릴 말은 아닌 것 같다. 그 역시 그런 무도한 정권의 은덕을 입어 졸지에 벼락 출세를 했고, 한때는 아주 충실하게 따르면서 앞장서지 않았나! 그렇게 잘나갈땐 정작 입도 벙긋 안했다.

제대로 감동을 주려면 "내가 그때 당장 뿌리치고 뛰쳐 나오지 못해 죄송하다. 왜 일찌감치 국민의 뜻을 헤아리지 못했을까 지금 생각하니 죄스럽다. 사죄한다"고 해야 올바른게 아닌가.

그래서인지 굳이 그가 쌍칼로 멸문지화(滅門之禍)시킨 전직 장관 누구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일각에서는 분수도 모르고 눈치없이 날뛰다 정권의 눈에 나자 단지 의도치 않게 졸지에 선택한 처신이라는 비판도 있다. 제대로 된 준비없이 거품같은 지지율만 믿고 얼떨결에 대통령 되겠다고 정치 한복판에 뛰어든 아마추어라는 지적이다.

앞서 그는 보수 출신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시켰다. 지금은 환영 일색인 야당을 현 정권 초기에 거의 초토화시킨 칼잡이 장본인이다. 그런 그에게 기자들이 '수감중인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안타깝고 애처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만약 옥중에 있는 두 전직 대통령이 그 말을 들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어느 정치학자는 "4개월 가까이 대선 출마를 준비해왔다면서 선언문에는 설레임과 기대, 뭉클한 감동은 없고 검사 시절 보여줬던 소위 '특수통' 보스로서 결기만 보였다"고 혹평했다. 얼마전까지 야당 비대위원장을 지냈던 노회(老獪)한 80대 인사는 한때 "별의 순간이 왔다"고 그를 띄우고 탐색하더니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된 경우는 없다"고 무참히 깍아내렸다.

반면 인물난에 허덕이던 야당 일각에서는 새로운 대권 주자 부상에 화색이 도는 모양새다. 20명이 넘게 세몰이 출마 선언식에 떼로 몰려가 '결사옹위' 자세를 보여줬다. 글쎄...그토록 처절하게 도륙당했던 사람들치고는...이런 걸 '인생만사 새옹지마'라 하나. 

아무튼 막강한 조직을 휘어잡고 꼬박꼬박 국민 혈세로 봉급을 챙기며, 입으로는 정치적 중립을 외치던 그들이 옷을 벗자마자 되레 아사리판에 몸을 던졌다. 앞으로 혹독한 검증을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그 길이 꽃길이 될지, 아니면 피 터지는 자업자득(自業自得)의 가시밭길이 될지 그저 덤덤하게 지켜 볼 따름이다.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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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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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정한 보수 2021-08-15 11:16:46

    대한민국에 진정한 보수는 없다. 보수 씨를 말리기 위해 칼춤 추던 문재인 정권 앞잡이를 내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다니.. 애라이 국민의 힘아! 자빠져라! 정권 교체! 어나 정권교체 ! 국민 모두가 정신이 나가거나 미치지 않고서는 윤은 대통령 안된다. 그나마 유승민, 김동연, 원희룡 정도면 몰라도... 아 맞다! 가장 적임자는 홍 콜라다!   삭제

    • 거제인 2021-07-09 13:53:54

      나는 지금까지 윤석열처럼 자기 소신을 꿋꿋이 지켜온 사람을 보지 못했다,   삭제

      • 시민11 2021-07-07 08:13:44

        여러 시각이 있겠지요. 기다려보입시더. 진짜인지 가짜인지 머지않아 가려지겠지요   삭제

        • 시민10 2021-07-06 15:24:45

          윤석열 여론조사 지지율 1등이 나오는데 여기는 왜 그래요? 혹시?   삭제

          • 검증이 필요하다 2021-07-06 14:53:56

            검사 시절 남에게 들이댔던 잣대처럼 혹독하고 철저한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국민들이 공평하다고 믿을 터이니..도리도리, 버벅버벅, 글쎄 아무리봐도 정치인에는 영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그냥 검사로 평생을 마쳤으면 존경받을 텐데.   삭제

            • 박정호 2021-07-04 21:47:23

              검사 26년 한 저 양반이 정치를 제대로 아나? 왜 저러는지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네. 뭐가 부족해서...암만해도 생각을 잘못한것 같다. 한편으론 참 안타깝다.   삭제

              • ㄱㄱㄱ 2021-07-02 11:44:42

                의정부지법은 2일 오전 의료법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최모(74)씨에게 징역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경제공동체 쪽의 본색이 점점 드러나고 초장부터 박살나고 있음^^   삭제

                • 지나가다 2021-07-02 09:01:46

                  윤석열의 대통령 출마와 관련돼 최근에 읽어본 글 중에 가장 본질적인 지적과 예리한 분석이 돋보이는 칼럼이다. 어떻게 하는지 덤덤하게 함 지켜봅시다. 잘 읽었습니다.   삭제

                  • 제갈공명 2021-07-01 18:20:37

                    끝까지 가기 어렵습니다. 벌써 휘청거리는데요. 검사 칼춤만 추다가 문재인 정권에 개아리 한 것 외 그의 능력이 뭐가 드러났나요? 정치 올챙이가 국민을 먹여 살린다고? 지나가는 개가 웃을일이다. 궁민의힘도 일찍이 포기하세요. 괘씸하지도 않나보네   삭제

                    • 애독자 2021-07-01 08:23:05

                      아주 정확하고 날카롭게 지적했습니다. 제가 하고싶은 말을 그대로 옮겨놓은 컬럼입니다. 중앙지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명문입니다. 추천합니다^^ 잘 보고갑니다.   삭제

                      1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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