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지난달 30일 대우조선해양의 전략적 투자유치 관련 '현물출자 및 투자계약'의 거래종결 기한을 3개월 연장하기로 한국조선해양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조선경기 침체기를 배경으로 추진되었던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벌써 4번째 연장으로 이어졌고, 여전히 여러 문제점들을 지닌 채로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필자는 지난 6월29일부터 지금까지 대우조선해양 서문과 남문에서 '대우조선매각반대' 1인 시위를 이어가며 많은 조선소 근로자들을 만나 그들의 고충을 들어볼 기회가 있었다.

주 52시간제로 인한 임금하락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불확실한 회사의 존폐 기로에서 막연한 고용 불안감이 가장 큰 고민"이라며 연이은 수주소식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고 그들은 말한다.

사실상 대우조선해양은 '매각 대상기업'의 꼬리표에도 불구하고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한 상황이다. 조선경기 불황으로 대우조선 매각 문제가 제기된 그때와 달리, 현재 조선업은 되살아나고 있다.

2021년 전 세계 LNG운반선 발주 물량의 94%를 국내 '빅3'가 차지하는 상황이며, 더불어 기후위기로 인한 친환경 선박 발주량 증가를 예상하지 못했었던 과거를 반추해 보았을 때, 대우조선매각의 첫 단추는 분명 잘못 끼워졌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의 LNG선 독과점을 우려한 합병심사 지연도 계약 연장의 주된 이유다. 만약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이 합병되면 두 조선사의 세계 LNG선 점유율은 61%에 이른다.

결국 인수승인 조건으로 점유율을 50%까지 낮추라고 종용한다면 우리나라의 LNG선 점유율 10%는 경쟁국에 빼앗길 수 밖에 없는 난감한 처지가 된다.

이에 더해, 국회 기재위 서일준 의원이 기재부와 산은으로부터 제출 받은 공문 등 자료 분석 결과 기재부는 당시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한 유권해석을 4시간도 채 안 돼 통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졸속 매각추진'이라는 논란까지 일고 있다.

독과점 발생, 대량실직, 지역기자재벨트의 몰락 등에 더해 졸속매각 논란까지 일고 있는 대우조선 매각은 하루빨리 정부가 철회하고, 연이은 수주 소식에 걸맞는 지역상생의 대책을 처음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짧게나마 1인 시위를 이어오면서, 오는 12월31일 마지막 종결시한이 도래했을 때 거제시민과 함께 '대우조선 매각철회' 뉴스를 들을 수 있도록 끝까지 노동자들과 함께 할 것을 다짐해 본다.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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