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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700리' 김한표의 민생탐방기- 네 번째 이야기
거제저널 | 승인 2021.10.08 19:36

<9일째>

전날 궂은 날씨 탓에 중도에 멈춰 선 옥림마을 입구에서 다시 출발했다. 지세포로 넘어가는 길 우측 화단에 지고 있는 수국이 가득하다. 아름답게 피어있던 꽃들은 이제 앙상한 자국만 남았다. 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이 생각 저 생각이 떠올랐다.

화무십일홍 권불십년(花無十日紅 權不十年 - 십일 동안 붉게 피어있는 꽃도 없고 십 년 가는 권력도 없다)이라 했던가. 순천만 갈대도 황매산 억새도 겨울 되면 다 쓰러진다. 그 화려함도 쓸쓸함도 유한한 일생이거늘. 아름다운 역사를 남기고 가는 이 수국들을 우리는 이렇게 보내야 하지만 그래도 한때 우리를 무척이나 즐겁게 해 주었다...‘꽃잎은 져도 향기는 지지 않는다.’

지세포 소노캄(구 대명콘도) 건너편 산 중턱이 볼썽사납게 파헤쳐진 채 방치되어 있다. 이 아름다운 지세포만의 풍광을 먹칠한 느낌이다. 어떻게 해 볼 도리는 없는 것일까?

국회의원 재임 시절 임대료 대폭 인하가 이뤄졌던 소동 임대 아파트가 보인다. 서민과 약자를 위한 배려가 곧 정치라는 생각이 다시 든다. 소동 임대 아파트 이장님께 지나간다고 전화를 드리니 여기 들러서 차 한잔하고 가란다. 말씀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다.

지세포 고갯길 한적한 곳에서 지인들이 응원차 도시락과 간식을 가져다 놓고 기다리신다. 변함없는 그 우정이 너무 고마웠다.

와현 바닷가 마을은 태풍 매미 이후 잘 정비되어 있다. 와현 마을 이장님을 비롯 주민들과 제법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었다. 최고의 수질 관리로 대한민국 일류 해수욕장으로 거듭나길 희망하며, 바다 시설물에 대한 해법을 찾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멀리 바라본 예구 공곶이 농원은 거제시의 대표적 관광지며 거제 9경 중 하나다. 장목 매미성처럼 순전히 한 개인이 가꾼 곳이다. 이런 곳은 이제라도 공익 기여 사업으로 분류해 국가나 지자체로부터 일정한 공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윤씨 3형제가 홀로되신 어머니를 위해 징검다리를 놓아주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윤돌섬(천연보호림, 경남 기념물 제239호), 일명 효자섬이라고 알려진 저곳까지 투명 유리 다리를 놓으면 어떨까?

망치마을로 가는 길가에 ‘남쪽빛감성 버스정류장’이 마치 조형물처럼 멋있게 설치돼 있다. 모양이 특이해서 주목을 끌만하다. 우리 거제 전역에 이와 같은 시설물을 많이 만들어 설치했으면 좋겠다.

오늘 일정 코스에 오르막 내리막이 많다 보니 무릎에 이상 신호가 오는 느낌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9일차다. 매일 쉬지 않고 걸은 당연한 결과인지 모르겠다. 더 이상 걸으면 무리라 생각해 망치마을 군부대 앞에서 오늘 일정을 마쳤다. 총 1만 8,284보, 12km798m다. 30리쯤 걸은 셈이다. (2021.9.18.)

<10일째>

9월 22일, 추석 마지막 연휴 기간이다. 오전 일정이 있어 점심을 먹고 난 뒤 오후 종주 길에 올랐다. 망치 군부대 앞에서 시작한 일정은 양화, 수산을 지나 학동해변에 이르렀다. 김동수 시의원이 망치 부대에서 양화마을까지 동행했다. 김 의원은 방치된 양어장 활용방안에 대한 고민과 갓길에 설치된 안개 제거 기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줬다. 특히 안개 제거 기계는 관리도 잘 안되는 데다, 이곳이 안개 다발지역도 아닌데도 설치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며 예산 낭비의 표본이라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옛 양어장 부지를 활용해 만든 카트장 액티비티 관광 유도 사례는 규모가 작다는 단점은 있지만, 발상은 좋아 보였다.

여기까지 오는 내내 앞쪽에서 오는 차들이 훨씬 많았다. 연휴 기간 휴가차 들렀다가 이제 빠져나가는 차량들로 보였다. 망치에서 학동까지의 코스 경치는 좋았지만, 그 경치를 즐길만한 전망대나 사진 스폿 장소가 거의 없다는 게 너무 아쉬웠다. 바닷가 쪽으로 데크를 설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을 가능한 한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지나던 택시 기사 한 분이 차를 세우고 반갑게 인사했다. 옛적 거제 교통에서 같이 근무했던 동료였다. 건강을 걱정하며 안쓰러운 눈으로 인사하고 떠나는 그의 우정에 가슴이 찡했다.

학동 수산 해변 데크길은 잘 만들어 놨지만 이용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학동 해변 길은 쓰레기 천지였다. 쓰레기 더미가 그물에 덮여있고, 사방 곳곳에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학동은 거제 최고의 해변 관광지 아닌가. 이런 곳의 쓰레기 처리에 문제가 있다는 건 심각한 일이다. 입구마다 쓰레기 집하시설을 잘 설치한 도시 사례를 벤치마킹이라도 했으면 한다.

길옆에 있는 피아노 모양의 조형물은 이색적이었지만 위험했다. 올라서지 말라는 경고 문구는 있었지만, 올라서 음반 위를 걸으면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커 보였다. 학동 케이블카가 완공되면 많은 인파가 몰려들 텐데 지금 학동의 모습으로는 그 관광객들을 제대로 담아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지금과는 다른 그림이 필요해 보인다.

학동 케이블카는 국회의원 초선 시절 거제관광과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추진됐고, 인허가를 내기 위해 장애가 되는 산림청 시행령까지 변경해 성사시킨 사업이다. 비록 개인사업이긴 하지만 거제 관광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역점 지원 사업이었다.

협조를 아끼지 않은 당시 법제처 J처장과 산림청장에게 아직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사업 주체가 바뀌면서 몇 번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준공이 늦어지고 있다. 하루빨리 개장해 거제 관광 활성화를 위해 크게 기여하길 바라본다.

학동에서 마친 오늘 오후 일정은 총 1만 4862보. 10㎞ 378m다. 12리쯤 걸었다. (2021.9.22.)

<11일째>

학동 삼거리에서 출발했다. 중간에 학동 이장님을 만나 같이 걸었다. 싹싹하고 부지런한 여성 이장님이셨다. 이장님은 시설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세세한 곳까지 알려주며 지원을 부탁했다. 부탁은 내가 해야 하는데…

'바퀴 달린 집' 예능 프로 촬영으로 유명해진 내출을 지나면서 아직도 진행되지 못하는 민간 호텔 건설 계획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 안타까웠다. 동백나무 군락지를 지나면서 귀를 쫑긋 세웠다. 행여나 팔색조 소리가 들릴까 하고. 군락지 거리를 다 지나도록 팔색조의 소리는 끝내 듣지 못했다.

도로 밖까지 뻗어 나온 동백 가지가 시야를 많이 가렸다. 가지치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 국립공원 동부사무소 직원들이 동백을 휘감고 있는 칡넝쿨 제거 작업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초선 시설 Y환경부장관에게 동백나무를 휘감는 칡넝쿨 제거에 대한 질의를 하자 즉답을 못하던 장관과 이를 지켜보던 간부 직원들이 안절부절 하던 때가 생각났다. 이후 칡넝쿨 제거 작업이 정착됐는지 모르겠지만, 묘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구망 전망대에서 잠시 쉬었다. 전망대 매점은 문은 잠겨있고, 의자 등 기구들의 관리상태도 좋지 못했다. 공간도 넓어 앞쪽으로 계단식 전망대를 새로 설치하면 빼어난 풍광을 즐길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다.

함목 삼거리에서 도장포 가는 길은 3차선으로 잘 포장돼 있었다. 현역 시절 특별교부세 5억원을 확보해 한 차로를 더 확장한 것이다. 도장포 주민들의 민원을 반영한 결과였지... 도장포에서 주민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주차장 부지 확장과 해수면 매립에 대한 희망 등을 주로 주문했다. 바람의 언덕, 스피드보트 등과 함께 틈새 관광시장을 개척하는 염원들이었다.

해금강마을 파란 바닥 길은 운치가 있었지만, 마을의 활력은 왠지 모르게 생기를 잃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집단시설지구가 아직도 개발되지 않고 방치되면서 빚어진 결과가 아닌가 여겨졌다. 우제봉 가는 길도 많이 단장됐지만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주변의 빼어난 자연자산을 활용한 새로운 그림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시 함목으로 나와 보니 함목 삼거리가 남부권의 관문이란 생각이 새삼 들었다. 이곳에 남부면의 빼어난 자연 풍광을 알리는 상징적인 시설물이 필요할 듯 보였다.

다대마을로 향하는 길은 주변에 인도가 잘 다듬어져 있었다. 차도와 인도 구분을 위한 안전시설도 잘 갖춰져 있고, 데크길, 마사토길, 미끄럼 방지 붉은 도장을 한 길 등이 번갈아 나왔다. 인도가 별로 없던 석포·하청 등에 비하면 좋은 인프라를 구축해 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대마을 선착장에 이르니 외도 유람선이 관광객 감소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다대마을 갯벌체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다포로 이어지는 데크길을 걸었다. 시공한지도 얼마 안 돼 보이던데 시급한 보수가 필요해 보인다.

갯벌 체험장 옆에는 진귀한 체험장이 하나 더 있었다. 밀물 때 따라 들어온 생선 등 해산물이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고 웅덩이 같은 바닥에 갇힌 고기를 잡는 고전적 방식인 석방렴이라는 것인데, 너무 신기했다. 그러고 보면 자연자산이 우리에게 준 관광자원은 실로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오늘 일정은 여기서 마무리했다. 총 2만 865보. 14㎞ 604m. 35리쯤 걸었다.(2021.9.23.)<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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