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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끼라도 편하게"..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 '갑론을박'공무원 "정당한 권리" vs 민원인 "불편"..절충점 찾아야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21.11.11 15:01
<사진 출처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

공무원들이 점심시간 휴무를 제대로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복무규정상 공무원의 점심시간은 낮 12시부터 1시간이지만, 현실적으론 지켜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직장을 가진 민원인들은 "점심시간에 잠깐 외출해 용무를 봐야되는데 그것마저 못하게 하나.."라며 마뜩잖은 반응이다.

지난 9일 오전 11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 및 창원시공무원노동조합 등 도내 공무원들이 경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점심 휴무를 전면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근로기준법과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에 공무원의 점심시간은 12시부터 13시까지 보장하도록 돼 있다"며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권리이자 인권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지자체는 그동안 공무원의 '밥 먹을 자유'마저 통제하고 빼앗아 갔다"면서 "이는 단지 민원인의 편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법으로 보장된 정당한 휴식권을 짓밟고 빼앗은 강제노동"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미 시대가 변하고 있다. 타인의 희생을 딛고 나의 편리함을 찾는 것은 구시대적이며 비인간적인 사고"라며 "공무원 노동자에게 12시 점심시간을 보장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고 사회적 요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원과 법원, 상당수의 공공기관에서는 이미 정착되었으며 국민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인터넷 민원발급, 무인 발급기 설치 등 대안이 있는 현실에서 공무원 노동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점심시간 근무를 시킬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 공무원들은 "일선 민원부서에 있는 공무원은 하루종일 화장실 한번 제때 다녀오기 힘든 조건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법적으로 보장된 점심시간에 15분도 안되는 시간 동안 밥을 입으로 먹는지 코로 먹는지 모르게 재빨리 먹고 자리로 돌아와야 하는 현실"이라고 실상을 전했다.

이들은 또  "현행 규정상 권한없는 공무원은 민원서류를 발급을 해 줄 수 없다. 점심 교대 근무를 해도 담당공무원이 없으면 민원인은 어차피 기다려야 한다"며 "교대 근무는 공무원과 민원인 모두를 피곤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점심시간 휴무제 확보를 위한 투쟁 방향도 밝혔다. 공노조 한 관계자는 "향후 각 기초자치단체 지부에서 단체장과 휴무제에 대해 정식 협의를 해 나갈 예정"이라며 내년 단체협약안에 상정 의향을 비쳤다.

그는 다만, "협의가 안된다고해서 바로 강제로 휴무제를 시행하는 게 아니라, 민원실 앞에서 피케팅을 한다든지 민원인께 사전 양해를 구하는 등 제도 안착을 위해 지속적인 홍보를 이어 갈 예정"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점심시간 휴무제'가 당장 시민 편의와 직결된만큼 시민들의 반감이나 여론 악화를 의식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한 40대 거제시 공무원은 "적극 찬성한다. 점심시간 휴무제는 민원부서와 비민원부서를 막론하고 복무규정대로 하자는 것"이라며 "지자체에서 조금만 고민하면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고 별다른 무리없이 실현가능 하기 때문에 우리가 정당하게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 반응은 다소 결이 다르다. 조선협력사에 근무하는 50대 한 직장인은 "평소에도 행정 업무를 보는데 불편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면서 "간단한 업무야 인터넷이나 무인기를 이용하면 되지만, 어쩌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담당공무원을 만나러 갔다가 점심을 거른 경험도 몇 번 있다"고 시큰둥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공무원 입장도 이해하지만, 먼저 직접적인 도움이 필요한 노약자 등 전체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든 후 휴무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제시 행정과 관계자는 "거제시지부도 지역본부 주장과 같은 줄로 알고 있고, 현재 이 문제에 대해 검토중에 있다"며 "앞으로 단체협약에도 상정될 수도 있겠지만, 아직 어떠한 방향을 정한 것은 없는 줄로 안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원인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법으로 보장된 공무원의  정당한 권리를 최대한 보장해주는 행정당국의 고민과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한편 '점심시간 휴무제'는 인근 고성군이 2017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전국에선 광주광역시 5개 구청이 이미 시행중이며, 부산광역시 중구청이 내년부터 시행 예정이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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