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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서동처(猫鼠同處), 올해의 사자성어.."도둑잡을 사람이 한통속 됐다"교수신문, 전국 대학교수 880명 설문조사 결과 발표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21.12.12 13:58

전국의 대학 교수들이 올 한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묘서동처'(猫鼠同處)를 선정했다. 묘서동처는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이다. 즉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이 도둑과 한통속이 된 것'을 비유한 사자성어다. 

교수신문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의 대학 교수 88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29.2%가 '묘서동처'를 올해의 사자성어 1위로 뽑았다.

'묘서동처(猫鼠同處)'는 중국 당나라 역사를 기록한 '구당서'에 처음 등장한다. 한 지방 군인이 집에서 고양이와 쥐가 같은 젖을 빨고 서로 해치지 않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의 상관이 신기한 그 고양이와 쥐를 임금에게 바치자 중앙관리들은 복이 들어온다며 기뻐했다. 그러나 오직 한 올곧은 관리만이 "이것들이 실성했다"고 탄식했다는데서 유래한다.

일반적으로 쥐는 곡식을 훔쳐먹는 '도둑'에 비유된다. 고양이는 '도둑'인 쥐를 잡는 동물이다. 둘은 함께 살 수 없는 관계다. 둘이 함께 있다는 것은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이 도둑과 한패거리가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묘서동처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국정을 엄정하게 책임지거나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시행하는 데 감시할 사람들이 이권을 노리는 사람들과 한통속이 돼 이권에 개입하거나 연루된 상황을 수시로 봤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한 60대 인문학 교수는 "국가나 공공의 법과 재산, 이익을 챙기고 관리해야 할 처지에 있는 기관이나 사람들이 불법과 배임, 반칙을 태연히 저지른다"며 "감시자, 관리자 노릇을 해야 할 사람이나 기관이 호시탐탐 불법, 배임, 반칙을 일삼는 세력과 한통속이 돼 사적으로 이익을 챙기는 일들이 속출했다"고 비판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걱정하는 의미로 묘서동처를 선택한 교수들도 있었다. 한 60대 사회계열 교수는 "상대적으로 덜 나쁜 후보를 선택해 국운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한 40대 교수도 "누가 덜 썩었는가 경쟁하듯, 리더로 나서는 후보들의 도덕성에 의구심이 가득하다"고 평했다.

2위는 21.1% 지지를 받은 '인곤마핍'(人困馬乏)이었다. '사람과 말이 모두 지쳐 피곤하다'는 뜻이다. '삼국지'에서 유비가 기나긴 피난길에 '날마다 도망치다 보니 사람이나 말이나 기진맥진했다'고 한 이야기에서 따왔다. 코로나19를 피해 다니느라 온 국민도 나라도 피곤한 한 해였다는 의미다.

3·4위도 정치권을 비판하는 사자성어다. 3위(17.0%)는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라는 뜻의 '이전투구'(泥田鬪狗)다. 자기 이익을 위해 비열하게 다툰다는 말이다. 

4위(14.3%)에 오른 '각주구검'(刻舟求劍)은 '칼을 강물에 떨어뜨리자 뱃전에 그 자리를 표시했다가 나중에 그 칼을 찾으려 한다'는 뜻이다. 판단력이 둔해 융통성이 없고 세상일에 어둡고 어리석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5위(9.4%)에 오른 '백척간두(百尺竿頭)와 6위(9.0%)인 '유자입정'(孺子入井)은 내년에는 밝은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백척간두'를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백 자나 되는 높은 장대 위에 올라섰다'는 뜻이다. 몹시 어렵고 위태로운 지경을 비유하는 말이다. '유자입정'은 '아이가 물에 빠지려 한다'는 뜻이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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