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릿글

그동안 수주가뭄에 시달리던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대형조선소의 적극적인 수주활동으로 일감은 충분히 확보하였으나 배를 만들 생산 인력의 절대 부족으로 모기업으로부터 배량받은 물량을 반납하는 등 절박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는 비단 거제뿐만 아니라, 전남 목포·영암, 경남 사천·통영·고성·진해, 울산·울주 등 조선산업 밀집지역은 똑 같은 상황을 겪고 있다. 이에 각 지자체와 업체에서는 비상한 처방과 대책수립에 골몰하고 있으나 뾰족한 방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수립하고 있는 대부분의 대책들이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조선산업 종사자는 대략 9만7천명 정도다. 2014년 당시 11개 조선소(현대, 대우, 삼성, 현대미포, 현대삼호, 한진, STX, 대선, 대한, 성동, SPP)기준 약 20만명이던 조선인력이 계속된 구조조정과 중형조선소의 몰락으로 2017년 10만명 정도로 감소되었고, 현재는 약 9만7천명 정도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조선인력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최소 약 6만명 정도의 신규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며, 이 정도의 인력이 각 조선소에 분산 배치되어야 인력부족현상이 해갈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 인력부족의 원인

● 그동안 대형조선소의 수주저감으로 물량이 극감하고 해양플 랜트로 인한 수조원의 손실로 인한 구조조정으로 일터를 잃 은 대규모의 기능직 인력들이 조선현장을 떠나 대거 건설현 장으로 이동하거나 전업을 하거나 해외로 빠져나갔는데 이 들이 조선현장으로 유턴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 직접 배를 만드는 기능(기술)인력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절대 다수의 사내·외 협력사에 대한 공사단가를 대형 조선소가 저가수주라는 이유로 현실적인 단가인상을 해주 지 않아 실제 현장에 투입되는 2차, 3차밴드 업체들이 임 금을 제때 지불하지 못해 도산하여 흩어지거나 인력을 모집해도 모이지 않아 업체를 구성할 수가 없다(현재 받는 단가로는 도저히 인건비를 맞춰줄 방법이 없다)

● 해마다 대두되어온 인력부족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매우 소극적이고 단기적이다.

● 대학이나 공고에서도 수주호황시 우후죽순처럼 만들었던 조 선관련학과를 수주가뭄을 이유로 아예 없애 버렸다.

● 조선산업이 3D업종으로서 젊은이들에게는 기피업종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되었고 현재 지원자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 우리나라의 제조업 중 조선업의 임금이 가장 낮고 이직율이 가장 높다.

● 주52시간의 적용으로 연장근로 특근이 제한되면서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이 큰폭으로 줄어 조선소 이직사유가 되고 있으며, 이런 요인이 인력수급을 어렵게 하고 있다.

● 현장 기능(기술)인력은 40~5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인력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런 추세가 지속 된다면 추후 조선업의 인력 공동화로 귀결될 것이다.

● 우리나라에 국가가 상시 운영하는 조선산업 현장 업종(취 부,용접,사상,비게,도장,족장,마킹,탑재 전장,배관,닥터 등) 기능(기술)인력양성소가 없다.

● 코로나로 인한 외국인 입국제한으로 조선현장 보조공이 절대 부족하다.(이들 현장 보조공은 절대 필요인력)

■ 인력부족의 파급효과

● 인력부족으로 인해 선박건조납기를 제때 지키지 못할 경우 협력사의 경영난은 물론 대형조선소의 대외 신인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다.

● 과거 수년간의 불황속에서 2016년부터 본격화된 구조조정으 로 대규모의 인력이 감축되었는 바, 이제는 이것이 부메랑이 되어 협력사를 포함하여 기능(기술)인력이 매년 감소세인데 뒤늦게 심각성을 자각하고 대책마련에 부심하면서 숙련공은 물론 기술연수생까지 확보하기위한 대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며,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사양산업으로 전략하는 쇠퇴의 전조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2021년부터 현재 대규모 수주로 늘어난 일감속에서 조선협력사들의 현장 기능(기술)인력 수급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장기화 될 경우 인력보릿고개를 맞게 됨으로서 조선산업이 급속히 쇠락하여 자칫 과거 세계 최강이었던 일본 조선산업의 전철을 밟게 될 수 있다는 경고를 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 현재 대형조선소를 비롯해 대부분의 조선소가 상선건조체 제에서도 인력의 절대 부족현상을 겪고 있는데 이런 환경에서 만일 해양플랜트가 많이 수주될 경우 인력부족 현상은 최악으로 치닫게 되어 조선산업의 인력시장이 마비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 인력부족으로 선박을 납기내에 건조하여 인도하지 못할 경우 거액의 패널티 지불은 물론, 조선소의 대외신뢰가 크게 실추됨으로서 향후 선박수주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고, 극단적으로는 선박을 건조하지 못해 선주사와의 계약을 파기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 인력부족에 대한 장,단기 대책

● 단기대책(인력 유지방안)

▪대형조선소의 파격적인 단가인상

▪근로자 자녀 학자금 확대지원
▪근로자 이주정착 보조금 지급
▪근로자 기숙사 무료 제공
▪주52시간 적용 유예 (조선업 인력수급 및 생산이 정상화될 때까지 시행중단)
▪외국인 노동자 쿼타제 완화 (입국절차간소화, 취업제한조치완화, 취업신고제실시 등)
▪청년고용 지원금 확대
▪신규인력 유입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 실시
▪업체간 스카웃경쟁을 자제할 수 있는 협약체결
▪타지역 근로자 유입시 이주비 지원,청년일 잠자리 지원
▪기능인력 퇴직자 재고용(재고용기업에 채용장려금 지급)
▪숙련공 선박건조현장에 돌아올 수 있는 조건 충족
▪임금을 타 제조업과 비슷하거나 더 많이 지급

● 장기대책(신규 기능인력 배출)
○ 조선업 기능(기술)인력 훈련센터 건립(국비)
   ▷훈련센터 건립장소→현재 휴,폐업 중에 있는 공장을 인수하거나 임대
   ▷훈련생 모집대상→용접,취부,사상,도장,족장,마킹,배관,전장,탑재 등 현장 기능인력
   ▷모집연령→만 18세~50세
   ▷훈련방법→이론교육+실기교육+안전교육을 병행해서 실시하고 훈련후 바로 현장 투입
   ▷훈련기간→ 3개월(단기교육)/6개월(장기교육)
   ▷훈련강사
     ▫조선소 현장 기술,기능인 자격자 출신 퇴직자
     ▫현직 조선소 근무자 중 기능 자격자
     ▫안전관리 자격증 소지자
     ▫조건 및 특전
       -계약기간 1년(연장 가능)
       -일정액의 급여 및 수당지급
       -현직 조선소 근무자는 일정액의 수당지급
   ▷취업알선→ 훈련 이수 후 조선소 및 협력사에 책임 취업알선
   ▷훈련센타 사무보조원 약간명 채용
   ▷인센티브(혜택)
    ▫훈련생 훈련수당 및 숙식 무료제공
    ▫전액 무상교육
    ▫훈련 이수 후 그지역에 이주하여 정착할 경우 (이주정착 보조금 지급)
    ▫교육 이수 후 훈련 이수 자격증 부여
    ▫국가공인자격증 취득 알선
    ▫기타 훈련에 필요한 지원

■ 끝맺는 말
이상과 같이 인력부족과 관련된 여러 내용들을 살펴 보았다.

아시다시피 조선업은 작업 특성상 노동집약적 산업으로서 사람이 직접하지 않으면 절대로 배를 만들수 없는 산업이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조선산업이 지금 현재 인력이 부족하여 쇠락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졌다.

더욱 아찔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 어느날 해양플랜트가 터지면 인력 부족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사람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이에 대한 인건비를 쉽게 감당할 업체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처방과 대책은 선박의 90%이상을 직접 건조하고있는 하청 기능(기술)직 생산인력을 하루속이 키워서 배출해 내는 것 뿐이다.

조선소나 정부나 지자체는 이런 인력문제의 심각성을 하루빨리 깨닫고 국비를 투입해서라도 조선기능직(취부 용접 사상 비계 도장 마킹 족장 탑재 배관 전장 등)현장기능(기술)인력을 양성할 인력양성센타를 조속히 건립해야 한다. 건립장소는 가동하지 않는 공장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이런 공장을 국비로 매입하던지 임대하여 사용하면 된다.

이런 공장들은 직접 가동을 하던 공장들이라 이론이나 실습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왜 지자체나 정부가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할까?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관련 지자체는 조선인력수급에 대한 비상대책을 수립하고, 기능인력 양성센타를 조속히 건립하여 인력부족의 늪에 빠져있는 조선산업을 살릴 방도를 강구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조선소는 그들이 수주받은 배를 직접 건조하고 있는 사내,외 하청업체에 대해 지금까지 어떤 처우를 해 왔는지? 과연 현재 적정단가를 지불하고 있는지? 왜 대거 이탈한 기능인력들이 다시 조선현장으로 복귀하지 않는지? 이런 모든 문제점에 대해 조선소의 앞날을 위해 사활을 걸고 깊은 고뇌를 해봐야 할 것으로 사료되는 바이다.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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