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에 '남의 자식 흉보지 말고 내 자식 잘 가르쳐라'는 말이 있다.

무던히도 남의 자식 비판에 앞장서던 그가 자기 아들 '퇴직금 50억'에 덜컥 발목이 잡혔다.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대통령 아들의 7천만원짜리 예술작품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이던 그였다. 본인이야 정당한 의혹 제기라고 맞섰지만, '내 맘 같잖은 자식'을 둔 부모들이 얼마나 공감했을지 모를 일이다.

대통령 자식도 한편으론 공인(公人)이다. 따라서 잘못이 있으면 당연히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전문성이 돋보이는 그의 집요한 '뒷캐기'는 30대 중반 자식 둘을 둔 부모 입장에선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냥 쪼잔해 보였다.

그런 그를 오래전부터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대통령 자식 전문 저격수'라고 추켜세우거나, 비아냥댔다.

이번엔 오히려 그가 잘가르친(?) 아들의 50억 퇴직금으로 의심을 받게 됐다. 그러자 30대 후반의 대통령 아들은 SNS를 통해 63살의 그에게 이런 역(逆)훈수를 날렸다.

"자기가 휘두르던 칼이 주목받은만큼, 원한을 쌓은만큼 거대해져 되돌아 올 것이다. 걷잡을 수 없을지도 모르고 그 칼에 아들까지 다칠지도 모른다. 그때 남 탓 할수 있을까.."라고.

재선의원을 지낸 그는 전 정권 초대 민정수석으로 깜짝 발탁돼 세간의 시선을 모았다. 그러나 전 법무부차관 검찰 수사지휘 개입 및 전 검찰총장 사생활 관련 '뒷캐기' 의혹으로 거센 비판끝에 5개월만에 옷을 벗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는 유력한 대구시장 후보로 하마평(下馬評)에 오르내렸다.

앞서 소속 정당에서는 50억 퇴직금 논란으로 여론이 들끓자 허겁지겁 그에 대한 의원직 제명 카드를 꺼내들었다. 겨우 6년 남짓 근무하고 "열심히 일해 퇴직금 50억을 받았다"는 31살 아들 해명이 2030의 분노에 불을 붙여서다.

25년 검사 경력의 그가 왜 구속됐는지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다. 지금까지 수사를 받았던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직을 방패삼아 끝까지 버티기 일쑤였다. 그는 되레 혐의가 확정되기도 전에 탈당을 넘어, 그 잘난 국회의원에서 스스로 물러나 마치 주적심허(做賊心虛:도둑이 제 발 저리다)를 보는 듯 했다.

'인생만사 새옹지마'라더니, 이제 '대장동' 관련 본격적인 칼은 의혹을 먼저 꺼낸 쪽이 맞게 됐다.

정작 '50억 클럽' 에 오른 다른 정치인과 법조인은 물론, 야당에서 몸통으로 지목하는 표적(여당 대선후보)은 사정권에 잘 들어오지 않는지, 아니면 수사기관이 뭉개는지 영 신통치 않아 보인다.

기자가 보는 대장동 사건은 그저 이익만 쫓는 개발 양아치들과 이 시대가 키워 낸 법꾸라지(법률+미꾸라지) 뒷배들, 앞에선 정의를 외치고 뒤론 썩은 냄새 풀풀나는 못된 권력자, 그걸 제대로 모른체 방치해 온 무능한 수사기관의 합작품이다.

문득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리라"는 성서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이걸 자업자득이라고 할까.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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