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으로 수족을 움직이지 못해 병원에 입원했던 여든 노파의 늑골 골절상을 놓고 환자측과 병원측이 책임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 결과가 주목된다.

11일 거제시 장평동에 사는 백 모(61) 씨에 따르면, 자신의 모친인 강 모(84·실제 나이 89세) 노파가 지난 해 11월15일 거제의 한 병원에 입원 도중 병원관계자에게 폭행 당해 좌측 늑골 3곳 파절되는 상해를 입고 현재 다른 종합병원에 입원 치료중이라고 제보했다.

그의 모친은 13년전 뇌질환 관련으로 수족을 쓰지 못해 아들 백씨가 집에서 모시다 최근 치매 증세로 해당 병원에 입원시켰다. 백 씨는 "평소 외래진료를 고현동의 다른 종합병원에 다닌 사실이 있어 모친을 데리고 그 병원에 진료를 가려했으나, 해당 병원측이 거부해 할수없이 퇴원을 시키게 됐다"고 설명했다.

백씨는 1월25일 어머니를 집으로 모셔왔다가 자신의 딸에게 며칠만 간병해달라고 부탁했는데 1월27일께 딸로부터 전화가 와 "할머니가 자꾸 옆구리가 아프다고 한다"고 해 진료 다니던 종합병원에서 CT를 찍어보니 좌측 7,8,9번 늑골 골절상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1월28일 해당 병원을 찾아간 아들 백 씨는 병원책임자에게 항의하고, 그날 오후 다른 종합병원에서 촬영한 CT 사진을 갖고 다시 만나기로 했으나, 약속도 지키지 않은채 설을 쐬러 가버렸다고 분개했다.

현재 갑상선과 허리 수술 등으로 몸이 좋지 않다는 백씨는 "너무 억울해서 거제저널에 제보하게 됐다"면서 "치매 환자를 보호해야 할 병원이 이런 나쁜 행동을 했다는 데 분노하며, 또 다른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요양병원측은 백 씨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병원측 관계자는 거제저널과 통화에서 "강 모 노파가 치매증상이 심해 평소 입원중인 침대위에서 뛰어내리려고 하는 등 낙상 위험이 커 안정제를 투여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인 사정으로 1월25일 퇴원하는 날도 멀쩡하게 훨체어에 탄채 같은 병실 환자들과 병원관계자에게 인사까지 하고 갔다"면서 "퇴원 후 3일째 되는 날 환자 아들이 찾아와 '모친이 간호사에게 맞아 늑골이 골절됐다'고 항의해 다소 당황스러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자 보호자도 모친의 치매증세를 잘 알고 있었으며, 입원 당시에도 환자가 '간호사가 마대자루로 때렸다'는 말을 자주했다"며 "폭행은 있을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보호자측에 아무리 설명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아들 백 씨는 지난 1월28일 모친의 상해진단서를 발부받아 거제경찰서에 해당 병원측의 책임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거제경찰서 형사과 관계자는 "현재로선 아직 진정인측 조사가 안됐기 때문에 뭐라 말할 입장이 아니다"며 "앞으로 진정인 보충조사를 거쳐 필요할 경우 병실 복도에 설치된 CCTV등을 확보해 분석하는 등 관련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들 백씨가 거제경찰서와 거제저널에 제출한 모친 강 모 노파의 상해진단서>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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