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저널
상단여백
HOME 뉴스 포토뉴스
방치된 백암산 봉수대..복원 언제쯤?사등면 두동마을 뒷산 9부 능선 위치..2019년 전문가 현지검증 '학술적 가치 높다' 이후 방치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22.02.14 15:15

거제시 사등면 두동마을을 품고 있는 백암산(494.7m). 백암산은 유난히 '희고 큰 바위가 많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을사람들은 예로부터 '흰너미'라고도 부른다.

백암산은 그다지 높지 않지만 매우 가파르고 험준하다. 평소 산아래 두동마을 사람들과 영진자이온 및 경남아너스빌 주민들이 주로 찾는다. 가끔 외지 등산객도 오지만 발길은 뜸한 편이다. 

백암산 정상을 앞둔 406m 능선 지점에는 조선 초기에 군사 통신용으로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무너진 봉수대 터가 있다.

봉수대 터는 2019년 3월 인근 사등면 성내마을에 사는 '거제대로 북스' 서점 이철민(62) 대표가 거제시에 공식 조사를 의뢰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백암산을 뒷산으로 두고 대대로 살아온 두동마을 주민들은 어릴적부터 땔감을 하거나 산에 풀어놓은 소를 찾으러 다니면서 돌무더기를 자주 봐왔지만 정작 봉수대 터라는 것을 몰랐다고 입을 모은다.

2019년 당시 현지 고증에 나섰던 경남도 문화재위원은 이 봉수대를 '조선 세종 때 만들어져 14년가량 운용했다'는 추정 의견을 내놨다.

그러면서 "봉수대에 관한 옛 문헌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최초 설봉(設烽) 시기는 알 수 없다"며 "1448년(세종 30년) 축성된 '사등성' 배후에서 북쪽 해안의 안위를 살필 목적으로 쌓아 만든 군사 통신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측량 결과 봉수대 규모는 높이 동 1.7m, 서 1.8m, 남 2.5m, 북 1.8m이며 직경은 동서 8.5m, 남북 7.8m, 기단 둘레 약 29.6m로 '연변봉수축조' 방식으로 만들었다.

또 불을 피우는 연대(燃臺)는 물론, 주변에 화재를 예방하는 호(壕:구덩이)가 북쪽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그대로 보존돼 있다. 연대 상부로 오르기 위한 오름시설과 연대 내외로 출입을 편하게 하기 위한 석교(石橋) 2곳도 확인됐다.

당시 지표 조사로 확인된 연변봉수 연소실 깊이가 가장 깊은데다, 보존 상태 역시 지금까지 거제에서 발견된 봉수대 흔적 중 가장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봉수대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동쪽으로 계룡산, 동남방향은 거제만, 북쪽은 가조도 옥녀봉, 뒷쪽은 백암산 정상이 바로 조망되며, 멀리 견내량 해협까지 한 눈에 들어오는 요충지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백암산 봉수대는 처음 만들어진 이후 사용시기가 짧아 수리 및 개축의 흔적이 없는 데다 운영시기도 짧고 보존 상태가 좋아 조선 전기 연변봉수대 축조방식을 엿볼 수 있는 등 연변봉수의 원형을 추정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면서 "연구를 더할수록 학술적 가치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거제지역에는 옥녀봉·강망산·지세포·와현·가라산 봉수대 등 5곳이 복원 돼 경남도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복원된 봉수대들은 대부분 원형이 사라져 고증을 거쳤다해도 옛 흔적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아 '현대식 봉수대'라는 지적도 있다.

백암산 봉수대는 축조 추정 연대로 보면 574년이 지났건만, 워낙 산이 험하고 인적이 드물어 어느 정도 원형 보전이 가능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봉수대 주변으로 등산로가 나 있어 기단부도 점점 허물어지면서 형태를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거제시는 2019년 현지 조사 당시 백암산 봉수대의 학술 가치가 크다고 판단, 경남도문화재(기념물)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그렇다면 현재 백암산 봉수대는 어떻게 됐을까?

기념물 지정이나 복원은 커녕, 무관심 속에 예전 그대로 방치돼 있다. 더구나 앞으로도 별다른 관리 방안도 없다는 게 거제시 답변이다.

시 관계자는 "봉수대 위치가 워낙 험해 인력으론 복원공사를 위한 장비와 자재 등을 나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그러다보니 헬기로 모든 자재를 수송해야 하는데...관련 예산도 없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철민 대표는 "당시 거제시 담당공무원 얘기로는 봉수대가 있는 임야 소유주가 공유 지분으로 돼 있어 복원작업을 위해서는 여러 사람의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면서 "하도 답답해 2021년 국민 신문고에 관련 글을 올렸으나 거제시로 이첩된 줄 알고 있는데 그 이후론 소식조차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산아래 왼쪽이 두동마을이다. 출처: 유튜브 이바구아지매옥명숙>
<2019년 촬영 당시 모습>
<봉수대 중앙 연소실. 3년새 무심한 잡목이 자라고 있다 : 이하 2022년 2월12일 촬영>
<봉수대 중앙 연소실>
<봉수대 기단부 일부는 보존 상태가 그나마 양호하다>
<봉수대 기단부 일부>
<봉수대 기단부 일부>
<허물어진 봉수대 언저리로 등산로가 나 있다>
<허물어진 봉수대 언저리로 등산로가 나 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저작권자 © 정의로운 신문 거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영천 대표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