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지시를 받고 거제·인천에 사는 수십명의 피해자로부터 4억 여원을 받아 조직에 전달한 40대가 법원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단독 오한승 판사는 3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보이스피싱 조직 현금전달책 A(41)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같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또 다른 전달책 B(38·여)씨에게는 징역 2년이 선고됐다.

A씨는 2020년 12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인천시와 경남 거제지역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지시를 받아 피해자 24명으로부터 총 4억여원을 가로채 조직에 송금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은행 직원이라고 속인 뒤 "저금리 대환 대출을 해주겠다"면서 "우리 직원이 찾아가면 기존 대출의 상환금을 현금으로 달라"는 수법을 이용했다.

조직원의 지시를 받은 A씨는 피해자들을 만나 받은 현금을 100만원씩 나눠 조직에 송금했다. B씨도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같은 수법으로 피해자 7명으로부터 총 1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됐다.

A씨로부터 피해를 당한 1명은 사건 발생 후 처지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재판에서 "합법적 채권추심 업무인 줄 알았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법원은 "범행 당시 신분을 위장했다는 점에서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배척했다.

A씨는 거제지역에서도 3~4명의 피해자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아 조직책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보이스피싱 피해신고를 받고 사건을 수사중이던 거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은 인천광역시 모 처에서 A씨를 체포 압송·구속 후 사건을 관할로 이송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공범들과 공모해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죄질이 매우 무겁고 피고인들의 범행 가담 정도를 보면 책임이 가볍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씨와 관련된 피해자 중 1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적인 결과까지 발생했다"며 "다만, 피고인들 모두 초범인 점 등은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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