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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자칭 '무급보좌관'의 또 다른 삶..이승열 전 거제교육장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22.03.24 13:07

흔히 은퇴 후의 삶을 '제2의 인생'이라고 한다. 더구나 기대수명이 크게 높아진 요즘에는 특히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노년들이 많이 느는 추세다.

이들중에 더러는 재능기부나 봉사활동으로 지역사회를 윤택하게 하거나 미뤄뒀던 자신만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정진(精進)의 보람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경륜은 사회발전의 에너지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하더라도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통찰과 성찰이 빠지면 사회는 퍼석해지고 메마를 수밖에 없다.

대를 이어 진화해 온 인간은 선대의 앞선 경험과 지혜에, 후대의 영민함이 더해져 여기까지 왔을 것이니 은퇴자의 노후가 영 허망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제2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도 다양해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영감과 동기 부여를 제공하기도 한다.

거제저널은 그들의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아름다운 노후를 설계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치열한 삶을 사는 청장년들에게 삶의 가치를 깨우치는 데 작은 도움 차원에서 앞으로 종종 만나볼 작정이다.

◇ 자칭 '무급보좌관' 이승열 전 거제교육장

2019년 2월 옥포고 교장을 마지막으로 명예퇴직한 이승열(66)씨. 그는 2017년 3월부터 2018년 9월까지 거제교육장을 지냈다. 

요즘 그는 스스로를 '무급보좌관'이라 부른다. 현직 도의원인 아내(옥은숙)를 돕고 있어서다. 운전기사 역할은 물론, 때론 민원현장 사진을 찍기도 하는 등 허드렛일을 마다 않는다.

그러다보니 요즘에는 전 교장이나 교육장보다는 무급보좌관으로 통한다. 평생 교직생활을 하다 은퇴한 그는 전혀 다른 영역인 정치인 아내의 보좌관 역할을 4년째 별 탈(?)없이 수행하고 있다. 그의 색다른 제2의 삶을 들여다보기 위해 새거제신문과 함께 자택을 방문해 인터뷰했다.

문 : 옥포고 교장을 끝으로 은퇴한 지가 벌써 만 3년이 지났다. 정년퇴직을 1년 앞두고 명예퇴직을 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가?
답 :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특별한 사명감이 없어서 명퇴한 것이다. 학교나 교육청의 최고책임자는 무한 책임을 진다. 따라서 뜨거운 교육애와 열정이 없으면 수행하기 어렵다. 당시에 아내가 도의원에 당선됐는데..큰 책상에 앉아 있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소명의식이 줄었을 뿐 아니라, 급변하는 교육환경을 이끌어 갈 역량도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차라리 나가서 아내 일을 돕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문)  아내 옥은숙 도의원의 '무급보좌관’을 자칭하는데 그런 이유가 있나?
답) 특별한 이유는 없다. 심지어 명함에도 '보좌관' 직함을 기재할 수 없다고 선관위에서 알려줬다.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는 이유였다. 덕분에 내 명함은 멀건 맹탕 명함이다. 사실 내가 하는 일은 정책보좌관 일이라기보다는 수행비서 역할이 더 맞다.

내가 운전을 대신해 주면 아내는 그 시간에 민원 전화나 행정기관과의 전화를 더 할 수가 있다. 그 정도의 역할에 만족하려고 한다. 평생 학교 밥을 먹다 나오다보니 정치나 행정 일에는 식견이 없어서 거들 것도 없다. 어쩌다 교육 관련 민원이 생기면 아는 범위 내에서 의견을 주는 정도다.

문) 지금의 은퇴 후 생활에 만족하는가?
답) 일부 친구는 나를 부러워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늘그막에 고생한다고 위로하기도 하는데 난 스스로 만족한다. 사실 내가 무탈하게 공직생활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아내의 내조 덕분이다. 이제 조금이라도 갚아야 할 때라서 이것저것 가릴 것도 없다. 더구나 아내는 정치인의 자질을 타고난 사람이다. 진작 알았지만 내 발등의 불을 끄느라 그동안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이제부터는 아내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내가 옆에서 도울 차례다.

문) 아내도 그런 마음을 이해하는 편인가.
답) 사실, 조금 미안해한다. 은퇴 기념 해외여행도 한 번 못했다고 가끔 얘기도 하지만 난 "그건 코로나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옆에서 이것저것을 챙겨주다 보면 없던 정도 생길 정도다. 정치계에서 은퇴할 때까지는 이 일을 그만둘 수 없을 것 같다.

문) 최근 아내와 함께 공동으로 ‘들꽃 피다’라는 산문집을 출간한 것으로 안다. 그 책에는 주로 어떤 내용을 담았는가? 일각에선 선거용이란 시선도 있다.
답) 전혀 그렇지 않다. 단지 우리 부부의 살아오고, 또 살아가는 주변 이야기들을 담은 산문집이다. 그런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작년 중반쯤에 출판회를 가지려고 계획했지만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어쩔 수 없이 지난달에 가졌을 뿐이다.

문) 책은 많이 팔렸는가? 독자의 반응은 어떤가?
답) 다행히 초판 1쇄분은 다 완판되었고 보름 전에 2쇄분이 나왔다. 책을 다 읽은 분으로부터 가끔 아내에게 전화가 온다. 특히 어릴 때의 궁핍함을 공감했다는 이야기가 많다. 주로 격려의 전화다. 아내는 정치인의 신상 공개가 투명하고 공정한 공직생활의 근본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소상히 유년 시절을 기술했다.

펴낸 책이 무슨 고차원적인 지식이나 정보 전파 목적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공감하면서 연대하고자 하는 책이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낯설지 않아 술술 읽힌다는 평가가 많다.

문) 산문집 ‘들꽃 피다’는 어디서 구입할 수 있는가?
답) 알라딘이나 YES24, 교보문고 등의 인터넷 서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지역에서는 고현 거제서점, 상동 북시티, 옥포 옥문당서점, 옥수동 문화서적, 중곡동 장원서점, 사등 거제대로북스 등에도 비치해 두었다.

문) 옥은숙 도의원에 대한 지역사회의 평가는 상당히 부지런하고 열성적으로 알려져 있다. 옆에서 지켜본 남편으로서 입장은?
답) 그렇게 평가해 주면 고마울 따름이다. 아마도 순수한 열정과 소신 때문이 아닐까 싶다. 민원 해결이나 의회 활동에 절대로 꼼수를 부리지 않고 오로지 해결방안이나 대안 제시에 몰두할 뿐이다. 과정과 결과에 따른 정치적인 이익을 염두에 두지 않는 정치인이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본다.

문) 언제까지 무급보좌관 생활을 할 계획인가.
답) 그만두고 싶어도 아내가 정치를 그만둘 때까지는 계속해야 할 것 같다. 그때가 언제가될지 모르지만 그때에는 제3의 삶이 시작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남아있는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아서...먼 미래가 아니면 좋겠다(웃음).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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