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도 육사 선발 고사에서 6.25전쟁은 북침이라고 쓴 지원자도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90년 전후로 국내 대학가를 중심으로 주사파 이념이 군내에도 널리 퍼지고 있다는 연이은 톱 뉴스가 발표되던 때라 필자도 한 귀로 흘려들을 수 없는 소문이었다. 그러곤 곧 잊어버렸다. 그러한 지원자가 합격할 리가 만무했기 때문이었다.

1년이 훨씬 지나 분대 회식 중에 그 이야기가 다시 흘러나왔다. 알고 보니 우리 분대 2학년 장00 생도가 그 당사자였던 것이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본인이 생도 시절에는 1~3학년 중 각 2명씩 그리고 4학년인 분대장 생도로 구성된 분대를 이루어 16개 중대별로 내무반 개념의 기숙사에서 생활했었다.

의아한 마음으로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너무나 간단한 내용이었다. “북한이 남한을 침략해서 북침이라고 했습니다.” 자못 북침이냐 남침이냐는 국어의 문제였다. 물론 북침설은 애치슨라인을 비롯하여 미국이 북한의 남침을 유도했다는 반미주의자들의 설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1994년에 러시아의 옐친 대통령이 극비문서를 공개함으로써 1950년 4월 10일 스탈린의 남침 승인을 중심으로 6.25남침의 전모가 명백히 밝혀졌다.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포격을 개시로 전차부대가 우크라이나로 진격을 했다. 서방 언론은 이미 예상을 하고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표기된 “Ukraine Invasion”이라는 속보를 신속히 내보냈다.

그러나 이 표현은 남침이냐 북침이냐 만큼 헷갈리는 표현이다. 많은 시청자에게 우크라이나가 침략했다는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일부 국내 언론은 러시아 침공이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필자가 1988년 육사 입교 이후 들어본 두 번째 침공이다. 기억에 남는 첫 침공은 쿠웨이트 침공이다. 이 표현에서도 쿠웨이트는 침략을 당한 피해자이다. 이라크 침공이라고 해야 이해가 빠를 것이다. 아마 침공의 표현은 서양인들도 아주 혼란스러운 것 같다.

영문으로 다시 Russian Invasion of Ukraine, Ukraine at War, War in Ukraine 등으로 각기 오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화성 침공”이 생각 날 수 있다. 영문 소설의 제목은 Mars Attacks이다. 이는 주어와 동사 구조라는 영문 1형식이다.

그래서 혼동의 여지가 없다. 북침이란 북쪽으로 침략한다는 뜻이다. 장마가 남하하다 거나 북상하다 라는 내용처럼 남과 북은 주어가 아니라 방향을 가리킨다.

몇 달 전 소식이다. 우리 지역의 사단 참모장을 역임했던 그 장생도가 준장으로 진급을 했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마냥 어린 철부지 같던 생도가 어느덧 50이 넘어 대한민국의 듬직한 육군장성이 되었다.

그나저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한 달을 넘기고 있다 전쟁은 왜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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