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전화가 와서 일어났다. 그날은 2001년 9월 11일이다. 평상시 이른 시간에 한국에서 전화가 오는 경우는 없고 여기 미국에서 한국으로 우리가 전화하는 편이었다.

다급한 부모님의 목소리에 CNN TV 방송을 켰다. 믿기지 않게도 여객비행기가 연이어 쌍둥이 빌딩으로 충돌하는 실제 화면이 방송되고 있었다.

가미카제 특공대의 재현인가? 순간 과거 1983년도 이웅평 대위의 미그기 귀순 사건이 떠올랐다. "여기는 민방위본부입니다. 지금 서울, 인천, 경기도 지역에 경계경보를 발령합니다. 국민 여러분 이것은 실제 상황입니다. 북한기들이 인천을 폭격하고 있습니다" 이 방송은 지금의 5-60대 이후 세대들에게는 선명히 기억될 것이다.

필자도 그 목소리의 톤과 다급함이 지금도 섬뜩하게 느껴진다. 후일담으로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속담처럼 그분은 그 민방위 방송 후 물러났다고 한다.

휴전 상태의 한국에서도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전시 대비 휴교였다. 전국의 관공서 및 학교에 내려진 미연방 정부 차원의 조치였다. 그날 이후 어느 날 “Instant Messaging” 이라는 주제의 수업에서 어린 대학생들은 각기 전쟁에 대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쏟아 냈다.

당시 필자는 육사 졸업 후 5년간의 의무 복무를 마치고 자비로 간 유학생이었다. 유학생으로 타자 속도와 메시지의 이해도가 실시간 대화에 좀 뒤처졌다.

그러나 짧은 단어로 근근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전쟁과 평화를 읽었다는 어느 여학생은 인간은 왜 싸우고 전쟁이 일어나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필자는 “unbalance of power”라고 재빠르게 타이핑을 했다. 결국 “powar” 때문에 전쟁이 일어난다고 했다. 다른 학생들도 각기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었다. 동양의 성선설과 성악설도 등장하고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까지 다양한 주장들이 쏟아졌다.

지금 다시 그러한 상황이라면 필자는 이렇게 마무리 하고 싶다. “Imbalance of power leads to seizing a power, which is called powar.” Powar라는 표현에 당시 한 교포 학생이 수업 후 다가와 “한국말은 얼마나 잘하시는 분인가요?”라고 물었다.

1994년은 유난히 무더운 여름으로 기록된다. 그해 7월의 평균 기온이 28.5라고 한다. 역대 7월의 평균 온도는 24.6도라고 한다. 이는 아마 그해 3월19일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하늘이 노했는지 아니면 말이 씨가 되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단연코 서울 불바다는 없다는 주장을 펼치는 정치권 인사들이 있다. 더 나아가 북한의 전쟁 위협도 모두 과장되었다고 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주장한다.

과거 6.25 전쟁 이후 5~60년대에는 북진통일이, 1965년 월남 파병 후에는 월남전을 우리의 반면교사로 삼자는 목소리와 사설들이 70년대의 주류를 이뤘다.

80년대는 정부의 정의사회 구현에 반하는 군부독재 타도, 그리고 90년대 문민정부 이후 지금까지 민족과 평화 통일이 국정의 목표며 방향이었다.

현재의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안보에 있어서 진보주의자들은 분단과 전쟁을 볼모로 보수파들이 기득권을 유지해왔다고 주장한다. 다시 한번 성찰해 볼 대목이다. 안보에서는 여야가 없길 바란다.

본인 같은 일부 군 출신의 의견은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의 “국민 징병제도도 적극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에 동감한다.

지금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는 강력한 힘은 미국의 핵우산 정책에 기인하는 “Balance of Terror” 기조이다.

1945년 해방 이후 신탁과 반탁의 소용돌이 속에서 울려 퍼지던 유행어가 있었다. “미국을 믿지 말고 소련에 속지 마라. 일본은 일어난다” 그리고 조선 사람은 조심하라고 말이다.

피식 웃으며 난데없이 윤핵관의 유행어를 꿈꾼다. 윤석열 핵추진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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