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타리'는 본인에게 참 정겨운 단어다. 장승포 초입의 해성 중고등학교 밑 로타리 주변 동네에서 나고 어린 시절을 보내서 그럴 것이다.

로타리는 세계적인 지역의 봉사단체로 1905년 미국의 시카고에서 폴 해리스라는 변호사에 의해 창립됐다. 12년 후 멜빈 존스라는 또 시카고의 젊은 보험원이 창설 한 모임이 라이온스 클럽이다.

두 클럽은 점차 확장되어 국제봉사단체로 발돋움을 한다. 로터리 클럽의 모토인 '초아(超我)의 봉사'는 나를 뛰어넘는 이타적 봉사라는 의미다.

라이온스는 사자같은 자질을 겸비해 세계인류의 이해와 지역사회의 복지 증진에 힘쓰자는 봉사단체다.

두 단체의 성격은 대동소이하며 후발 주자인 라이온스가 좀 더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국제봉사라는 대의처럼 두 단체는 6·25동란 후 대한민국을 많이 도와주었다. 그러나 로타리나 라이온스는 시쳇말로 귀족들의 골프 사교모임 정도로 이해하는 분들도 많다.

로터리 클럽은 로타리안 각자의 경제적 터전에서 숭고한 직업봉사의 실천과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며 나아가 인류의 공동 번영과 친선에도 이바지하는 순수한 봉사단체라고 소개하면서 지인들이나 유명인들에게 가입을 종용한다.

또 문인이나 예술인의 대명사 같은 아호를 아주 자연스럽게 부르며 클럽과 회원들의 격을 높이니 그 매력에 아니 빠질 수 없다.

이런 거창한 소개에 마음의 감동이 와서 로타리에 가입하고 열성적으로 각종 행사 및 봉사의 현장에 뛰어들어 구슬땀을 몇 년 흘리고 나면 갈등이 온다. 이 모임을 계속해 말아, 마누라는 많고 많은 날, 술만 먹는다고 돌아가는 술타리라고 비아냥거린다.

첫 입회비 및 월 회비의 부담이 가벼운 것도 아니고 체면상 동참해야 하는 행사 및 봉사의 분담금도 있고……. 각양각색의 이유로 대열에서 이탈하는 인원이 매년 발생하는 것이 로터리 클럽 내의 속사정이다.

매년 6월은 줄줄이 지역의 라이온스나 로터리 클럽의 회장과 임원 이사들의 이취임식이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지역의 정치인들도 바쁜 계절이다. 국회의원은 축전의 형식으로 그리고 이번 지방선거의 시장 당선자 이하 각 선거구의 도, 시의원들은 당선 인사를 위해 행사에 참석할 것이다.

조선 경기의 기지개와 함께 올해부터는 각 클럽의 이취임식 뒤풀이에 술타리의 본 모습이 필연적으로 드러날지도 모른다.

요식업에 종사하는 회원들이 있기에 피할 수 없는 일상이다. 지난 몇 년간 조선 경기의 불황으로 또 코로나 유행과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의 직격탄으로 소상공인과 요식업의 침체가 거듭 반복되고 있는 현실이지만 6월의 로타리 및 라이온스 회식이 경기 회복의 희망을 쏘아 올리는 조명탄으로 귀엽게 봐 줄 만하다.

로터리 클럽에는 네가지표준이라는 로타리안 신조가 있다.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데 있어서, 진실한가? 모두에게 공평한가? 선의와 우정을 더하게 하는가? 모두에게 유익한가? 로타리 회원에게는 전문 직업인의 윤리와 도덕의 나침반으로서 충분한 생활신조이다.

네가지표준의 탄생은 1932년 미국의 대공황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업인이었던 허버트 테일러는 파산 직전의 알루미늄 회사를 맡아서 회생시키는 기적을 연출한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여러 이민 노동자들의 여타 신앙과 믿음에 어긋나지 않는 네가지의 표준을 250여 명의 종업원에게 적용하여 실천하게 함으로써 위기 극복의 시기를 더 앞당기고 확실하게 할 수 있었다.

저자는 1939년에 시카고의 지역 로터리 클럽의 회장이 됐고 1954년에 국제 로터리 클럽의 회장이 되면서 네가지표준의 소유권을 국제 로타리에 이양했다. 마침내 네가지표준이 1954-55년에는 로터리 클럽의 공식 테마로 지정이 되어 전 세계적으로 퍼졌다.

조선 불황의 끝 모를 터널을 지나오면서 경제적으로 궁핍하다 보니 이런저런 불미스러운 일들도 로타리클럽에서 일어나기도 한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좀 위로의 차원에서 밝히는 사실이다. 이슬 먹고 산다는 육사의 각 기수 동기회에서도 잊을만하면 일어나는 총무나 회계의 일탈도 적지 않다.

그러나, 거제 지역의 어려운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축하할 일도 있다. 2017년에는 거송클럽이 그리고 작년에는 대호클럽이 건실한 실업인의 역할과 지역의 봉사와 발전을 자임하면서 로타리 봉사대열에 합류했다. 로타리 클럽은 대외적으로는 봉사의 기치를 내세우고 대내적으로는 우애와 친선이 그 목적이다.

문득 이름과 관계된 본 클럽의 재미있는 건배사가 몇 가지 떠오른다.

“술은 낮술... 회장은 희술!” “일배... 쭈욱!” “일거... 양득!”

2023-24년도 칠백리로타리클럽 회장 황양득 배상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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