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중앙매체가 지난 30일 '대우조선의 자금줄이 완전히 말랐으며, 1조원의 규모의 추가 공적자금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보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은 해명자료를 통해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건조 물량 증가에 따라 일부 자금 부족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나 내년 인도 선박의 증가로 수금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신규 수주 증가와 환율 상승 등 영향으로 내년 이후 유동성 상황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박했다.

이어, 채권단과 약정한 재무 약정서에 따르더라도 일시적 자금 부족(헤비테일 방식에 따른 건조자금 부족)은 2조9000억원의 크레딧 라인(Credit line)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구조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또 "현재 4분기 부족분에 대해서는 기존 수금조건 개선을 통해 대응 중이며, 자금줄이 완전히 말랐다는 건 무리한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 발언에 대해서도 "유동성 부족분(건조 대금과 인도 대금이 시기상 어긋난 때 등)이 발생하면 최대 1조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라며 "2017년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은 2조9000억원의 한도 대출도 현재 사용하지 않고, 한도가 그대로 남은 상황이어서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재 5400억원 정도인 자본금을 2조원 가까이 만들어야 탄탄한 재정을 구축할 수 있다'는 박 사장 발언도 "일반적으로 수주 경쟁력·선주 신뢰 등을 고려할 때 부채비율이 200~300%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현재 시점에서 단순히 계산해 보면 자본확충이 2조원대가 되면 부채비율이 300%가 된다는 뜻으로 단순 언급한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대우조선 거제 옥포조선소 관계자는 "주력 수주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선가 상승과 내년 이후 적정 매출액 확보, 원자재 가격의 하락 상황을 고려하면 점진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와 영업이익 실현 등 회사 자체의 수익 개선으로도 자본구조는 개선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관련 보도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앞서 중앙일보를 비롯한 일부 매체는 지난 18일 "대우조선해양이 인도네시아 잠수함을 무리하게 건조해 900억원 손실을 봤다. 최종 결재권자는 박두선 사장"이라고 보도해 논란이 됐다.

대우조선측은 당시 "계약 취소 통보를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2019년 4월 3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계약 발효는 되지 않았으나 인도네시아 정부와 지속해 대화하고 있다. 국익에 도움 되지 않는다"며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호소, 이후 잠잠해졌다.

이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 당시인 지난 4월초 일부 보수매체가 현 박두선 대표이사 선임과정을 두고 '알박기 인사'라는 근거가 미흡한 의혹 제기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례적인 입장문을 통해 "대우조선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며 "대우조선 구성원들은 박두선 사장의 선임 문제가 신·구 정권의 힘대결을 하는 모양이고 그 싸움을 대우조선으로 옮겨 온 것 같아 불편하다"고 핵심을 찌르며 반발했다.

노조는 또 "현재 대우조선 사장이 어느 정권 사람인가가 우리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현대중공업으로 합병과 EU 불승인등 3년의 매각 과정을 겪으면서 동종사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어 경영 정상화가 시급한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윤석열 정권 들어 일부 보수매체와 정치권의 잇단 '대우조선해양 흔들기'에 대해 업계 및 거제지역 일각에서는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협력사협의회 한 관계자는 31일 오후 거제저널과 통화에서 "지난번 하청지회 점거 농성 때도 일부 보수매체는 법질서 확립을 내세우며 하나같이 공권력 투입 등 강공책만을 주장하는 보도로 일관했다"며 "우리도 당시 피해자였지만, 어렵게 대화와 타협을 이어가는데도 무조건 공권력을 투입해야 된다며 일방적으로 몰고가는 보도 태도가 너무 황당하고 무책임하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에도 대우조선해양을 자꾸 흔드는 기사를 올리는 것 같은데, 단순히 현 사장을 몰아내기 위해서라면 이 역시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전직 거제시의원도 "현 정권은 출범하기 전 부터 박두선 사장을 전 정권의 '알박기' 인사라는 프레임을 씌워 흔들어 왔다"면서 "최근 보수 유력매체의 잇따른 대우조선 때리기 보도는 여권 일각과 함께 어떤 목적을 정해놓고 노골적으로 몰아가는 듯한 냄새가 물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앞서 지난번 하청지회 파업 직후 경영진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된 후에 거취를 정하겠다는 의사 표명이 있었던 줄로 안다"며 "대우조선은 지금까지 엄청난 공적자금이 투입됐고 현재로선 산업은행이 최대주주 아닌가. 앞으로 정상적인 주인찾기를 위해서도 무분별한 흔들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장기간 수주 절벽에서 벗어나 겨우 정신을 차리려는데 지난 조선 하청지회 파업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고 그 후유증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분리매각설이니 해외매각설로 또 시끄럽다"며 "언론이 관심을 가져주는 건 고맙지만, 근거나 출처가 불확실한 보도로 대우조선이나 구성원들에게 불안감을 주는 보도 는 지양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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