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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평선] 경남·거제여성의용소방대연합회 회장장목면 여성의용소방대장도 겸해
서영천 대표기자 | 승인 2022.10.19 15:58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복음서 얘기가 아니다. 누구나 할 수 있어 보이지만, 아무라도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우리 주변의 '선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 평소 지니는 생활 자세다.

9년째 이런 마음가짐으로 지역 재난예방에 앞장서고 있는 여성의용소방대원 전평선(57·여) 씨. 그는 40대 후반까지 그저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던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그런 그가 의용소방대에 눈을 돌리게 된 건 열성적으로 일하던 친구의 권유를 받고서다.

"면 단위 지역에는 소방119센터가 없다보니 각종 산불이나 태풍 등 재난현장에 가장 먼저 의용소방대원이 나가야 한다. 현장을 잘 정리하고 돌아올때마다 가슴 뿌듯하고 남을 위해 뭔가 이뤄냈다는 만족감을 느낀다"는 말에 선뜻 용기가 났다.

전 씨는 그렇지 않아도 고향이 장목면 임호리라 어릴적 어렵게 자라면서도 힘든 일을 당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냥 지나치지 않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었다. 그런 그가 의용소방대원으로 나서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굳이 내세우기 싫다는데도 그가 지역을 위해 일해온 주요 활동을 보면, 옥포종합사회복지관의 독거 어르신 도시락 배달을 자청해 장목면 어르신 19명에게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매월 2회에 걸쳐 봉사해 왔다. 지금은 간곡마을 독거 어르신 한분한테 매달 두번씩 도시락 배달을 하고 있다.

그런 틈틈이 장목면 건강위원회(2017 ~2021년), 주민자치위원회(2019 ~ 2021년), 지역사회보장협의체(2018 ~ 현재)에도 몸 담아 나머지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의용소방대원으로 열심히 뛰다보니 지금은 장목면 여성의용소방대장과 거제시 여성의용소방대연합회장으로 4년째 일하고 있다. 그런데다 지난 3월부터는 덜컥 경상남도 여성의용소방대연합회장까지 맡아 요즘은 더욱 눈코 뜰 새가 없다.

그동안 도내 대형 사건사고 현장은 물론, 경남을 대표해 전국의 재난 훈련장을 찾거나 산불, 화재, 태풍과 같은 재해가 발생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다. 

물론, 가장 든든한 후원자는 가족이다. 옥포종합복지관에서 조리사로 일하는 남편과 장성한 두 딸(31세·27세)은 늘 그를 격려하고 도와줘 눈물 나도록 고맙단다.

왜 적잖은 돈과 시간을 할애하면서까지 어려운 사람 돕는 일을 자청하는지 물었다. "집안에서 막내로 컸지만 일찍 돌아가신 아버님과 3년전에 하늘나라로 가신 어머님을 생각하면 쪼그라들고 힘없이 계신 어르신들을 그냥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요"라고 똑부러지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늘 작은 일이라도 재난 현장에 가면 여기서 내가 할수 있는 일이 뭘까를 즉시 판단하고 바로 움직이게 된다"며 "그걸 누가 시킨다고 합니까. 자동으로 몸이 먼저 할 일을 찾아 움직이는 거죠"라고 환하게 웃었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사회 관심이 덜 가는 곳에서 말없는 봉사를 이어가는 다른 훌륭한 분들에게 폐가 될까 조심스럽다"고 했다.

소망을 물으니 막힘이 없었다. "장목면 같은 시골 지역에 작은 복지관이라도 있었으면 합니다. 여기는 70%가 노령인구입니다. 언젠가 우리도 늙어가겠지만, 독거 어르신들은 혼자 있다보면 외로워서 밥도 제대로 못먹습니다. 제가 도시락 배달을 하면서 그런 모습을 많이 보고 눈물을 흘렸거든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게 돈이라도 있으면 당장 복지관을 짓고 싶지만 그게 안되니까... 행정같은 곳에서 좀 여유가 생기면 면 단위지역에도 작은 복지관을 만들고, 그곳에서 저와 조리사 남편이 봉사하면서 가족이 없거나 거동이 힘든 어르신들이 끼니라도 제대로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늘 주변과 이웃을 위하는 그의 소망이 꼭 이뤄져 지역사회 어두운 곳을 환하게 비추는 등불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19일 거제스포츠파크에서 열린 거제소방서 의용소방대 기술경연대회장에서 소방관계자들과 포즈를 취한 전평선 회장(가운데)>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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