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레일 차량 12대가 완전히 불탔다>

거센 화마가 휩쓸고 간 거제관광모노레일 화재 현장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평소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던 하부승강장. 이젠 앙상한 철골 뼈대만 남기고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만큼 시커멓게 불 탄채 아직도 매퀴한 냄새가 날 정도였다. 

24일 찾은 화재현장에는 오전 11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산과학수사연구소, 화재조사팀, 전기안전공사, 경남경찰청·거제경찰서 과학수사팀과 거제소방서 조사팀 등이 합동감식을 벌이고 있었다.

주변에는 모노레일 관리기관인 거제관광개발공사와 거제시 관계자 및 공사 직원들이 대거 나와 근심스런 표정으로 조사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날 둘러본 화재현장은 불이 났을 초기 약 400m 거리에 있는 소방대의 신속한 출동에 불구하고 삽시간에 엄청난 불길이 번지면서 피해가 컸던 이유를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하부승강장 건물 천정재 전체가 샌드위치 패널로 돼 있어 화재 초기 불쏘시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또, 승강장 바닥 역시 모두 목재로 시공돼 있어 불이 짧은 시간에 건물 전체를 집어삼키면서 모노레일 차량 12대도 단숨에 태웠던 것으로 보인다.

불탄 차량 12대와 10m 정도 떨어져 있어 화마를 겨우 피한 나머지 차량 2대를 비교해 보면, 처참한 몰골을 드러낸 채 서 있는 형체들이 모노레일 차량으로 어림 짐작이 갈 정도로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당초 외벽만 20㎡ 정도 그을린 것으로 알려진 4D영화관도 훨씬 넓은 면적의 지붕과 벽체가 심하게 불에 탄 상태였다.

조금만 진화가 늦었어도 300억 원이 넘게 들여 지었던 '평화파크' 4D영화관 건물 전체로 번졌을 긴박했던 순간이 속을 훤히 드러낸 불 탄 현장이 이를 증명해 주는 듯했다.

하부승강장 주변에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던 큰 소나무 수십그루도 새카맣게 불에 소실돼 당시 불길이 얼마나 거셌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신분을 밝히길 꺼려하는 한 관계자는 "CCTV를 통해 확인된 것처럼 차량 전기충전실 콘센트 쪽의 스파크가 이번 화재 원인으로 어느 정도 의견이 모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뜸했다.

그렇다면 평소에도 차량 충전시 이같은 스파크가 있었는지 여부와 정상적인 전기계통에서 왜 이렇게 문제가 갑자기 생긴 것인지 등을 규명하는 게 현장 감식의 촛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화재 감식을 통해 현장에서 수거한 단락 전선과 콘센트 및 소훼된 모노레일 차량 등에 대한 감정을 거쳐 종합적인 결과가 나오려면 적어도 한달 이상은 소요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 23일 밤 0시20분께 거제시 고현동 포로수용소유적공원 안에 있는 거제관광모노레일 하차장에서 큰 불이 났다. 불은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1시간20분만인 오전 1시48분께 진화됐다.

이 불로 거제관광모노레일 하차장 건물 350㎡와 인접 4D영화관 20㎡를 비롯해 모노레일 차량 12대가 모두 불타는 막대한 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이날 외형적 피해액을 1억4700여 만원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모노레일 차량 1대당 구입가격이 7500만원 가량인 걸 감안하면, 건물 및 시스템 등 전체 피해액은 10억 원을 휠씬 넘어간다. 

거제관광개발공사는 모노레일과 차량은 모두 보험에 가입돼 있다고 밝혔지만, 화재 원인 조사와 모노레일 복구를 거쳐 재가동에도 수개월 이상 소요돼 시설 관리 소홀에 따른 책임과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불에 탄 모노레일 차량 1대의 형체>

<충전을 위해 하차장 레일 위에 줄 지어 서 있던 모노레일 차량 12대가 완전히 불에 타 형체만 남았다>

<화재 현장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 소방 등 관계자들의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모노레일 차량 12대가 완전히 불탔다>

<불에 심하게 탄 모노레일 차량 형체를 구분하기조차 어렵다>

<여구 불길을 피한 모노레일 차량 2대가 덩그러니 주차해 있다>

<겨우 불길을 피한 모노레일 차량 2대>

<4D영화관도 거센 불길을 피하지 못했다.  진화가 조금만 늦었어도 전체 건물로 번질 뻔한 아찔했던 상황이 드러나 보인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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